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쇼크' 더 강해진 삼성...분기 영업익 8년만에 5조 아래로

체크Focus / 양지욱 기자 / 2023-01-06 15:27:39
4분기 잠정 영업이익 4조3천억 그쳐...시장전망치 30%이상 밑도는 '어닝쇼크'
매출 70조, 전년동기 대비 8.5% 감소...스마트폰·디스플레이·가전 동반부진
▲삼성전자가 또다시 어닝쇼크를 내며 실적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제공>

대한민국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실적이 매분기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미 3분기에 '어닝쇼크'를 보여주며 시장에 큰 충격을 줬던 삼성이 4분기엔 대폭적인 영업이익 감소로 그 쇼크를 더 키웠다.


삼성의 실적 부진의 그 바닥이 어딘 지 알 수 없을 정도다.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이 갈수록 정도가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1분기는 물론 앞으로 상당기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이다.


삼성은 연간 매출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하며, 새로운 기록을 냈으나 영업이익이 급격히 쪼그라든 4분기 '어닝쇼크'(실적충격)로 그 빛이 바랬다.


삼성은 원래 주력사업이 분산된 특유의 포트폴리오로 특정사업이 부진하면 다른 사업부문이 메워주며 충격 완화 장치가 잘 가동돼왔다. 그런데 최근 상황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거의 예외 없이 핵심사업들 다 부진하다. 그야말로 총체적 위기이다.

 

4분기 부진 탓 연간 영업이익 17% 급감


'혹한기'의 깊은 수렁에 빠진 반도체는 고사하고 가전, 모바일, 통신 등 대부분의 사업부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믿었던 폴더블폰 신제품마저 기대에 못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적 부진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쇼크상황이 매분기 지속되는 양상이다.

 

삼성은 6일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조3천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8천억원) 대비 6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70조원으로 전년 동기(76조5천억원)보다 8.5% 감소했다.

 

삼성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4년 3분기에 4조600억원을 낸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글로벌 IT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수요 급감과 대폭적인 단가 인하가 맞물려 영업이익이 70% 가까이 급감하는 어닝쇼크를 보인 것이다.


작년 4분기까진 반도체 경기가 워낙 좋았다는 점을 감안, 안위할 수도 있지만 작년 3분기(10조8천억원)에 비해서도 영업이익이 60% 가량 감소한 것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비상경영체제를 가동중인 삼성의 상황이 결코 예사롭지 않다는 얘기다.


4분기에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면서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43조3천억원에 머물렀다. 역대 3위 수준이던 전년(51조6천억원) 대비 16% 가량 줄어든 것이다.


삼성은 원래 글로벌 제조업계로서는 보기드믈게 영업이익률이 대단히 높은 기업으로 정평이 나있다. 반도체, TV, 통신, 스마트폰과 같은 글로벌 리딩 아이템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삼성이 영업이익이 무려 60~70% 쪼그라들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질만하다.

 

반도체 '혹한기'에 폴더블폰도 예상 밖 부진 


4분기 삼성의 실적이 더욱 충격적인 것은 시장 전망치를 자그만치 30% 안팎으로 밑돈다는 사실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예상한 삼성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2400억원보다도 31.2% 하회했다. 한국투자증권(6조9500억원), NH투자증권(5조8900억원) 등이 추정치에도 크게 못 미쳤다.

 

이처럼 삼성의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훨씬 더 감소한 것은 반도체의 부진이 주요인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여파로 전 세계 경기 침체가 심화돼 세트(완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메모리 반도체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 전망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우려로 삼성의 주 고객사들이 긴축 재정 기조를 강화하며 4분기 구매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압도적인 1위다. 반도체 수요 부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설상가상 수요위축은 재고 증가로 이어져 결국 메모리 가격 하락 폭이 당초 전망치를 크게 상회, 삼성의 영업이익을 끌어내리는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작년 4분기 삼성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1조원대 중반에서 2조원대 중반으로 추산한다. 이는 앞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전 분기의 5조1천억원보다 절반 이상 쪼그라든 것이다.


업계에선 삼성 메모리 부문의 주력제품인 낸드 사업이 4분기에 적자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크다 보고 있다. 수요 부진에 따른 고객사 재고 조정 강화에 D램과 낸드 출하량과 가격 하락 폭 모두 예상치 밑돌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탓이다. 이를 근거로 올해 1분기나 2분기에는 삼성의 반도체 부문 전체가 분기 적자로 돌아설 지 모른다는 우려섞인 전망까지 나온다.


3분기에 선방한 스마트폰(MX) 사업도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 MX를 포함하는 DX 부문에 대한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전 분기의 3조5천억원보다 40% 가량 축소된 2조원대로 전망된다.

 

전문가들 "당분간 실적 반등 기대하기 어려워"


비수기와 인플레이션이 겹치며 수요 둔화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한 영향이다. 갤럭시Z 폴드4·플립4 등 신제품 출시 효과도 예상과 달리 미미했다.


3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둔 디스플레이 역시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중국 생산 차질로 출하량이 예상보다 부진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또 가전 사업 역시 블랙프라이데이 등 특수에도 시장 수요 부진과 원가 부담 지속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삼성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등 대외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메모리 사업 수요 부진과 스마트폰 판매 둔화로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수요 약세로 스마트폰 판매·매출이 감소했다"며 "가전 사업은 시장 수요 부진과 원가 부담이 지속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4분기들어 크게 떨어진 것도 해외 매출 비중이 80% 이상인 삼성의 실적에 대단히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유진투자증권은 이와관련, 달러로 환산한 4분기 삼성전자 매출이 53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삼성의 부진한 실적이 언제쯤 바닥을 찍고 반등하냐에 몰려있다. 이에 대한 대쳬적인 예상은 적어도 올 1분기엔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쪽에 무게 실린다. 삼성의 추락하는 실적이 아직도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영업이익 감소 추세는 올해 2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은 2분기에 영업수지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다운턴(하강국면)은 현재진행형으로 수요 회복의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특히 낸드플래시는 4분기 적자로 전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또 스마트폰 역시 전 분기보다 출하량이 줄고 프로모션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으로 실적이 더 악화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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