한국앤컴퍼니 ‘형제의 난’ 진화… 조현식-MBK연합 공개매수 실패

체크Focus / 이중배 기자 / 2023-12-22 23:51:59
MBK측 22일 공개매수 마감결과 최소매입량 다 못채워
효성 백기사 가세에 국민연금 공개매수 불참이 주요인
조고문측 “아직 안 끝났다”며 경영권 분쟁 장기화 예고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을 둘러싼 ‘제2차 형제의 난’도 조양래 명예회장과 후계자인 차남 조현범 회장측의 압승으로 싱겁게 진화됐다.


조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고문과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손잡고 일으킨 형제의 난이 주식 공개매수의 실패로 또 다시 불발로 끝난 것이다.


MBK측이 22일 마감한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 청약 집계 결과,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최소 매입 물량(전체 지분의 20.35%)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록 이번 공개매수는 실패했지만, MBK와 조고문측은 "끝나도 끝난게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비쳐 한국앤컴퍼니 형제의 난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조현식고문(왼쪽)과 조현범 회장.<사진=한국앤컴퍼니>

 

◆3.8% 지분 보유 국민연금 끝내 조회장측 지지

MBK가 이날까지 실시한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 청약에 참여한 지분은 목표치에 적잖게 모자란 것으로 보인다. MBK측은 공개매수 청약 최종 수량을 27일 발표할 예정인데, 15%를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측은 “유의미한 청약이 들어왔으나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MBK는 당초 공개매수에서 최소 물량(20.35%)에 미달하면 한 주도 사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다,


공개매수가 실패한 이유는 조 명예회장과 형제그룹인 효성그룹마저 백기사로 등장, 공개매수 막판에 판세가 조 회장쪽으로 급격히 기운데다가 국민연금 등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 명예회장은 세차례에 걸친 지분 장내 매수로 지분을 4.41%까지 늘려 조 회장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를 흔드는 리스크를 감수할 수 없다는 쪽으로 방침을 세우면서 일찌감치 희비가 갈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9월 기준 한국앤컴퍼니 지분 3.8%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일 조 명예회장과 사촌기업인 효성측이 한국앤컴퍼니 지분 추가 매입, 조 회장측이 47.2%의 지분을 확보하며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조현식·조희경·조희원 등 반 조회장세력인 한국타이어가(家) 3남매가 지난 21일 ‘한국앤컴퍼니 일반 주주분들께 간곡히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내고 소액주주들의 공개매수에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으나 조회장쪽으로 기울어진 판세를 뒤짚지는 못했다.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둘러썬 2차 형제의 난이 조현식고문측의 공개매수 실패로 진화됐다. 사진은 한국앤컴퍼니 판교 본사. <사진=한국앤컴퍼니제공>

 

◆MBK측 법적공방 이어가며 반전 기회 모색할듯

MBK측의 공개매수 실패로 형제의 난이 싱겁게 마무리되자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이날 전일대비 4.27% 하락한 1만638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개매수가(2만4000원)보다는 30% 가량 낮은 수준이다.

 

한국앤컴퍼니측은 즉각 “무리한 경영권 인수 시도를 이제 중단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도 사태가 많이 기운 21일 “형제 간의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어야 할 것 같다”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만나봐야겠다”며 화해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MBK와 조고문측은 공개매수의 실패에도 불구, 경영권 확보에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제3차 형제의 난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고문은 “이번 공개매수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지배구조 개편 문제를 계속 제기할 것이라는 뜻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공개매수 실패로 체면을 구긴 MBK측도 “(한국앤컴퍼니)지배구조 개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앞으로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적인 경영권 인수 시도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조고문을 축으로한 3남매도 “조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한국앤컴퍼니의 기업가치, 주주가치를 훼손시킨 핵심 요인으로 더욱 구체화, 현실화되고 있다”며 조 회장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어 경영권 확보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MBK측이 법적 분쟁을 이어가면서 반전의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명예회장 등 조 회장의 우호세력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늘리는 과정에서 시세조종이나 주식 대량보유 보고 의무 위반 등 다양한 방법으로 법적 공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편 관련업계에서는 “고문측 3남매 등 반(反) 조현범측이 확보한 지분이 30.35%로 조회장측 지분에 16%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지만, 양측 간에 감정의 골이 워낙 깊어 언제 어떻게 3차 형제의 난이 일어날 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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