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 미래다]캐나다 인연으로 맺어진 한·일 부부, 모리타 카오리씨

다문화가 미래다 / 김병윤 기자 / 2022-10-18 22:49:42
남편 유성민씨와 토론토 어학연수 동급생으로 만나 2006년 결혼
다문화센터도움으로 국제교류도 하고 고향의 향수도 잊을 수 있어
두 딸은 장래 한·일 교류에 도움주는 친선대사가 됐으면 해
▲ 남편 유성민씨와 두 딸과 함께한 행복한 나들이 <사진=모리타 카오리씨>

 

모리타 카오리(42) 씨. 한국인 남편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두 딸 뒷바라지에 힘쓰고 있다. 딸들의 예술적 재질이 뛰어나다. 경제적 어려움도 없다. 남편이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 수입도 적지 않다. 자신의 건강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 행복한 한국 생활을 하고 있다.

카오리 씨의 사랑은 캐나다에서 이뤄졌다. 2004년 토론토에 어학연수를 갔다. 어학원에서 멋진 한국남자를 만났다. 남편 유성민(44) 씨였다. 같은 반에서 공부를 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홈스테이 하는 집 방향이 같았다. 자연스레 동행을 했다. 친분이 두터워 졌다.

10개월 뒤 이별의 시간이 찾아왔다. 카오리 씨가 일본으로 돌아갔다. 남편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토론토 하늘이 뿌옇게 보였다. 두 사람의 아쉬운 마음 같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그리워했다. 그리움을 전화 통화로 달랬다. 2005년 여름. 카오리 씨가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한국에 가면 안내를 해줄 수 있냐고 물었다. 남편도 기다리던 만남이었다. 무조건 OK였다. 카오리 씨의 어머니가 같이 가자고 했다. 어머니는 배우 배용준 팬이었다. 때마침 일본에 욘사마 열풍이 불던 때였다. 배용준 주연의 겨울연가에 일본 여인들이 푹 빠져 있던 시절이었다.

설레는 가슴을 안고 카오리 씨 모녀는 한국 땅을 밟았다. 기다리던 만남이 이뤄졌다. 반가움에 포옹을 하고 싶었다. 아쉽게도 포옹은 이뤄지지 않았다. 어머니가 옆에 계셔서 눈빛만 주고받았다.

남편이 물었다. 무엇이 먹고 싶으냐고. 떡볶이를 먹고 싶다 했다. 예상보다 매웠다. 어머니도 매워 하셨다. 남편이 기지를 발휘했다. 떡을 물에 씻어 줬다. 모녀는 같은 감정을 느꼈다. 남편의 인간성이 좋다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

또 다시 이별의 시간이 찾아왔다. 한국을 떠나던 날. 남편이 공항에 왔다. 양손 가득 선물보따리를 들고 나왔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김도 있었다. 떠나는 순간까지 남편은 감동을 줬다.

남편도 일본을 자주 찾았다. 연휴가 있으면 어김없이 일본에 갔다. 여름 휴가도 일본이었다. 카오리 씨도 혼자 한국을 여러 번 방문했다. 두 사람의 사랑은 깊어져 갔다.

어느 날 남편이 101송이 장미꽃을 들고 인천공항에 나타났다. 간접적 프러포즈였다. 카오리 씨는 이를 눈치 채지 못했다. 남편은 부모님께 카오리 씨를 인사 시켰다. 남편의 부모님도 좋아했다. 단지 문화와 역사 차이를 걱정할 뿐이었다.

남편의 행동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카오리 씨 어머니를 찾아 갔다.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허락을 받았다. 카오리 씨와 남편은 날아갈 듯 기뻤다. 캐나다에서 만난 사랑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 남편 유성민씨와 모리타 카오리씨 부부 <사진=모리타 카오리씨>

2006년 10월 일본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1주일 뒤 한국에서도 결혼식을 했다. 가나다라도 모른 상태에서 결혼했다. 어학원에서 공부하며 한국어를 익혔다. 지금은 한국말이 수준급이다. 신혼생활은 꿈만 같았다.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행복한 결혼생활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남편의 외조도 큰 힘이 됐다. 다문화센터 등록을 해줬다. 직원들이 친절했다. 한국사회 정착을 위해 노력해 줬다. 출산 후 다문화센터의 도움이 컸다. 직원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해 줬다. 일본인 친구 여러 명을 만나게 됐다. 고향의 향수를 잊을 수 있었다. 다양한 외국인들도 만났다. 자연스레 국제교류를 하게 됐다. 카오리 씨는 2021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결혼 후 처음이었다. 경제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딸들이 성장해 자유시간이 생겨서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아서다. 지금도 일본과 연관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카오리 씨는 두 딸에게 일본어 교육도 시켰다. 지금도 두 딸과는 일본어로 대화한다. 두 딸의 일본어 실력도 유창하다. 이런 교육방식에는 이유가 있다. 두 딸이 장래 한·일 교류의 친선대사가 되길 바라서다. 민간교류를 통한 친선도모가 한,일 관계 발전의 초석이 될 거라고 믿어서다.

“저는 한국생활이 정말 행복합니다. 남편과 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삽니다. 시부모님도 아껴 주십니다. 일본 사람이라고 차별도 받지 않아요. 대부분 한국 분들이 친절하게 대해 줍니다. 안타까운 거는 많은 다문화가정이 어렵게 살고 있어요. 그들 모두가 행복하게 살면 좋겠어요.”(카오리)

한국생활 16년의 다문화가정 주부 카오리 씨의 배려심이 가을 햇빛처럼 빛난다.

 

토요경제 / 김병윤 기자 bykim71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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