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보증 문턱 낮추고 한도 늘린다...건설시장 막힌 숨통 풀리나

체크Focus / 조봉환 기자 / 2023-10-11 18:30:09
국토부, 이달 20일부터 HUG·주금공 PF보증액 25조로 대폭 확대
'에쿼티 요건' 등 대출조건 완화...중도금대출비율 100%까지 늘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정부가 건설업계에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지원에 두팔을 걷어부쳤다.


지난해 춘천 레고랜드 사태를 계기로 금융권의 부동산 PF가 극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져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PF보증의 진입 장벽을 대거 낮추고, PF 대출 보증 목표액, 즉 한도를 대폭 상향 조정하겠다는 게 골자다,


건설업계는 즉각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간 '돈맥경화'로 불릴 정도로 꽉 막혀있던 PF시장이 정부의 이번 전격적인 지원으로 다손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되기 때문이다.

◇ 도급순위 700위로 제한된 시공사 PF보증 요건 폐지

국토교통부는 지난달말 발표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의 세부 추진 계획의 일환으로는 오는 20일부터 25조원 규모의 부동산 PF보증 지원을 골자로하는 대책을 확정하고 11일 오후 김오진 제1차관 주재로 업계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우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보증 규모를 현재 총 15조원에서 HUG 15조원, 주금공 10조원 등 총 25조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종전보다 10조원이 순증한 것이다.

 

▲김오진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태흥빌딩에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주택업계 소통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PF 대출 보증을 활성화하기 위해 현재 전체 사업비의 50% 수준인 대츌 한도를 7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자본조달 능력이 떨어지는 건설업계의 보다 안정적인 PF를 지원하겠다는 의미이다.


PF보증 심사요건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따라 심사요건이 대폭 완하되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현재 도급순위 700위까지로 제한된 시공사 PF 보증 요건은 아예 폐지하기로 했다. 

 

시공능력평가(시평) 700위권 밖의 중소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돈가뭄이 심해 더 큰 위기에 봉착해 있는 현실을 감안한 조치다.


건설사의 자기 자본(에쿼티) 선투입 요건도 낮췄다.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 시행사들이 에쿼티 조건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외부자본을 끌어다 써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것을 막기위한 조치다.


정부는 현재 시공순위 100위 이내인 경우 토지비의 10% 또는 총 사업비의 2% 중 큰 금액을 투입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토지비 5% 또는 총사업비 1% 중 큰 금액으로 바꿨다. 에쿼티 부담이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정부는 이와함께 미분양 사업장의 자금지원에도 나선다. 미분양 PF 보증은 5조원 공급을 목표로 올해 1월 출시했으나, 10개월 가량 지난 지금까지 이용 실적이 단 한 건도 없을 정도로 유명무실하다.

 

정부는 이에 따라 미분양 PF보증 자구노력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자구노력 대상에 분양가 직접 할인 외에도 발코니 확장 비용, 추가 선택품목(옵션) 할인, 공사비 총액 증가분을 모두 포함해 승인 분양가의 5% 이상 할인하면 가능하도록 했다.


중도금 대출보증의 보증비율도 현재 90%에서 100%로 상향 조정한다. 기존엔 사고 발생시 금융기관 부담분이 10% 존재해 결국 PF기피 원인이 되고 있다는 업계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 정부 "공적 보증 확대, 공급 병목 해소 지원 강화"

국토부의 이번 조치에 따라 HUG는 오는 16일 특별 상담 창구를 운영한 뒤 20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건설시장이 심각한 위기에 빠진만큼 속전속결로 대응하는 셈이다.


주금공은 PF보증 지원과 함께 PF 정상화 펀드 운용사를 대상으로 대출금 상환 방식을 다양화할 방침이다. 또 보증 비율을 기존 90%에서 95%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보증 신상품' 추진하는 한편 기존 PF 보증도 추가 여력을 확보해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주금공 역시 정상 사업장이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공적 보증기관의 보증규모를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확대한다. 이어 부동산 PF 부실 방지를 위한 정부의 선제 조치로, 캠코에서 주관하는 1조1천억원 규모의 'PF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이를 통해 본 PF로 전환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PF 보증요건 등을 우대한다.


주금공은 'PF-ABCP'(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 전환 보증은 연말까지 잔여 목표 7344억원을 공급한다. PF-ABCP는 PF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조달을 위해 시행사에서 대출 채권을 자산으로 발생하는 통상 3개월 만기 기업어음이다. 주금공의 상품인 PF-ABCP 전환보증은 장기 대출로 전환해 유동성 문제를 해소해주는 역할을 한다.


주금공은 특히 공공 택지에 대한 리스크 관리 방안으로 자기 자본 조달비율을 20%로 설정해 둔 원래 기준은 영구 폐지하거나 1년간 한시적으로 적용 배제하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이다.


김오진 국토부 1차관은 "주택공급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민간 건설사와 시행사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공급의 병목현상이 해소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공적 보증을 대폭 확대해 대기 물량 53만 가구가 조속히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처럼 공적 보증의 문턱을 낮추고 한도를 대폭 상향조정하며 긴급 건설업계 지원에 나선 이유는 주택당국의 정책 방향이 공급 확대 쪽에 보다 힘이 실리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중소 건설사 사장은 "PF는 건설시장이 원활히 돌아가는 데 필수적인 것으로 마치 사람의 혈액과 같은 존재"라며 "정부가 정책적으로 PF보증을 확대하고 진입장벽까지 낮춰 오랜 가뭄속의 단비를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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