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번호이동 50만원 주나요?”… “전달 받은 바 없다” 혼선 가중

산업 / 최영준 / 2024-03-14 15:48:57
▲ 휴대폰 판매점 전경 <사진=최영준 기자>

 

오늘(14일)부터 소비자들이 가입한 이동통신사를 변경하면 최대 50만원까지의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현장의 미흡한 준비로 소비자들이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리점들이 그동안 알음알음 지급했던 지원금을 떳떳하게 내걸고 영업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아직 통신사들이 타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적극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제도 시행 첫날인 이날 이통 3사 모두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3일 전체회의에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최대 50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통과시켰다.

이통 3사가 타사 고객 유치전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신규 스마트폰 출시 등의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점을 주 원인으로 꼽았다. 지원금은 결국 통신사가 지급해야 하므로 갑자기 지원금을 올려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대리점에 각각 방문해 지원금 현황을 문의한 결과 각 사 대리점주들은 “아직까지는 번호이동 지원금을 어떻게 지급할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답했다.

또 다른 대리점 관계자는 ‘번호이동 지원금 시행령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 같냐’는 물음에 “단통법 시행 이전에는 인터넷·TV 결합상품 등으로 가족들의 모바일 회선이 엮일 일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번호이동 지원금이 오르면 통신사를 변경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당시에는 지원금이 실적에 큰 도움이 됐지만, 지금은 지원금을 높여도 예전만큼 번호이동을 하려는 고객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통신업계 관계자의 답변도 비슷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오늘 단통법 개정됨과 동시에 전환지원금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전산개발 등 제반 인프라 준비가 아직 미흡한 관계로 미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통 3사가 동시에 시행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장에 시행하지 않더라고 1분기 집계가 마무리되기 전에 가입자 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인프라 등이 준비되면 곧 시행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다만 아직은 좀 기다려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번호이동에만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 정책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통신사의 마케팅 비용이 번호이동 고객에게로 집중돼 상대적으로 신규가입자와 기기변경을 하는 고객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이번 시행령이 영세한 알뜰폰 업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실제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에서는 지난 8일 방통위에 제출한 반대 의견서를 통해 “이통 3사의 과점 구조가 더 강화돼 알뜰폰 사업자들의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그간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알뜰폰 사업이 고사될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번호이동 지원금으로 책정된 50만원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면서 “이용자의 전환 비용 분석을 거쳐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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