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북미 첫 수출… ‘전력망 슈퍼사이클’ 탑승

산업 / 이강민 / 2025-10-13 16:41:19
가스터빈 종주국 미국 시장 진입…한국형 터빈의 글로벌 도전
▲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하고 제작한 380MW급 가스터빈 제품/사진=두산에너빌리티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세계 전력망 시장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가운데, 최근 두산에너빌리티가 국산 기술로 개발한 대형 가스터빈을 미국에 수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계약은 미국의 대형 IT 기업이 추진하는 데이터센터용 전력 공급 프로젝트로, 두산은 380MW급 H+클래스 가스터빈 2기를 공급한다. 가스터빈의 종주국인 미국에 국산 제품이 처음으로 진입한 사례로, 두산은 단순 기자재 수출이 아닌 발전기기와 유지보수를 아우르는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현지 정비법인 ‘DTS(Doosan Turbomachinery Services)’를 통해 사후 관리와 기술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며 시장 신뢰 확보에도 나선다.

10년 개발 결실, 내수 실증에서 상용화로

두산의 가스터빈 개발은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에서 출발했다. 6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2019년 270MW급 H클래스(DGT6-300H S1) 모델을 완성하면서 한국은 미국·독일·일본·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 가스터빈 기술 보유국이 됐다. 이후 2024년에는 380MW급 H+클래스(S2) 모델의 정격부하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발전 효율 63%를 달성했다.

해당 모델은 기동 시간이 12분에 불과하고 분당 50MW의 부하 증가가 가능해, 전력 수요 변동이 큰 데이터센터나 재생에너지 보완 발전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은 이미 50% 수소 혼소 운전 기술을 확보했으며, 2027에서 2028년 사이에는 100% 수소 전소가 가능한 터빈도 상용화할 계획이다.

두산의 가스터빈은 2022년 김포열병합발전소 실증을 시작으로 성능과 신뢰성을 입증했다. 이후 보령신복합(중부발전), 안동복합 2호기(남부발전), 여수천연가스발전(서부발전) 등으로 공급이 확대되며 국내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상용 단계에 진입했다.

정부는 노후 석탄화력 대체와 LNG 복합발전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국산 가스터빈의 시장 점유율은 향후 더 높아질 전망이다. 두산은 2030년까지 국내 신규 복합발전 수요 중 30% 이상을 자사 제품으로 충당하고, 이를 통해 10조원 규모의 수입 대체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에너지 포트폴리오 확장, 전력망 생태계 중심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력·가스터빈·담수·풍력·연료전지 등 5대 에너지 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신한울 3·4호기와 이집트 엘다바 원전을 포함한 원전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확장하고, 풍력 분야에서는 8MW 해상풍력 발전시스템 국제 형식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연료전지 자회사 두산퓨얼셀을 통해 청정수소 발전의무화제도(CHPS)에 대응하며, 수소 연료 기반 발전 생태계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2024년 정관에 항공엔진 제작 사업을 추가하며, 가스터빈 기술을 항공 추진체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했다.

회사는 2025년까지 가스터빈 사업을 연매출 3조원 규모로 육성하고, 원전·풍력·연료전지와의 포트폴리오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밸류체인의 중추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 수출은 단순한 계약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10여 년간의 기술 축적을 통해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한 첫 사례이며, 국내 산업 생태계가 자체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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