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대 100% 오스탈 지분 인수 승인…美 “국가안보 우려 없어”

산업 / 이강민 / 2025-06-10 17:25:12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안보 우려 없어”…호주 당국 승인은 대기 중
당초 요청한 19.9% 넘어 100% 지분 확보까지 길 열어준 美 정부
호주 국방장관 “한화 지분 인수에 우려 없어…궁극적으로 민간 기업의 문제”
▲ 장교동 한화빌딩 전경 <사진=한화>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한화그룹이 호주 해양 방산 기업 오스탈(Austal)의 지분을 최대 100%까지 인수할 수 있는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한화는 당초 19.9% 지분 인수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으나 이보다 더 나아가 완전 인수까지 허용한 것이다.

한화는 10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로부터 “해결되지 않은 국가안보 우려가 없다”는 통보와 함께 오스탈 지분을 최대 100%까지 확대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CFIUS는 외국인의 투자가 미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하는 핵심 기관이다.


마이클 쿨터 한화글로벌디펜스 대표는 “이번 승인은 한화가 미국 정부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미국과 동맹국과의 협업 과정에서 쌓아온 기술력, 납기 준수 능력, 예산 관리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오스탈은 호주에 본사를 둔 해양 방산 기업으로, 미국 앨라배마와 샌디에이고 등에서 조선소를 운영하며 미 해군에 군함 등을 공급하고 있다. 미 해군과 총 7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포함한 주요 국방 계약을 맺고 있으며, 총 수주 잔고는 140억 달러가 넘는다.

만약 한화가 지분 확보에 성공하게 된다면 국내 조선업계에는 없는 미군 군함 사업에 대해 건조 프로세스와 노하우 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화의 이번 지분 확보는 완전 인수가 아닌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전략적 투자인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한화는 오스탈 전체 인수를 추진했으나 현지 주주들의 반대로 철회한 바 있으며, 이후 협력 관계 구축으로 방향을 전환했기 때문이다.
 

▲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지분 투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6대 4의 비율로 참여한다. 한화시스템은 물론 한화오션 역시 한화에어로의 자회사인 만큼 기존에 구축된 그룹 내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쿨터 한화글로벌디펜스 대표는 “한국의 조선 기술과 운영 시스템이 미국 방산 산업과 결합하면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오스탈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조선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화는 호주 외국투자심사위원회(FIRB)에 오스탈 지분 19.9% 인수에 대한 승인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미국과 호주 방산 시장에서 오스탈과의 공동 사업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오스탈은 한화의 발표 직후 호주증권거래소(ASX) 공시를 통해 반박에 나섰다. 오스탈은 “CFIUS가 부여한 승인은 한화가 주장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고 파악한다”고 밝히며 CFIUS에 서면 확인을 요청한 상태다.

한화는 2023년 말 오스탈에 처음으로 인수 의사를 전달했었다.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법적 강제성은 없지만 인수 협상을 시작하고 회사의 내부 자료를 정밀하게 살펴보는 실사 단계를 진행할 수 있을지 제안하는 ‘구속력 없는 제안(non-binding proposal)’을 보냈다.

하지만 오스탈 이사회는 규제 당국의 승인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를 들며 한화의 10억2000만 달러 규모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제안이 거절되면서 한화는 인수에 필수적인 실사 절차를 진행할 수 없게 되었고 결국 완전 인수를 위한 협상을 포기했다.

다만 오스탈이 거절 명분으로 내세웠던 규제 우려는 호주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지난달 1일 한화의 오스탈 인수 가능성에 대해 “호주 정부는 우려하지 않는다”며 “궁극적으로 이는 민간 기업인 오스탈의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민감한 기술과 지적 재산에 대한 보안 조치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반대 의사가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한화의 주장대로 CFIUS가 지분 100% 인수를 승인한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오스탈 이사회가 인수를 거절했던 핵심 명분인 '규제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된다.

여기에 호주 정부 역시 인수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바 있어, 향후 오스탈 이사회가 느끼는 압박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한화의 첨단 조선 기술 및 생산 관리 능력이 미 해군 함정 건조와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에서 강력한 입지를 다진 오스탈과 전략적 협력이 확대될지 호주 FIRB의 결정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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