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상풍력 2038년 40.7GW 목표…SK·한화·HD현대·두산 경쟁 가속화

산업 / 이강민 / 2025-08-28 15:35:39
해상풍력 촉진법 이후, 공급망 내재화 경쟁 가속화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정부가 2025년 해상풍력 촉진법을 통과시키면서 인허가 절차가 간소화되고, 정부 지정 해역을 중심으로 한 경쟁입찰이 정례화됐다.


가격 경쟁뿐만 아니라 국산화율, 지역사회 기여, 환경 대응 같은 비가격 요소가 반영되면서, 기업들은 단순한 사업권 확보를 넘어 공급망 내재화를 중요한 전략으로 삼고 있다. 2030년 18.3GW, 2038년 40.7GW라는 국가 목표를 향해 주요 그룹들의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 전남해상풍력 1단지 사업 개요 인포그래픽 <사진=SK이노베이션 E&S>
 
◆ SK, 전남 해상풍력 1단지 상업 운전과 공급망 내재화

SK E&S는 올해 5월 덴마크 CIP와 함께 96MW 규모의 전남 해상풍력 1단지를 상업운전에 성공시켰다. 국내 최초 민간 주도 대규모 해상풍력이자, 무소구 프로젝트 파이낸싱(Non-recourse PF)으로 자금을 조달한 첫 사례다. 약 9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으며, 연간 24만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기대된다.

무소구 PF란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에도 금융기관이 사업주 개인이나 모기업의 자산에는 책임을 묻지 못하고, 프로젝트 자체의 수익만으로 상환하는 방식이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해상풍력에서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리스크를 투자자와 분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SK는 현재 2027~2031년 준공 목표로 각각 399MW 규모의 전남 해상풍력 2·3단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고, 울산 앞바다의 1.5GW 부유식 프로젝트에도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참여하고 있다.


또한 자회사 SK오션플랜트는 지난 6월 532MW 규모의 안마 해상풍력에 투입될 38기 재킷 하부구조물을 3834억원 규모로 수주하며 공급망 내재화 성과를 보여줬다. 금융·개발·공급망을 한데 묶는 통합 모델을 구축해 입찰 경쟁력과 실행력을 동시에 잡고 있다는 평가다.
 

▲ 한화오션의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이 진수되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 한화오션·현대건설, EPC 원팀과 WTIV를 통한 실행력 강화

한화오션과 현대건설은 8월 390MW 규모의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을 시작으로 공동 EPC 수행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EPC는 설계(Engineering)·조달(Procurement)·시공(Construction)의 약자로, 대형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동안은 설계, 기자재 조달, 시공이 각각 다른 업체에 맡겨져 책임이 분산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두 회사는 이를 하나의 팀으로 묶어 ‘원팀’ 방식으로 수행하기로 했다.

이 방식은 발주처 입장에서 프로젝트 관리가 단순해지고, 예기치 못한 지연이나 비용 증가 가능성을 줄여준다. 사업자에게는 안정적인 공급망과 실행력이 확보되는 효과가 있다. 다시 말해, EPC 원팀은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체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화오션은 초대형 해상풍력 설치선인 WTIV를 국내에서 건조해 2028년 상반기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WTIV(Wind Turbine Installation Vessel)는 해상에서 초대형 풍력 터빈을 설치하는 전용 선박이다. 거대한 규모의 블레이드와 타워를 바다 위에서 조립·설치할 수 있도록 크레인과 특수 구조를 갖추고 있다. 국내 WTIV 확보는 프로젝트 일정 안정성과 국산화 점수 확보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 HD현대중공업이 노르웨이선급(DNV)으로부터 자체 개발한 500MW급 해상변전소(OSS, Offshore Substation) 모델에 대한 국제 설계 검증서(Verification Letter)를 획득했다; 사진 왼쪽부터 네 번째 DNV 신성호 영업 대표, 왼쪽부터 여섯 번째 HD현대중공업 원광식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 <사진=HD현대중공업>

 

◆ HD현대중공업, 해상변전소 국산화와 기자재 포트폴리오 확대

HD현대는 조선·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상풍력 시장에서도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또한 지난 27일, 자체 개발한 500MW급 해상변전소 모델이 노르웨이선급(DNV)으로부터 국제 설계 검증을 받았다고 설명하며, 이 변전소가 14MW급 터빈 35기를 연결할 수 있는 표준 설계이로 국산 기자재를 적극 적용해 입찰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해상변전소(OSS, Offshore Substation)는 해상풍력 단지에서 발생한 전력을 모아 고압으로 변환한 뒤 육상으로 송출하는 핵심 인프라다.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점은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사업자들에게 안정적인 공급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HD현대는 선박·플랜트 분야에서 축적한 대형 해양 구조물 제작 경험을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에 접목하고 있으며 기존 조선업의 강점을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신뢰성 높은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 국제 인증기관 UL로부터 국내 최초로 형식인증을 취득한 두산에너빌리티 10MW 해상풍력발전기 <사진=두산에너빌리티>
 
◆ 두산에너빌리티, 국내 최초 10MW 터빈 인증으로 국산화 무기 확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7월 국내 최초 10MW급 해상풍력발전기(DS205-10MW)가 UL 국제 형식인증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이 모델은 로터 직경 205m, 높이 230m에 달하며, 바람이 약한 한국 해역(6.5m/s)에서도 30% 이상의 이용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두산은 이미 제주 탐라(30MW), 서남해(60MW), 제주 한림(100MW)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이 있고, 협력사 150여 곳과 함께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인증은 기술력 확보를 넘어, 정부 입찰에서 국산 터빈에 주어지는 가산점을 통해 두산의 입찰 경쟁력을 크게 높여준다.

정부는 해상풍력 입찰 시 국산 기자재 사용 비율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한다. 국산 터빈은 단순한 장비를 넘어, 국내 공급망 생태계를 키우고 입찰 경쟁에서 기업들에게 결정적 우위를 제공하는 전략적 자산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에너지 안보 및 전력수요 증가 측면에서 중요한 사업으로 보고 있어 해당 시장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업들이 앞으로 해상풍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국산 공급망, 국산 기자재 활용을 통해 관련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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