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강대강리뷰] 상반기 야심작 ‘붉은사막’, 압도적 스케일에도 피로감 선명

황 기자의 대강대강리뷰 / 황세림 기자 / 2026-03-23 16:48:23
출시 첫날 200만장 판매… 스팀 동시접속 최고 23만9000명대 기록
그래픽·사운드·상호작용 강점, 서사·퍼즐·조작 적응은 호불호 갈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펄어비스가 개발·서비스한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붉은사막’이 지난 20일 정식 출시됐다. 한국 게임 최초로 출시 첫날 글로벌 판매량 200만장을 넘겼고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 수도 23만9000명대로 집계됐다. 초반 흥행 지표만 보면 기대작다운 출발이다.
 

▲ 대륙 규모가 엄청난 만큼 이동거리도 어마어마하다/이미지=인게임 캡처

직접 플레이해 보면 가장 먼저 체감되는 것은 시청각 완성도다. 그래픽과 사운드는 말할 것 없이 웅장하고 장면 연출은 이용자를 거대한 세계 안으로 끌어들인다. 동물을 쓰다듬거나 NPC(게임 내 캐릭터)를 건드려 소동을 만들고, 현상수배 상태가 되는 식의 상호작용도 눈길을 끈다. 세계를 단순 배경이 아닌 만질 수 있는 공간처럼 보이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다만 초반 리듬은 액션 어드벤터라기보다 스토리에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느껴졌다. 조작에 익숙해질 만하면 스토리 애니메이션으로 이어지고 이동과 설명이 반복되는 흐름이 잦다. 세계관 자체가 여러 결을 한꺼번에 섞어놓은 느낌이라 집중을 조금만 놓치면 따라가기 버거워지는 순간도 있었다.

◆ 어비스 이후 퍼즐 부담, 생각보다 강한 메인 퀘스트 의존도
 
▲ 요리하는 모션/이미지=인게임 캡처

 

초반부 전투의 진입 장벽은 아주 높지 않았다. 음식으로 체력을 보충하며 대응하면 액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 입장에서도 버틸 만한 수준이다. 오히려 어비스 이후 퍼즐 구간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단순히 장치를 찾고 순서를 맞추는 수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작 정확도까지 요구하는 구간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정타’를 사용해 벽면을 맞추는 퍼즐에서는 의도한 지점이 아닌 오른쪽 벽을 치는 일이 반복됐다. 가운데를 겨냥해도 계속 오른쪽 벽이 맞춰지는 식이라 퍼즐 자체를 푼다기보다 판정과 조작에 먼저 발목이 잡히는 느낌이 더 컸다. 난도가 아주 높다기보다 불필요하게 시간을 붙드는 구간에 가까웠다.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갑자기 팔씨름과 굴뚝 청소 같은 미니게임이 끼어드는 부분도 비슷했다. 세계를 다채롭게 만드는 장치로 읽히지만 실제로는 몰입을 이어가기보다 흐름을 끊는 순간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런 요소가 쌓이며 튜토리얼이 생각보다 길고 피로하게 느껴졌다.

 

자유도 역시 기대와 다소 온도 차가 있었다. 출시 이전부터 자유도 높은 광활한 오픈월드로 소개됐지만 실제 체감은 메인 퀘스트 중심 동선이 더 강했다. 대륙 규모는 어마어마하지만 곧바로 자유 탐험의 재미가 넓게 열리는 구조라기보다는 퀘스트와 길을 따라가는 편이 더 자연스럽게 작동한다.  

 

▲ 새로운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웅장함과 묘한 긴장감이 느껴진다/이미지=인게임 캡처

붉은사막은 플레이 도중 쌓이는 피로가 누적되는 순간이 적지 않았지만 막상 게임을 끄고 나면 다시 접속하고 싶은 생각을 남기는 작품이었다. 물론 퍼즐과 조작 적응을 먼저 통과해야 즐길 수 있는 게임이긴 하다.

조작 불편은 패치로 손볼 수 있는 영역이다. 반면 서사와 진행 리듬의 문제는 더 오래 평가에 남을 가능성이 있다. 붉은사막이 앞으로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는 결국 긴 초반 적응 구간을 감수할 만큼 이야기와 플레이 흐름이 충분한 보상을 주느냐에 달려 있어 보인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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