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먹구름 낀 하반기 韓경제, 정치권부터 각성해야

기자수첩 / 조봉환 기자 / 2022-07-03 15:58:29

▲ 토요경제 조봉환 발행인

 

요즘 산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바닥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갯속이란 얘기다. 경제 위기의 가장 심할 때는 바닥이 어디인지 모를 때이다. 그만큼 온갖 악재들이 언제쯤 사그러들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것도 대부분 막강한 위력을 내는 초대형 태풍급이다. 한 두 가지 대형 악재만 있어도 경제 상황이 어려운 데, 하나하나 열거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은 위기가 복합적으로 닥치다 보니 하반기에 경제가 더 악화할까 걱정이다.


무엇보다 IMF와 금융위기의 기억까지 소환할 정도로 극에 달한 천정부지 물가가 언제쯤 떨어질까 전망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지난 5월 5%대를 넘어선 물가는 6월엔 6%를 돌파할 것이 거의 기정사실화됐다. 물가의 급등으로 가계 가처분소득 뿐만 아니라 실질소득의 감소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또다시 경기침체가 악순환, 스태그플레이션의 늪 속으로 빨려들 수 있다. 봉급자들은 “월급 빼곤 다 올랐다”고 아우성치고 자영업자들은 경기침체에 원가상승과 고금리가 겹쳐 “아예 가게를 때려치우는 게 낫다”며 볼멘소리다.

각종 원자재 파동을 야기하며 세계 경제를 쑥대밭으로 만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갈수록 확전 양상이다. 미국과 유럽의 첨단 무기를 지원받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거세지자 러시아가 공세 수위를 높이는 등 좀처럼 종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세계적인 자원 강국인 두 나라의 전쟁이 길어진다는 것은 석유, 가스, 석탄, 곡물 등 에너지 및 식량 수급에 전 세계가 고통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자원과 곡물 수입 비중이 큰 우리 경제엔 그야말로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고 있는 양상이다.

금융시장도 불안하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대대적으로 인상, 한-미 간 기준금리의 역전 현상이 현실화하자 가뜩이나 강한 달러는 이제 ‘킹달러’로 불리고 있다. 연준은 이미 기준금리를 0.75%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빅스텝)을 계속한다고 예고했다.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자니 가계와 기업부담이 커지고, 그냥 두자니 해외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니 금융당국의 고민은 깊어진다.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자본시장 전체에 불안 심리가 고조돼 경제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치게 마련이다. 특히 침체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증시 부진은 앞으로 오랜 기간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게 뻔하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수출이다. 무역적자는 계속 늘고 있지만, 수출이 비교적 선전을 거듭하며 적자 폭을 줄이고 있다. 다만, 대표적인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냉각되고 있는 점은 걱정이다. 만에 하나 반도체마저 전문가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수요 가격이 주저앉는다면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심각한 국면에 빠질 공산이 크다.

상황이 이렇게 긴박하게 흘러가고 있음에도 여전히 정치권은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팀이 “우리 경제가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미증유의 복합위기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자인하며 경제회복에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마치 민생과 경제는 안중에도 없는 듯 서로를 물어뜯는 정쟁만 일삼고 있다. 여기에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심한 내홍까지 겪으며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작금의 경제 위기는 여러 원인에서 비롯된 말 그대로 복합위기다. 정부의 노력만으로 이 위기를 돌파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위기탈출을 위해서는 정치권의 전폭적인 지원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며 금세 폭풍우라도 쏟아부을 듯한 한국경제를 위기에서 건져내는 일은 정치권의 각성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토요경제 / 조봉환 발행인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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