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금융 엄단 나선 정부...연동형 최고금리제 등도 검토

토요프리즘 / 이승섭 / 2023-11-11 15:31:53
불법사금융 이용자 늘면서 피해 건수도 3년새 4배 급증
윤 대통령, 불법사금융 엄단 지시…실효적 방안 마련해야
법정최고금리 논쟁 속 연동형 최고금리제 검토 필요성도

최근 불법사금융 이용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패해가 도를 넘어서자 정부가 불법사금융에 대한 엄단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제 “불법사금융을 끝까지 추적해 처단하고 범죄 이익도 남김없이 박탈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어제 불법 사금융업체의 불법 채권 추심을 스토킹범죄처벌법으로 처벌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전례없는 초강경 대응 조치다

이로써 앞으로 불법 사금융업체들의 고리 행위와 악성 추심 행태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연 20%로 한정하고 있는 법정 최고금리에 대한 논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저신용자들의 불법사금융 이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법정최고금리가 연 20%로 제한돼 있는 데다 장기화된 고금리 탓이 크다. 이로 인해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보루나 다름없는 대부업체들이 자금 조달금리가 크게 뛰자 신용대출을 급속히 줄였기 때문이다.

금융 취약계층의 불법 사금융업체 이용을 줄이려면 이들 업체에 대한 엄벌 외 법정최고금리를 시장금리에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서민 대상 정책 금융을 대폭 확대하는 등 보다 실효적 대안 마련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최근 불법사금융 이용자들의 피해가 잇따르자 정부가 엄단에 나섰다. 사진은 거리벽면에 붙여진 불법 대출 광고물 <사진=연합뉴스>

 

◇급증하는 불법 사금융 이용·피해 잇달아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신고된 민원은 2018년 12만5087건에서 2019년 11만5622건으로 줄었다. 이후 2020년 12만8538건, 2021년 14만3907건으로 다시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고금리에 의한 피해는 2018년과 2019년에 각 500건대였으나 2020년 1219건, 2021년에는 2255건으로 늘었다. 3년 만에 4배 가량 폭증한 것이다.

특히나 지인 연락처를 담보로 급전이 필요한 3600명에게 연 5000%의 고리 대출을 하던 일당이 최근 적발됐다. 악성 불법사금융 행위가 만연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불법사금융 피해 커지자 엄벌 나선 정부

불법사금융에 따른 금융 취약게층의 피해가 사라지지 않자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도 엄정 대응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제 ‘불법 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에서 연 5000% 이상의 금리를 물리고 이를 성 착취 등의 방법으로 뜯어내는 불법사금융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법이 정한 추심 방법을 넘어선 대부 계약은 이자뿐 아니라 원금까지 그 자체가 무효이고 불법 사금융 업자를 평생 후회하도록 강력하게 처단하라”고 유관기관에 지시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어제 검찰에 불법 빚 독촉이 반복될 경우 스토킹처벌법을 적극 적용할 것을 지시했다. 법무부는 불법 채권추심 행위 엄정 대응 및 피해자 보호’에 나서기로 했다.

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불법사금융 엄단을 강조한 것은 그만큼 악성 불법사금융으로 인한 패해가 극심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불법사금융 패악이 극성을 부리는 데는

정부가 작년 9월부터 ‘불법사금융 특별단속 기간’ 운영 이후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불법사금융 관련 검거건수는 지난해보다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속 인원은 3.6배, 범죄수익 보전금액은 2.4배 늘었다고 한다. 같은 기간 불법사금융 관련 신고·상담건수도 4만7187건으로 작년 대비 3.8% 늘어났다는 집계다.

 

정부는 서민들의 대출 이자비용을 줄여주고, 대출시장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2020년 법정최고금리를 20%로 인하했다. 그럼에도 취약계층은 여전히 제도권에 비해 이자가 수십 배에 달하는 불법사채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법정최고금리가 2018년에 이어 2021년에도 연달아 인하되면서 연 20%로 묶인 데다 고금리로 인해 조달금리가 올라가자 대부업권조차 신용대출을 줄이고 담보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로 인해 금융 취약계층이 불법사금융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게 됐다.

결국 저신용자를 위해 마련한 법정최고금리 인하 조치가 급격한 고금리 상황 속에 오히려 이들을 옥죄는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저신용자 불법사금융 피해 대책 필요해

물론 정부는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취약계층 대상 불법금웅 행위를 엄단키로 했지만 사실상 이를 근본적으로 없애기는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불법사금융에 대한 처벌 강화도 필요하지만 이들 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취약계층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방안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서민 대상 정책금융과 함께 신용 회복 지원 확대 등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연 20%로 제한돼 있는 법정 최고이자율도 고금리 상황을 감안해 기준금리와 연동해 금리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도 적극 검토할 만하다. 그렇게 되면 취약계층의 대부업체 이용이 상대적으로 늘어나 그만큼 불법사금융을 찾을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토요경제 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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