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신풍제약 사주일가, 납품업체 통해 91억원 횡령

산업 / 양지욱 / 2023-03-15 15:27:36
정원준 대표 불구속 기소 … 납품업체 사장은 누적 부과된 세금 갚지못해 파산 후 사망
검찰, 이 사건은 기업 건전성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깨는 중대범죄에 해당

 검찰이 91억원의 비자금 조성·횡령한 형의를 받는 신풍제약 창업주 아들 장원준 전 대표이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1월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김형석)는 신풍제약 장 대표를 회삿돈 91억원을 횡령하고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비자금 조성 공범인 신풍제약 노춘식(70) 전무는 구속기소하고 비자금 세탹에 관여한 대부업자를 불구속 기소했다. 

▲ 신풍제약이 최근 출시한 신제품

 

장 사장과 노 전무는 2008년 4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신풍제약 창업주인 고(故) 장용택 전 회장과 공모해 납품업체인 성림파이낸스와 원재료 납품가를 부풀리거나 거래한 것처럼 꾸며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91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자사 주식 취득과 생활비 등에 쓴 혐의를 받는다.

또 2016∼2018년까지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신풍제약 재무제표를 거짓으로 작성해 공시한 혐의(외부감사법 위반)도 있다.

지난해 5월 경찰은 노 전무의 57억원 횡령 등 일부 범죄를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그러나 수사가 미흡하다고 보고 재수사를 요청, 사건을 송치받아 직접 보완 수사를 벌였다.

그 결과 경찰이 송치한 혐의 외에 34억원의 비자금을 더 발견했고 이를 조성하는 과정에 장 사장이 깊이 관여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노 전무가 가져온 어음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등 이들의 비자금 조성을 도운 무 등록 대부업체 대표 이모(66)씨와 해당 업체도 대부업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의 추가 수사로 납품업체 성림파이낸스 이사 서모(51)씨와 세무사 양모(59)씨는 지난해 10월 특경법상 공갈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장 대표와 노 전무의 비자금 조성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2019∼2022년 노 전무에게 수표 5억원, 신풍제약에서 현금 2억5천만원, 납품 대금 43억여원 등 총 50억7천400만원을 갈취한 혐의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신풍제약의 십수년에 걸친 비자금 조성 과정에 관여하게 된 납품업체 사장이 가공거래 등에 의해 누적 부과된 거액의 세금부담 등으로 고통을 겪다가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면서 수사가 개시된 사건"이라며 "사주일가가 임직원을 동원해 대규모 비자금을 조성한 사안의 전모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주일가가 상장회사의 재산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마음껏 횡령하는 범행은 기업의 건전성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중대범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피고인들에 대해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관계자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납품업체 사장 A씨를 동원해 의약품 원료 납품 단가를 부풀려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A 씨에게는 실제 납품 원료에 상당하는 대금만 지불한 뒤 나머지는 빼돌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2009년과 2011년경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의약품 원료 납품 단가를 부풀린 사실이 적발됐다. 하지만 신풍제약과의 거래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납품업체 사장은 자신이 혼자 비자금을 조성한 것처럼 꾸며 신풍제약의 비자금 조성 사실을 숨겨야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A 씨는 거액의 추징금을 내고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했다. A 씨는 신풍제약 측의 비자금 조성을 돕는 과정에서 개인이 입은 손해를 보상받기 위해 민사소송 등 법적 절차를 진행했지만 결국 손해를 메우지 못하고 업체를 매각해야 했다. 

 

A 씨는 언론 보도 및 국민권익위원회 제보,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사건을 알리려 했지만 이루지 못하고 2020년 말 사망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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