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자사주 전량 소각…지배구조 잔재 정리·주주환원 신호탄

증권·자본시장 / 최성호 / 2026-02-12 17:33:06
2000년대 취득 물량 정리로 자본 효율성 제고…추가 매입 병행해 주주가치 방어
▲LG전자 트윈타워 모습/사진=자료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LG전자가 보유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실질 유통 주식에는 변동이 없지만, 장기 보유 자사주를 정리함으로써 자본 효율성과 주주환원 의지를 동시에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 주가 부양 목적보다는 지배구조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잔여 물량을 마무리하는 상징적 조치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천749주, 우선주 4천693주 감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액면가는 5천원이다. 

 

감자 이후 자본금은 9천41억6천903만원에서 9천41억3천682만원으로 소폭 줄어든다. 발행주식 수도 일부 감소하지만, 이는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만을 무상 소각하는 구조여서 일반 주주의 지분율에는 변동이 없다.

이번 소각 대상은 2000년 옛 LG정보통신 합병, 2002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취득한 자사주다. 20년 넘게 장부에 남아 있던 물량을 정리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과거 지배구조 개편의 흔적을 털어내고 재무 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주목할 부분은 최근의 자사주 정책 흐름이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 취득한 자사주 76만1천427주를 전량 소각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1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 계획도 공시했다.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인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감자 규모 자체는 미미하다. 자본금 감소 폭이 크지 않아 실질적인 주당순이익(EPS)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재무적 효과보다는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히려 추가 매입과 향후 소각 여부가 주가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망은 두 갈래다. 첫째, 자사주 매입·소각이 반복될 경우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 둘째, 실적 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 정책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LG전자는 전장(VS), B2B 가전, 구독형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수익 구조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자사주 정책이 이러한 체질 개선과 맞물릴 경우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조치는 과거 구조조정의 잔재를 정리하는 동시에 시장에 ‘현금흐름 자신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다음 달 23일 주주총회 승인 이후 실행될 예정이며, 이후 추가 소각 여부와 매입 속도가 주가 방향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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