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수출 효자' 만들려면..."수은법 개정 등 방산 지원책 시급"

토요프리즘 / 이승섭 / 2023-11-12 23:02:57
폴란드 2차 수출 계약, 수출입은행 정책금융 한도 초과로 난항 겪어
5대 은행 공동대출로 3.5조원 금융지원 검토에 일단 급한 불은 진화
수출입은행법 개정·방산지원법 제정 등 근본 지원안 마련 서둘러야

국내 방산업계가 폴란드 방위산업 2차 수출 계약에 필요한 85억 달러(약 10조원) 중 3조5000억원을 5대 은행이 금융지원을 검토하기로 해 급한 불을 끄게 됐다. 그동안 폴란드 방위산업 2차 수출 계약을 위한 금융지원이 늦어지면서 계약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온 터였다.

방산업계는 작년 8월 폴란드 무기 수출 1차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2차 수출 계약을 앞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의 정책금융 지원 한도가 차 금융지원이 지연되면서 난항을 겪어왔다.

5대 은행의 금융지원이 이뤄진다 해도 2차 수출 계약을 체결하려면 실제 필요한 민간 지원액이 10조원 이상이어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때문에 방산업계 걱정은 여전하다.

지난달 수출이 1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대내외 환경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부진한 수출 타개를 위해서는 수출 품목 다변화가 시급한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K-방산이 세계 방산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해 민·관 뿐 아니라 정치권도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방산이 '수출 효자'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수출입은행법 개정과 방산 지원법 제정 등 근본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5대 은행 금융지원 검토로 급한 불 껐지만

국내 방산업계는 폴란드와 작년 1차 계약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2차 무기 수출 계약을 통해 모든 계약을 마무리지을 방침이었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의 무기 도입국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한도가 차 2차 계약이 지연되면서 방산업계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방산업계가 작년 8월 폴란드와 체결한 1차 무기 수출 계약 규모는 124억 달러(약 17조원) 규모다. 이 계약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이 FA-50 경공격기,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 로켓, K-2 흑표전차 등을 공급하는 것으로 돼 있다 .

특히 2차 계약에서는 예상 물량이 1차 계약에 비해 K-9 자주포는 12배, K-2 전차는 4배 이상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폴란드와의 2차 무기 수출 계약은 수출입은행이 무기 구매국에 지원할 수 있는 정책금융 한도가 차면서 지연돼 우려를 낳았다.

2차 수출계약을 맺고도 필요한 자금을 수출입은행에서 지원 받지 못해 난관에 처한 방산업계는 5대 은행의 3조5000억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 검토에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이는 폴란드와의 2차 수출계약에서 민간 지원이 필요한 금액 82억 달러(약 10조8000억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이들 은행이 전체 지원 규모와 조건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는 5대 은행의 금융지원 검토 소식에 일단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수출입은행 금융지원 한도에 발 묶인 방산업계

5대 은행이 긴급 금융지원을 검토키로 한 것은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 한도 제한으로 폴란드와의 방산 2차 수출 계약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현행 수출입은행법 및 시행령은 특정 개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40%로 제한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이미 1차 이행 계약 지원을 위해 한국무역보험공사와 각각 6조원씩을 투입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어 수출입은행의 폴란드 추가 지원 가능액은 1조3600억원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경쟁국 방산업체들이 한국과의 전차 계약을 파기하고 새로 계약을 맺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정황이라는 게 방산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지난달 치러진 폴란드 총선에서 야권연합이 과반 확보를 차지하면서 정권교체를 앞두고 있는 점도 자칫 불리하게 작용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키운다.

◇K-방산 수출 늘리려면 법 개정 등 시급해

방산 수출을 확대하려면 무엇보다 수출입은행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수출입은행의 법정 자본금 한도를 기존 15조원에서 30조원으로 늘리고, 금융지원 한도 규제도 푸는 개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국회 소관 상임위인 기재위에 계류해 있다.

다만 여야가 법안 개정 필요성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정부가 내세운 대로 한국 방산을 세계 4대 방산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출입은행법을 개정해 방산업계 지원 가능액을 늘리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또 방산지원법 제정 등 근본적인 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치열한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힘들게 수출 계약을 따 내고도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K-방산을 성장시켜야 하는 이유는 한국경제인협회 보고서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현재 세계방산 수출 9위인 한국이 2027년까지 세계 4대 수출국으로 성할 경우 방산 매출액은 29조7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만9000명의 고용이 신규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욱이 최근 세계 방산시장에서 K-방산이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은 한국 방산 수출 확대의 호기가 아닐 수 없다. 한국 방산이 '수출 효자'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

토요경제/ 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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