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中 갈륨·게르마늄 무기화...韓반도체업계 문제없나

체크Focus / 최영준 기자 / 2023-07-04 16:08:48
中상무부·해관총서, 내달 1일부터 갈륨 등 일부 수출통제
화합물 형태로 반도체 등에 사용...중국 세계 최대 생산국
정부·업계 사태 예의주시...희토류 전반 확산 가능성 우려
▲중국이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갈륨 및 게르마늄계 금속과 화합물에 대해 수출통제에 들어가 관련업계가 바싹 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첨단기술패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희토류에 이어 갈륨, 게르마늄 등 반도체 등에 사용되는 희귀금속에 대한 수출통제에 나서 국내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이른바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공세에 맞선 중국이 희귀금속의 무기화를 통해 맞불을 놓은 것인데, 그 불똥이 국내 반도체업계에 튀지않을까 걱정이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내 반도체 업계는 즉각 중국의 이번 조처가 미칠 영향 분석에 착수했다. 업계는 일단 해당 금속의 재고량이 충분해 반도체 등 관련 제품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골이 깊어지고 있는 미-중 갈등 구조 속에서 중국의 수출 규제가 희토류 전반과 다른 희귀금속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 中, 갈륨·게르마늄 전세계 공급량의 90% 안팎 독점

4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3일 성명을 통해 다음달 1일부터 갈륨, 게르마늄과 그들의 화합물을 수출 통제 대상이 포함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상무부는 “국가 안전과 이익 보호를 위해 국무원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수출 통제일까지 한 달 도 채 안남은 상황에 전격적으로 시행을 결정한 것은 미국을 직접 겨냥한 조치로 읽힌다.


중국의 첨단 반도체 굴기를 차단하겠다는 미국의 압박에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는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다시말해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 중국 반도체수출 통제 강화에 맞불 전략으로 맞선 것이란 얘기다.


중국 상무부가 이번에 제시한 수출 통제 대상 품목들이 전부 반도체에 사용되는 갈륨 및 게르마늄과 관련 화합물로 구성된 것이 이를 여과없이 방증한다.


특히 이들 품목은 중국이 세계 최대의 생산국이자 공급망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 관련 세계 공급량의 각각 94%, 83%를 차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금속갈륨, 질화갈륨, 산화갈륨, 인화갈륨, 갈륨비소(비화갈륨), 셀레늄화갈륨(셀렌화갈륨), 안티몬화갈륨 등 갈륨 및 화합물 7개와 금속게르마늄, 게르마늄잉곳, 인게르마늄아연, 게르마늄외연성장기판, 이산화게르마늄, 사염화게르마늄 등 게르마늄계 6개 등을 포함, 총 30개 품목이 수출 통제 대상이다.


이들 품목을 중국 밖으로 반출하기 위해선 사전에 반드시 상무부와 해관총서(관세청)의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다. 특히 수출업자들은 해외 구매자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보고해야 한다. 결국 중국정부의 입맛에 따라 수출국을 선택하겠다는 뜻과 진배없다.


갈륨 금속의 용도는 그리 많지 않고 대부분의 반도체, LED산업에 혼합물 형태로 주로 사용된다. 규소에 첨가하거나 비소갈륨(III)(GaAs)화합물이나 질소갈륨(III)(GaN)화합물을 생산하는 데 쓰인다. 게르마늄 역시 규소 혼합물로 반도체 등에 들어간다. 태양광 패널, 레이저, 야간 고글 등에도 쓰이지만 그 양이 많지는 않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기술패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중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화하면서 그 불똥이 국내 반도체업계 튀지 않을까 우려된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희귀금속 전반 확대 우려...공급망 다변화 적극 나서야

희토류 강국 중국이 갈륨 및 게르마늄계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섬에 따라 이 제품의 사용량이 많은 대표적인 국가중 하나인 국내 관련업체들이 긴급 사태파악에 나서는 등 바싹 긴장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일단 갈륨, 게르마늄계 금속이 국내 반도체 업계가 직접 사용하는 소재가 아니라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생산에 미칠 영향을 확인 중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태양광 업계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해당 소재가 태양광셀에 소량 사용되지만 모듈 공정에서 엄청난 영향력이 있지는 않아 중국의 수출 통제로 인한 파장이 매우 제한적이지만,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등 첨단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수출 규제가 희귀금속과 희토류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점이다. 실제 업계 일각에선 중국이 다른 희귀금속 공급 통제 카드도 조만간 내놓을 가능성을 높게 본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은 미국의 디커플링 공세에 맞서 지난 5월 21일 미국의 간판 메모리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의 제품이 심각한 보안 위험을 초래한다며 관련 제품의 제한적 구매 중지 조치를 내린데 이어, 이번에 갈륨·게르마늄 통제라는 추가 공세에 나서며 번발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갈륨, 게르마늄계는 물론 희토류와 희귀금속 전반에 대한 수입선다변화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지적한다. 중국 외에 독일, 카자흐스탄 등 희귀금속 생산국들을 대상으로 수입선을 넓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한다는 것이다.


희귀 금속의 재활용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늘려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폐가전이나 폐통신기기에 쓰인 반도체에서 희귀금속을 회수하는 재활용하는 기술을 최근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옐런 미 재무장관의 중국 방문 직전에 꺼낸 것은 미국의 디리스킹에 대한 태도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속내가 담긴 것일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쉽게 풀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희소가치가 높은 금속을 중심으로 세계 자원전쟁이 확산하고 있어, 정부와 업계가 합심해 희귀금속의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야야한다"고 조언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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