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강대강리뷰] 귀여움에 빠져 장비 다 털리는 ‘Escape from Duckov’

황 기자의 대강대강리뷰 / 최영준 기자 / 2025-10-22 08:00:02
총 쏘는 오리들의 전장, 중독성 만큼은 진짜다
▲ 이스케이프 프롬 덕코프 시작화면/자료=인게임 캡쳐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익스트랙션 슈팅 게임 ‘Escape from Tarkov’를 귀여운 오리로 비틀어낸 ‘Escape from Duckov(이하 덕코프)’가 루팅 슈터 팬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코믹한 외형 뒤에 숨겨진 치밀한 구조와 몰입감 있는 전투 루프는 단순한 패러디로 끝나는 게임이 아님을 보여준다.

덕코프는 Team Soda(팀 소다)가 개발하고 bilibili(빌리빌리)가 배급하는 탑다운 루터 슈터다. 레이드에 진입해 전리품을 파밍하고 무사히 탈출 지점에 도착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사망 시 장비를 잃는 구조와 은신처 성장 시스템까지 더해져 전투와 리스크 관리의 균형이 뚜렷하다.

특유의 오리 캐릭터와 가볍게 보이는 외형은 초보 유저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에 들어가면 전투의 긴장감이 확실하게 살아 있어 가볍게 만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아니다. 현재 PC 스팀에서 데모 및 초기 액세스 버전이 제공되고 있다.

갑자기 들이닥친 오묘한 이 오리 게임은 21일 현재 대한민국 기준 스팀 최고 인기 게임 1위, 최다 플레이 게임 4위를 기록할 만큼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 사격 자체의 난이도는 높지 않지만 적 역시 강력한 편이라 실력에 맞는 난이도를 설정해야 원활하게 진행이 가능하다./자료=인게임 캡쳐


강한 흡입력, 의외로 잘 짜인 구조

덕코프의 가장 큰 강점은 빠르고 직관적인 게임 루프다. 파밍과 전투, 탈출로 이어지는 구조가 단순하고 명확해 처음 접하는 유저도 쉽게 익힐 수 있다. 이 짧은 루프가 자연스럽게 다음 판으로 이어지는 흡입력을 만들어낸다.

게임은 상당히 귀여운 편이나 의외로 난이도가 높다. 전투나 루팅 과정의 긴장감도 만만치 않다. 허리 굽어가며 애지중지 모아놓은 귀중한 전리품을 한번에 잃을 수 있는 리스크가 있어 매번 행동에 신중함이 요구된다.

귀여운 오리를 보며 방심하면 가진 걸 싹 다 털리고 나오는 구조다. 그러나 기지 성장을 위해 재료 아이템들이 필요한 방식은 반복 플레이의 동기를 강화하며 캐릭터와 장비의 확장을 통해 점차 전력을 높이는 재미를 제공한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난이도 설계다. 단계 별 난이도 세분화가 잘 돼 있어 숙련자는 보다 높은 긴장감을 즐길 수 있다. 단순히 귀여운 패러디로 끝나지 않고 게임의 기본 틀을 충실히 다듬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덕코프는 오마주한 타르코프처럼 총기 모딩에 꽤나 진심이다./자료=인게임 캡쳐

 

거친 완성도와 퀘스트 부족, UI 불편… 초기 버전의 한계 극복해야


다만 초기 버전답게 콘텐츠 완성도는 아직 거칠다. 맵과 무기 종류가 제한적이고 전투 밸런스 역시 미흡한 부분이 적지 않다.

적 AI의 행동 패턴이 단조롭고 난이도 곡선이 일정하지 않아 전투 흐름이 매끄럽지 않다는 느낌도 받는다.

덕코프의 가장 아쉬운 점은 멀티플레이 기능이 없는 점도 아쉬움으로 꼽힌다. PvP 기반의 경쟁을 기대한 유저에게는 콘텐츠가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 UI와 조작감도 투박해 피드백이 직관적으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 하나의 약점은 퀘스트 설명 부족이다. 초보자 입장에서 명확한 목표 안내가 부족해 초반 진입 시 이해에 시간이 걸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 탈출 가능한 지역에서 일정시간 버텨야하는 구조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자료=인게임 캡쳐


덕코프는 웃기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흡입력 있는 루프와 탄탄한 난이도 설계, 긴장감 있는 전투가 조화를 이룬다.

 

초기 버전 특유의 거친 완성도와 UI 불편, 콘텐츠 볼륨의 한계를 보면 개선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 정체불명의 오리게임은 배틀필드 6과 배틀그라운드를 잠시나마 넘어설 만큼 흥미진진한 게임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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