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지는 금융권 유리천장… “女 CEO 늘려면 인재풀 확대해야”

산업 / 김자혜 / 2024-03-11 17:05:14
금융당국, 지배구조 모범관행 발표에 너도나도 앞다퉈 여성 사외이사 늘려
여성 CEO 늘지만, 본격적 확대는 아직…“임원 이하 직급서 여성 수장 필요”
▲ (왼쪽부터) 윤심 전 삼성SDS부사장, 원숙연 하나지주 사외이사, 이은주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박선영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사진=각사 취합>

 

금융권에서 여성 사외이사·대표이사 선임이 잇따르면서 유리천장이 한층 얇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주문한 사외이사 수·다양성 확대에 부응하기 위한 행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임원급 이하 여성 인재가 상대적으로 적어 이들이 여성 CEO로 성장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신한·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신임 사외이사에 여성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신한지주는 송성주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를 신규 선임했다. 송 사외이사의 합류로 신한지주의 여성 사외이사는 재선임된 윤재원 이사, 김조설 이사를 포함해 총 3명까지 늘어난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각각 사외이사 후보에 추천했다. 앞서 우리금융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된 송수영 이사가 임기를 마쳤고 박선영, 이은주 이사가 합류하면서 전체 인원은 7명으로 늘었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달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해 기존의 원숙연 사외이사와 함께 여성이사 2명 체제를 갖췄다.
 

금융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지난해에는 여성 사외이사 비율을 42.9%까지 늘린 KB금융지주는 계열 KB국민은행에서도 여성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신임 사외이사 후보에 이정숙 전 동부지검 상임조정위원을 추천했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여성 사외이사를 늘리는 것은 금융당국의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은행 지주 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을 발표하고 사외이사 1명이 최대 3대 위원회를 겸하고 이사 수도 늘리도록 했다. 특히 전체 이사 중 여성이사 비중이 12%로 젠더 다양성이 크게 미흡하다는 지적도 따랐다. 이에 지주들이 새롭게 비율을 늘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지주에서 사외이사를 늘리는 한편 금융권에서는 여성 CEO도 늘어나고 있다.
 

토스뱅크는 홍민택 초기 행장의 후임으로 이은미 전 대구은행 경영기획본부장을 내정했다. KB금융지주의 자회사 KB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서혜자 대표를 출범 이후 첫 여성 수장으로 뽑았다.
 

이밖에 유명순 씨티은행장이 지난해 연임하면서 자리매김했고 강신숙 Sh수협은행장도 2022년부터 첫 여성 수협은행장을 맡고 있다.
 

이처럼 금융지주와 은행 등 금융권 대표 업권이 여성 CEO를 늘리고 있지만 앞서 인재자원이 남성에 치우쳐 있어 임원 이하 직급의 여성인재가 확대될 때까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은행권에서 40여 년간 경력을 쌓아온 조용병 은행연합회장도 이러한 실정에 공감하고 있다.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조 회장은 “은행권은 의사결정에 남성들이 주가 되는 흑역사가 있다”라며 “여성 인재풀(자원)을 어떻게 양성하냐에 따라 달려있고 각 은행별 여성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 직급으로 내려갈수록 여성 수장이 많아 향후 인재풀(자원)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자혜
김자혜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김자혜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4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5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