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상장기업 수익성 악화일로...1분기 전년대비 '반토막,' 왜?

체크Focus / 조봉환 기자 / 2023-05-17 17:06:09
高비용와 高금리의 악조건 속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 크게 악화
'반도체쇼크' 삼성 제외해도 큰 폭 하락...원가절감 노력 절실
▲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들의 매출대비 이익률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채선성 악화에 상장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제공>

 

상장기업들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매출이 늘어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하며 채산성이 나빠지고 재무 안정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각종 원자재값 상승에 고임금과 고금리가 겹친 결과로 해석된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돼 매출을 늘리는 데 한계를 보이는 가운데 수익성까지 악화되면서 상장사들마저 먹거리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을들어 이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양상이다. 1분기 코스피, 코스닥할 것없이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상 초유의 부진의 늪에 빠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전력 등 일부 대기업의 부실한 실적이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나머지업체들도 대부분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 영업이익·순이익 '반토막'...금융사들만 '나홀로 호조'

코스피 상장사들이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체적으로 19조원에 못미치며 전년대비 60% 가까이 줄어들었다. 코스닥도 예외는 아니어서, 정보기술(IT)과 제조업 동반 부진 여파로 코스닥기업의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이 모두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622개 상장사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18조84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무려 57.68%(25조6천779억원)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역시 25조1657억원으로 52.75%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은 역대 두 번째로 많았던 작년 1분기 50조5105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매출액이 697조3744억원으로 5.69% 증가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이처럼 코스피 상장사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엔 영업이익은 56.76%, 순이익은 81.45% 감소했다. 이에 따라 매출대비 영업이익률은 3.61%, 순이익률 2.70%로 각각 작년 동기보다 대폭 낮아졌다.


'반도체 혹한기'의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코스피 상장사의 1분기 실적은 저조했다. 연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8.8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7.34%, 47.98% 급감했다.


삼성전자와 1분기에 4조9천억원의 순손실을 낸 한전을 빼고 집계한 코스피 상장사 연결 매출은 612조350억원으로 8.22% 늘어났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0조7031억원, 22조179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4.57%, 43.31% 감소했다.

■ 증권사 이익증가폭 1위...코스닥도 큰 폭 이익률 하락

수익성 악화는 재무구조 악화로 귀결됐다. 코스피 상장사의 재무상황은 연결 부채비율이 1분기 말 기준 평균 114.85%로 작년 말보다 2.2%포인트 높아졌다.


연결 재무제표 분석 대상 622개사 중에서 순이익 흑자를 거둔 기업은 총 470곳(75.56%)으로 작년 1분기보다 19곳 감소했다. 1분기 연결 기준 적자를 낸 상장사는 152곳으로 전체의 24.44%를 차지했다.


반면 코스피 상장 금융회사들은 고금리 수혜를 보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금융사들은 1분기에 호전된 실적을 거두면서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업종 42개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조3103억원과 11조6987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에 비해 9.57%, 10.94% 늘어났다.


업종별 순이익 규모는 금융지주 6조495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보험 2조9874억원, 증권 1조2659억원, 은행 7266억원 등의 순이었다. 순이익 증가폭은 증권이 41.98%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보험(19.25%), 은행(12.26%), 금융지주(3.86%)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 상장사들 역시 1분기에 성장성·수익성·재무 안정성 모두 나빠졌다. 코스닥 상장사 1115곳의 연결기준 1분기 매출액은 67조636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조4902억원과 2조4950억원으로 각각 42.2%, 26.3% 줄었다. 코스피기업 못지않는 부진한 성적표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 역시 각각 3.2%포인트, 1.7%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정보기술(IT) 산업과 제조업 코스닥 상장사 수익성 악화가 눈에띄었다. 이들 업종은 영업이익이 각각 86.0%, 25.5%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률이 각각 1.1%, 4.2%에 그쳤다.

■ 기업 스스로 원가절감과 고부가 중심 사업구조개편 절실 

문제는 전 세계 경기 부진 여파로 상장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높은 금리와 물가로 생산 비용 부담이 커져 기업들이 이중고를 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여파는 최소 2분기까지 이어져 연간 실적도 역성장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반도체 혹한기가 2분기까지 계속될 것이란 점도 2분기 상장사들의 수익성 악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실적이 2분기에 더 나빠져 상장사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제약·바이오 등 일부 업종의 선발기업을 제외하고 그동안 이익을 많이 낸 반도체와 자동차업체의 실적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연속 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자동차기업도 2분기에 정점을 찍고 하반기부터 재무 부담에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중론이다.


한가지 변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감산효과에 힘입어 반도체 공급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 감산효과가 언제쯤 구체적으로 나타날 지에 대해선 전문가에 따라 예상시점이 다르긴 하지만, 3분기부터는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이 반도체 감산에 들어갔고, 계절적으로 반기 말에 판매를 늘려 1분기보다 실적이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며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상장기업의 가치평가가 매출보다는 수익률을 중시하는 구조에서 코스피와 코스닥기업의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이 급감한다는 것은 해당기업은 물론 증시전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것"이라며 "기업들의 원가절감과 고부가제품 위주의 사업구조 변화 외에 세제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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