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분리’ 깨지나… 전통 금융사,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투자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5-21 17:12:54
미래에셋, 코빗 인수… 공정위 심사 진행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증권사들의 가상자산 거래소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17년부터 행정지도 형태로 적용돼 왔던 ‘금가분리’ 원칙이 깨지는 분위기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코빗을 인수하기로 결정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 과정을 거치고 있다.
 

▲금융사들의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취득 시도가 이어지면서 금가분리 규제가 깨지는 분위기다/사진=연합뉴스

한국투자증권 또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인 OKX와 코인원의 지분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도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주식을 현금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5.94%의 두나무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투자로 인해 지분율이 9.84%로 확대된다.

가상자산 거래소에 눈독을 들이는 건 증권사만이 아니다. 하나은행은 지난 15일 두나무 지분 6.55%를 인수해 4대 주주에 등극했다.

전통적인 금융사들이 새로운 먹거리인 가상자산 업계에 발을 들이는 건 미국이나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금융사 SBI홀딩스나 미국 증권사 로빈후드는 이미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SBI홀딩스는 자회사를 통해 가상자산과 엔화 간 거래를 중개하고 나섰다. 또 암호화폐 장외거래 전문기업 B2C2의 지분을 인수했다.

심지어 자회사를 통해 가상자산 채굴 사업도 병행하고 있는 SBI홀딩스는 가상화폐 ‘리플’ 발행사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SBI홀딩스는 합작법인 ‘SBI 리플 아시아’를 세워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해외 송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로빈후드와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주식과 가상자산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금가분리’라는 그림자 규제의 영역에 갇혀 있다.

금가분리는 법률에 명시된 규제는 아니다. 금융당국은 은행이나 증권 등 전통 금융회사의 가상자산업권에 대한 지분 투자를 금지하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때문에 미래에셋그룹은 코빗의 지분을 인수할 때도 금융회사가 아닌 미래에셋컨설팅을 매수 주체로 해 금가분리 규제를 피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기존 주주로서 추가 지분 투자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가분리 규제가 적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맨 처음 지분 투자를 했을 때는 증권플러스란 비상장주식 어플과의 협업을 위한 목적이었다. 이번에 신규 투자하게 된 것은 ‘글로벌 넘버 1 RWA 허브’라는 비전 하에 미국 웹 3 인프라 전문 기업 크리서스나 국내 디지털 자산 데이터 플랫폼 쟁글 등에 대해 투자한 것과 결을 같이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2017년부터 금융회사와 가상자산 업체 간 지분 거래를 제한해왔다. 2021년 한화투자증권의 첫번째 두나무 투자 당시만 해도 가상자산 산업이 지금만큼 커지지 않아 감독당국의 문제의식도 상대적으로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가분리에 대해 디지털자산기본법과 연계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해당 규제가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예비입찰에 불참했던 CJ그룹이 중앙일보 본입찰을 사흘 앞두고 다우키움그룹과 공동 인수를 추진하면서 막판 행보를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현 회장의 기존 투자 결정 패턴에 비춰 새로운 제안이나 거래조건 변화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다우키움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19일 중앙일보 인수 본입찰에 참

    2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 동안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사업구조도 달라졌다. 완성차 생산과 판매를 지원하던 계열사들이 외부 고객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하면서 그룹의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주목할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정몽구 명예회

    3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의 핵심 변화는 자동차 제조기반의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데 있다. 기존 공장과 공급망을 인공지능(AI)·로봇 기술의 실증 및 사업화 기반으로 활용하면서 자동차 중심의 산업구조를 확장하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14일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을 이어받았다. 정몽구 체제가

    4
    [게임업계동향] 카카오게임즈 '도깨비의세계' 매출 1위…쿠키런은 할리우드로

    [게임업계동향] 카카오게임즈 '도깨비의세계' 매출 1위…쿠키런은 할리우드로

    게임업계에서 신작 흥행과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콘텐츠 다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MMORPG로 앱마켓 매출 1위에 올랐고 데브시스터즈·그라비티·네오위즈는 영화와 보드게임, 출판·공연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대표 한상우)가 퍼블리싱하고 슈퍼캣이 개발한 2.5D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

    5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사업이 법인 재편을 거치면서 미국 정부 대응체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 로비업체의 활동 종료 신고가 확인된 가운데 올해 신설법인이 체결한 계약에는 해외투자 규제 준수가 공식 의제로 등장했다.16일 토요경제가 미국 연방의회 로비활동 공개시스템(LDA)과 SK하이닉스 공시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의 미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