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컨소시엄, 인도네시아 11조원 규모 전기차 허브 투자계획 ‘철회’

기업분석 / 장연정 / 2025-04-29 17:18:06
▲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글로벌 전기차 허브를 꿈꾸던 인도네시시아의 야망에 급제동이 걸렸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자카르타 포스트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해온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 사업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중심으로 한 LG 컨소시엄이 투자 계획을 철회하면서 전기차 중심지를 꿈꾸던 인도네시아의 야망에 충격이 가해졌다고 보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 정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니켈 광산 채굴-제·정련-전구체-양극재-배터리셀 생산으로 이어지는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총 사업비는 약 129조 루피아(약 1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LX인터내셔널·포스코·중국 배터리 소재기업 화유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결국 이 사업에서 발을 빼기로 한 이유에 대해 자카르타 포스트는 우선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를 꼽았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으로 배터리 시장 상황이 악화하고 관세 전쟁 등으로 투자 여건이 급변하면서 프로젝트를 철회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인도네시아의 인프라 부족과 일관성 없는 정책도 문제로 꼽았다.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원자재를 바탕으로 이를 가공하는 후방산업을 키우겠다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그러나 LG 컨소시엄이 투자하려던 니켈 광산이 있는 술라웨시나 말루쿠 제도는 워낙 인프라가 부족해 투자에 나서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 각종 인센티브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정책 대상을 확대하면서 니켈 기반 배터리뿐 아니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에도 똑같은 혜택을 주고 있다.


세계 최대 니켈 매장·생산국인 인도네시아라면 니켈이 들어가지 않는 LFP 배터리 전기차는 배척하는 정책을 펼쳤어야 하는데 같은 혜택을 주다 보니 인도네시아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 배터리 전기차에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 조성됐다.


자카르타 포스트는 “니켈 생태계에 대한 지원이 집중되지 않다 보니 심층 투자가 저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지분 구조를 놓고 LG 측과 인도네시아 정부 간 이견이 생겼는데 결국 이를 좁히지 못 한 것도 투자 철회의 이유로 꼽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LG 측이 광산부터 정·제련, 소재, 배터리 생산까지 그랜드 패키지 사업 전 분야에서 지분을 투자해 사업을 이끌기를 원했다.


하지만 LG는 광산과 정·제련 사업에는 소극적이었으며 컨소시엄 파트너인 중국 정·제련 업체 화유 주도로 광산 투자에 나서길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입장에서는 본업이 아닌 분야에서 리스크를 감당하길 원치 않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미중 무역 갈등 와중에 중국계 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싶어 했고 이 간극을 채우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LG 컨소시엄 내에서 음극재·양극재 생산을 맡았던 포스코가 중국 업체와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런 사실도 투자에 소극적이 되도록 만들었다고 자카르타 포스트는 분석했다.


LG의 투자 철회에도 인도네시아 정부는 대체 투자자를 찾을 수 있으며 전기차 허브 구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투자 철회 결정 이후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LG의 철수가 인도네시아의 장기 투자 전망을 훼손하지 않는다며 “인도네시아는 광대하고 기회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바흘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도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투자자 교체는 흔한 현상”이라며 사업의 기본 계획에는 변동이 없고, 화유가 이 사업의 전략적 투자자 역할을 맡아 인도네시아 국영 기업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에릭 토히르 공기업부 장관은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일본, 미국, 카타르 등과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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