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부당합병’ 이재용 징역 5년 구형…“韓 최고 기업 삼성의 행태 참담”

산업 / 김남규 / 2023-11-17 16:42:57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징역 5년에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의사 결정권자로서, 실질적 이익이 귀속된 점을 고려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과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에게는 각각 징역 4년 6개월에 벌금 5억원을,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우리 사회는 이미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등으로 삼성의 세금 없는 경영권 승계 방식을 봤다”며 “삼성은 다시금 이 사건에서 공짜 경영권 승계를 시도했고 성공시켰다”고 운을 뗐다.

이어 “피고인들은 합병 목적이 경영권 승계가 아니라 신성장 동력 확보라고 설명하지만, 사후적으로 만든 명분에 불과하다”며 “합병은 양사 자체 결정으로 6조원의 시너지가 있다고 홍보했지만, 이미 미전실은 합병 준비를 계획 중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기업집단의 지배주주가 사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구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하고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라며 “우리 사회 구성원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는데 1등 기업인 삼성에 의해 무너진 역설적 상황이 펼쳐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나라 최고 기업집단인 삼성이 이런 행태를 범해 참담하다. 만약 피고인들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앞으로 지배주주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위법·편법을 동원해 이익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며 “사건 판결은 앞으로 재벌 구조 개편의 기준점이 될 것이다. 부디 우리 자본시장이 투명하고 공정한 방향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 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회장은 합병 후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키웠다.

검찰은 합병 과정에서 삼성 미전실이 조직적으로 제일모직 주가는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는 작업을 했고, 이 과정에서 ▲거짓 정보 유포 ▲주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주요 주주 매수 ▲국민연금 불법 로비 ▲자사주 집중 매입 등의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미전실의 이러한 작업 결과로 삼성물산은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게 됐고, 결국 투자자들의 손해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 등은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2015년 합병 후 회계처리에서 자산 4조5000억원 상당을 과다 계상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의 징역 5년 구형에 삼성전자 측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회장이 합병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미전실이 진행한 것이라는 일관된 주장을 해온 만큼, 집행유예가 가능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예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재용 회장에 대한 1심 결과는 내년 초쯤 나올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남규 기자 ngki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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