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납 종신 과열에 당국 ‘브레이크’… 업계 “GA 한탕 경쟁 잡아야”

산업 / 김자혜 / 2024-01-30 17:17:26
단기납 종신보험 10년 환급률 130%
당국 점검에 업계 자진 ‘판매중지’
“원수사 보다 채널 잡아야” 지적도
▲ 이미지=연합뉴스

 

금융당국에서 생명보험사의 단기납종신보험 환급률을 현장 점검하는 등 제동에 나서자 9개 생보사에서 관련 상품의 판매 중지를 결정했다. 보험업계에서는 과열경쟁의 원인이 과도한 시책을 내건 법인보험대리점(GA) 등 판매채널에 있다며 감독의 실효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9일까지 총 9개 생명보험사가 자사의 단기납종신보험의 판매 중지를 결정했다. 상품을 판매 종료한 생보사는 한화생명, 교보생명, 동양생명, NH농협생명, 신한라이프, 하나생명, DB생명, 푸본현대생명, ALB생명 등이다.
 

이들 생보사에서 상품 판매 중지에 나선 것은 금융당국의 제동 때문이다. 단기납종신보험은 5년 또는 7년간 보험료를 내면 사망시까지 보험이 유지되고 사망 시 보험금을 주는 생명보험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단기납 종신보험의 초회보험료 증가율은 2022년 4분기 -7.2%에서 2023년 2분기 123.3%까지 폭증했다. 오랜 기간 종신보험 판매 저조로 수익성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생보업계에 효자상품이 됐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은 건전성 악화 우려 등을 이유로 규제를 강화했다. 5년, 7년 납입하는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보험 가입 후 10년 이후에 100% 이상으로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단기납종신상품은 보험사로서는 신회계제도 시행 후 미래 예상이익을 보여주는 지표 CSM(보험계약마진)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 또 종신보험 대비 가입 기간이 짧아 사망보험금 지급 가능성도 낮다.
 

이에 반년이 지난 후 생보사들은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을 10년 100% 이상 높일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상품을 내놨고 환급률은 130%대까지 뛰었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신한더모아드림종신보험의 7년 납입, 10년 유지 환급률을 130%에서 135%까지 높였다. 이어 한화·하나생명이 모두 130.7%, NH농협생명 133.3%, 교보생명 131.1% 등을 기록했다.
 

보험환급률의 고공행진에 금융당국은 현장검사 등으로 원수 보험사들을 압박했다. 이에 생보사들은 자진해서 판매 중단을 결정하는 분위기다.
 

당국이 이처럼 현재 판매되는 단기납종신보험에서 우려하는 요인은 건전성과 비과세다.
 

우선 보험금지급이 도래할 때다. 10여 년 후 환급이 쏠리면 보험금 지급이 폭주하면서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 있다. 더 나아가 보험사가 만약 계리적가정을 적절히 처리 못 해 보험 해지 시 예실차(예정과 실제의 차이)가 클 경우 보험사들의 유동성 리스크도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비과세도 문제다. 단기납종신보험은 종신보험이므로 세법에서 보면 저축성보험에 해당한다. 2017년 4월 이후로는 저축성보험의 월납입 한도 150만원이 신설됐는데 아직 세금 당국에서는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에 대한 비과세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만약 한도 초과분에 대해 비과세가 적용되지 않는다면, 보험 가입자들은 세금폭탄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월납입 한도 신설 시점 이후 판매된 종신보험은 아직 10년 만기가 도래한 적이 없다”며 “보험 판매채널에서 10년 보험차익 비과세 적용에 대해 국세청에 질의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은 이루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국세청과 기획재정부가 이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단기납종신보험 과열 경쟁 관련 대응이 정확한 문제 원인 파악 없이 원수 보험사만 때려 잡는 행보라는 지적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를 중심으로 설계사 영입 경쟁이 심화했고 여기에서 단기납종신보험과 같은 한탕 상품의 경쟁이 시작됐다”며 “GA 발 설계사 영입 경쟁이 잦아들이 않는 한 반복될 문제로,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 문제를 해결해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금융당국의 관련 대응이 두루뭉술하다는 지적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5년 납 종신은 종신보험의 목적이 떨어지지만 10년 납의 경우 종신 목적과 젊은 고객층의 니즈도 부합하는 상품”이라며 “10년 후 건전성 우려도 중도 연금 전환 가능성 등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뭉뚱그려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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