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강력한 견제와 제재에도 불구, 중국과 러시아가 '어디 해볼 테면 해보라'란 식으로 강 대 강으로 맞대응하고 있는 그 밑바탕엔 두 나라가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할만한 파괴력을 가진 자원과 광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보탠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외국과 문호를 걸어 잠가도 자국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큰 내수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14억 인구의 중국은 내수 자체가 유럽과 북미에 버금가는 거대 시장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점으로 전 세계에 강하게 불어닥치고 있는 공급망의 재편과 새로운 개념의 자국 산업 위주의 보호주의나 국수주의 정책이 판을 치는 상황엔 강한 내수 기반을 갖춘 국가가 경쟁우위에 설 수 있다. 내수 기반의 근간은 결국 생산과 소비의 주체인 사람이다. 경제 규모도, 1인당 GDP도 중요한 지표이지만 내수 기반을 핵심은 인구수라는 뜻이다.
경제학자들은 통상적으로 수출이 막혀도 내수 기반을 토대로 안정적으로 성장하며 잘 살아갈 수 있는 최저 인구수를 1억 명으로 보고 있다. 인구수가 1억 명만 되면 자급자족의 기반을 갖출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과 러시아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 경제를 주무르고 있는 미국, 일본 등 경제 대국들은 모두 1억 명 이상의 인구수를 자랑한다. 유럽은 1억 명 이상의 국가가 한 곳도 없지만, 나토와 EU라는 거대한 공동운명체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세계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복합위기 속에 빠진 작금의 현실에서 인구수는 중요한 내수 기반이자 국가자산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인구수 5100만 명대에서 심한 정체의 늪에 빠진 우리의 현실은 어떤 면에선 암울할 수밖에 없다. 취약한 내수 기반 때문에 우리나라는 높은 수출의존도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력과 중국, 러시아 간의 신냉전 분위기가 고조할수록 우리의 생존이 달린 수출 환경은 갈수록 악화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해 대한민국 총 인구수는 정부 수립 이후 처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총인구는 5173만8천명이다. 1년 전보다 무려 9만1천명이 줄었다. 중소 도시 한 개 정도가 사라진 셈이다. 총인구의 감소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듬해인 1949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무려 72년 만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전 세계에서 인구증가율이 가장 낮은 국가란 오명을 썼는데, 이젠 아예 인구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 ▲ 인구의 날인 지난 7월11일 서울 시내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어르신들이 식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평균 수명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도 인구수가 감소한다는 것은 그만큼 출산율이 저조하다는 얘기이다. 이는 또 고령층이 급증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수는 870만70천명으로 1년 만에 5.1% 증가했다. 85세 이상 초고령자 비중도 전체에서 10%대를 넘어섰다. 이에 반해 15∼64세의 생산연령인구 수는 3694만4천명으로 0.9% 감소했다. 총인구 대비 고령 인구 비중은 16.8%까지 치솟았다. 이런 추세라면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이 가속화는 불 보듯 뻔하고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도 명약관화하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20~2070년)는 이러한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2020년부터 향후 10년간 생산연령인구는 357만명 줄고 2070년에는 1737만명 수준으로 현재의 절반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2070년에는 노년층 비중이 46.4%로 생산인구(46.1%)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생산연령인구의 급감은 국가적인 생산성 저하로 귀결돼 결국 국가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중요한 위협요인이다.
사상 첫 인구감소라는 국가적 대 위기에 대응키 위해 일각에선 정년 연장의 필요성 등 다양한 정책적 제안이 나오고 있다. 이는 꽤 중요한 사안이다. 또 시급히 논의해야 할 문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줄어드는 인구를 다시 반등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사실이다. 범정부 차원에서 결혼과 출산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작금의 경제위기 해결에 쫓겨 72년만의 인구감소 문제를 그냥 그러려니 덮고 넘어가기엔 사안이 너무 위중하고 심각해 보인다.
토요경제 / 이중배 산업에디터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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