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판매매출 37% 증가…영업익 흑자전환
국내 드라마 공급 감소 속 글로벌 OTT 수요는 확대
| ▲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
스튜디오드래곤(대표 장경익)이 국내 콘텐츠 제작 수요 정체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판매 확대로 넘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혼' 공급계약은 2분기 실적 반등을 이끈 플랫폼 다변화와 콘텐츠 판매 확대 전략이 다시 글로벌 시장으로 이어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은 넷플릭스월드와이드엔터테인먼트(Netflix Worldwide Entertainment, LLC)와 오리지널 콘텐츠 '혼' 제작·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공급지역은 전 세계이며 계약은 지난 17일 시작됐다. 공시상 종료 예정일은 2031년 9월 16일이지만 실제 제작 일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계약금액은 넷플릭스 측의 영업기밀 보호 요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을 작품 한 편의 추가 수주로만 보기는 어렵다. 국내 제작시장의 성장동력이 둔화된 상황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이 수익원을 방송 편성에서 국내외 플랫폼 판매로 넓히는 흐름이 실적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2025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에 따르면 방송사와 OTT 사업자가 공급한 국내 드라마는 2023년 112편에서 2024년 108편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방송사업자의 외주제작비도 2.2% 감소했다. 당국은 국내 사업자의 제작 수요는 감소한 반면 글로벌 OTT의 제작 수요는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공급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30편을 유지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런 시장 변화를 판매 확대로 받아내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14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특히 콘텐츠 판매매출이 1269억원으로 37.3% 늘었다. TV와 OTT 방영 회차도 41회에서 77회로 확대됐다. tvN뿐 아니라 SBS·MBC·티빙·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으로 공급처가 넓어진 결과다.
숫자의 핵심은 제작량 자체보다 판매처가 넓어졌다는 점이다. 방송 편성이 줄더라도 하나의 콘텐츠를 국내 방송사와 OTT, 글로벌 플랫폼에 공급할 수 있다면 제작사의 매출 회수 경로는 오히려 다양해진다. 스튜디오드래곤이 2분기 플랫폼 다각화를 수익성 개선의 주요 배경으로 설명한 이유다.
넷플릭스와의 관계도 일회성 계약은 아니다. 양사는 2019년 콘텐츠 제작·배급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스튜디오드래곤은 최근 3년 동안에도 다수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공급계약을 맺었다. 현재 넷플릭스는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4.67%를 보유하고 있다.
CJ그룹 전체 콘텐츠 사업을 놓고 보면 스튜디오드래곤의 실적 회복은 더욱 눈에 띈다. CJ ENM 영화·드라마 부문은 2분기 매출 1902억원, 영업손실 105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제작사 피프스시즌(FIFTH SEASON)의 주요 시리즈 납품 공백으로 외형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반면 스튜디오드래곤은 제작비 효율화와 콘텐츠 판매 확대를 통해 흑자로 돌아섰다.
결국 '혼' 계약의 핵심은 공개되지 않은 계약금액보다 판매 구조다. 국내 제작 수요가 빠르게 늘기 어려운 환경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은 제작편수 확대보다 공급 플랫폼과 판매지역을 넓히는 방식으로 성장축을 옮기고 있다.
국내에서 만든 콘텐츠를 어느 방송사에 편성하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글로벌 플랫폼과 시장에 팔 수 있느냐가 중요해진 셈이다. '혼'은 스튜디오드래곤의 실적 반등을 만든 글로벌 판매 전략이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계약이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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