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참사’ 15년째 미완…피해자들 “진상규명 다시 시작해야”

산업 / 양지욱 기자 / 2026-08-17 17:59:33
피해자연대, 고 서영철 대표 사망 계기… 17일 기자회견 “진상 규명·피해 보상 촉구”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이하 피해자연대)가 고(故) 서영철 대표의 사망을 계기로 정부에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재개와 피해자 보상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 김현수 전국가습기살균제피해자연대 사무처장(가운데)과 김태윤 서영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연대 회장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고(故) 서 대표에 대한 국가의 공식 사과와 빈소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피해자연대는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전향적인 자세로 소통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이 피해자연대 상임고문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국가로부터 피해받은 이들을 특별히 대우하겠다고 했지만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의 손을 잡은 적은 없다”며 관심과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류 고문은 또 서 대표가 생전 청와대를 찾아 집회에 참여한 뒤 기흉 증세가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서 대표는 지난 11일 기흉으로 서울대병원 응급센터를 찾았으나 69세의 나이로 숨졌다. 산소발생기에 의존해 휠체어 생활을 해온 그는 생전 “죽으면 장례를 치르지 말고 광화문광장에서 투쟁해 달라”는 뜻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피해자연대는 지난 14일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서 대표의 유지를 이어 진상규명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 종료와 함께 중단된 조사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현수 피해자연대 사무처장은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개정안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책임자 처벌과 원인 규명이 두루뭉술하다”며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라도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달라”고 요구했다.

피해자연대는 서 대표의 빈소를 위한 천막 설치 문제를 놓고 서울시와도 이틀째 갈등을 빚었다. 서울시는 광장 사용허가 신청이 접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설물 설치를 제지했고, 피해자연대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광장 바닥에 앉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피해자연대는 “영정과 관을 비에서 보호하기 위한 임시 가림막까지 막은 것은 정당화하기 어렵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18일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와 서울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진상규명 요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애경산업,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여러 기업이 제조·판매하거나 유통한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사망자를 비롯한 대규모 건강 피해가 발생한 사건이다.

옥시의 PHMG 성분 제품을 비롯해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개발·판매에 관여한 CMIT/MIT 성분 제품 등의 유해성과 제품 안전성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기업들의 책임이 핵심 쟁점이 됐다.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역학조사를 통해 가습기살균제와 원인미상 폐손상의 연관성을 확인한 이후 기업 책임과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을 둘러싼 수사와 재판, 피해구제 및 진상규명 작업이 이어져 왔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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