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은 대기업도 당한다”…위믹스, 상장폐지 가처분 심문서 정면 반박

IT·플랫폼 / 최영준 / 2025-05-27 08:56:05
위믹스, 2차 거래지원 종료 효력 정지 심문
위메이드-DAXA, 정보공시·바이백 논란 정면 충돌
▲ 위메이드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위믹스(WEMIX)의 상장폐지 여부를 가를 법적 공방이 본격화됐다. 위메이드는 해킹이 불가항력적 사안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상장폐지 사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했고, 거래소 측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23일 위메이드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소속 4개 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위믹스 2차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의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날 위메이드는 “해킹은 글로벌 대기업과 국가기관도 겪는 일”이라며 “이 사건 해킹이 상장폐지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고 직후 거래소에 우선적으로 통보했고, 공지도 사실상 이틀 만에 게재해 지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위메이드는 거래소들이 문제 삼은 바이백과 유통량 공시 방식에 대해서도 “기존 기준에 없던 잣대를 소급 적용한 것”이라며 “이는 특정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 표적 규제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거래소 측은 위믹스의 상장폐지 결정이 ▲해킹 사고 대응 지연 ▲이례적인 바이백 방식 ▲유통량 공시 혼란 등 누적된 사유에 따른 정당한 조치였다고 맞섰다.

거래소 측 대리인은 “지갑 분산, 거래내역 불명확성 등이 반복돼 투자자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심문에서는 DAXA의 법적 지위와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쟁점도 부각됐다.

위메이드 측은 “상장폐지 결정은 DAXA 차원의 공동 대응으로 보인다”고 했지만, 거래소 측은 “회원사들의 개별 판단에 따라 내려진 것”이라며 DAXA는 ‘조율’ 기능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위믹스가 단순한 가상자산이 아닌, 실제 게임 내에서 통용되는 ‘실사용 기반 코인’이라는 점에서 이번 상장폐지 조치는 국내 프로젝트 전반에 큰 충격이라는 반응이다.

위메이드는 코스닥 상장사로서 공시 의무와 회계 투명성, 법적 책임이 일정 수준 보장된 기업이다. 위믹스는 해당 기업이 직접 발행하고 운영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른바 ‘김치코인’이나 익명 프로젝트와는 본질적으로 구분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이 같은 배경에도 불구하고, 거래소들이 상장폐지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실사용처가 명확하고, 실체가 검증된 코인조차 해킹 등 불확실성이 발생하면 상장폐지의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국내 프로젝트에 ‘선례 리스크’를 안긴다고 지적한다. 실명 기반의 상장사 프로젝트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받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하려는 기업들에 대한 위축 효과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상장 유지 및 폐지의 법적 기준이 여전히 부재한 가운데, DAXA라는 민간 협의체가 사실상 결정권을 갖고 있는 현재 구조는 제도적 불안정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위믹스가 향후 가처분 신청을 통해 상장폐지 조치의 효력을 정지시키더라도,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법원의 판단은 단순히 위믹스에 국한되지 않고, 향후 국내 디지털자산 프로젝트의 생존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이번 심문은 위믹스가 해킹 사건 이후 다시 상장폐지 절차에 직면하면서 촉발된 두 번째 법적 분쟁이다. 지난해 첫 번째 가처분 신청에서는 위메이드가 승소해 상장폐지를 막았지만, 이번에는 해킹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작용하면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위믹스는 업비트를 제외한 4개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폐지 상태다. 거래지원 종료 효력정지 여부는 이르면 수 주 내 결정될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향후 국내 디지털자산 프로젝트의 상장 및 폐지 기준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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