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불확실성 커진 게임사들…주주환원으로 신뢰 방어 나섰다

IT·플랫폼 / 황세림 기자 / 2026-06-18 17:11:18
크래프톤·펄어비스·넷마블·컴투스, 배당·자사주 소각 확대…실적 개선과 주가 방어 사이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형 AI가 제작한 이미지 [토요경제]

 

신작 한 편의 흥행 여부가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게임업계에서 주요 게임사들이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카드를 잇달아 꺼내고 있다. 차기 성장동력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주환원 확대가 투자심리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쓰이는 모습이다.

같은 주주환원 정책이라도 배경은 다르다. 크래프톤은 역대 최대 실적과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환원 규모를 확대했다. 컴투스는 수익성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도 기존 환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펄어비스와 넷마블은 신작 성과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환원책을 내놨지만, 후속작 성과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성격도 함께 거론된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현금배당 3000억원과 자사주 취득·소각 7000억원 이상 등 총 1조원 이상을 주주환원에 투입한다. 2023~2025년 집행한 6930억원보다 44% 이상 늘어난 규모다.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3714억원, 영업이익 561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이 안정적인 수익을 이어가면서 대규모 환원을 뒷받침했다. 이사회에서 확정한 3개년 계획을 단계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점도 현재 실적과 현금 창출력에 기반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다만 배틀그라운드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크래프톤은 20개 이상의 신작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기존 IP를 이을 대형 흥행작의 성과는 아직 더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환원책은 실적 성과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조치인 동시에 차기작 성과가 확인되기 전 투자자 우려를 낮추는 장치로 해석된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최근 3개년 주주환원 정책 실행 경험과 주주·투자자 의견을 바탕으로 신규 정책을 수립했다”며 “이사회 의결로 확정한 계획을 단계적으로 이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컴투스는 다른 상황에 놓여 있다. 회사는 직전연도 별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의 40~60%를 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주당 1300원, 총 149억원을 배당했으며 지난 1월에는 발행주식의 5.1%에 해당하는 자사주 64만6442주를 소각했다.

그러나 실적 회복은 아직 제한적이다. 컴투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1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은 약 80억원 수준으로 적자 전환했다. 신작 출시와 연구개발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적 반등을 이끌 대형 흥행작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영업이익 규모가 제한적이고 순손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환원 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컴투스의 주주환원은 실적 자신감보다 투자심리 안정과 시장 신뢰 회복에 무게가 실린 정책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수년간 이어온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의 연장선이라는 입장이다.

펄어비스는 신작 성과를 환원으로 연결한 사례다. 회사는 지난 9일 창사 후 처음으로 배당정책을 발표했다. 매년 100억원과 당기순이익의 10% 중 큰 금액을 배당하고, 보유 자사주의 절반인 140만3945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하반기에는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도 매입할 계획이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흥행으로 올해 1분기 매출 3285억원, 영업이익 2121억원을 기록했다. 첫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필요한 재원은 마련된 셈이다. 다만 후속작인 ‘도깨비’와 ‘플랜8’의 출시 시점과 상업적 성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환원책은 신작 흥행 성과를 주주와 나누는 조치인 동시에 후속작 성과가 확인되기 전 투자자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볼 수 있다.

넷마블은 실적 회복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범위를 넓힌 사례다. 넷마블은 2018년부터 지배주주순이익의 최대 30% 범위에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진행해왔다. 회사는 2024년 흑자 전환 이후 실적 성장세가 이어진 점을 고려해 2026~2028년 주주환원율을 최대 40% 범위로 확대했다.

넷마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525억원으로 전년보다 늘었고, 올해 1분기에도 매출 6517억원과 영업이익 53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1분기 당기순이익 2109억원에는 보유자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손익이 반영됐다.

올해 하반기에는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이블베인’, ‘프로젝트 이지스’ 등 신작이 예정돼 있다. 실적 회복 흐름은 나타났지만 향후 성장세가 다시 신작 흥행에 좌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환원 기준 제시는 투자자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조치로도 볼 수 있다.

게임사들의 주주환원 확대는 실적 개선 성과를 나누는 수단인 동시에 신작 성과에 따라 기업가치가 크게 흔들리는 업종 특성을 보여준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은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보완할 수 있다. 다만 장기적인 기업가치 회복 여부는 예정된 신작의 출시와 흥행 성과가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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