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법원, 부채 443조원 '헝다' 청산 명령… 中법원 결정이 관건

기업분석 / 양지욱 / 2024-01-29 15:25:43
▲ 중국 헝다그룹<사진=연합뉴스>

 

홍콩 고등법원이 29일 중국 부동산 시장을 위기에 몰아 놓은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에 대해 청산 명령을 내렸다. 다만 홍콩 법원의 판결을 중국 법원이 인정하느냐 여부가 청산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 '헝다'는 2021년 말 역외 채권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시작으로 주택건설 중단, 하도급업체 공사대금 미지급 등으로 중국 부동산 위기를 만든 장본인이다. 총부채는 약 443조원(2조3900억위안·약 3270억달러)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갖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고등법원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를 청산해 달라는 채권자 청원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홍콩 고등법원 린다 찬 판사는 "몇 개월에 걸친 협상에도 불구하고 실행 가능한 진전 있는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헝다그룹에 대해 청산 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증권시보는 "홍콩 증권 시장이 사상 최대 수준의 기업 파산 사태를 맞이한 것"이라고 평했다.


헝다의 임시 청산인은 이날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지명될 예정이다. 법원 명령 직후 홍콩 증시에서 헝다 주식의 거래는 중단됐다. 임시 청산인은 헝다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부채 구조조정 협상과 자산 통제 등의 문제를 처리하게 된다.


채권자들은 임시 청산인에게 헝다에 대한 채권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SCMP는 "홍콩 법원이 청산을 명령한 최초의 사례"라면서도 "헝다의 자산이 대부분 중국 본토에 있어 홍콩 법원의 명령은 관할권을 초월한 문제에 직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2년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헝다는 완공 임박부터 건설 중인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단계의 프로젝트 1200여 개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헝다가 홍콩 법원 명령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은 2022년 6월 톱샤인글로벌이 헝다에 투자한 8억6250만홍콩달러(약 1475억원)를 회수하기 위해 제기했다.


헝다는 그간 채권자와 당국에 대한 설득 작업을 벌이면서 청산 심리를 7차례 연장하며 시간을 벌어왔다.


찬 판사는 이날 "(청산 소송) 심리가 1년반 동안 이어졌지만 헝다는 여전히 구체적인 구조조정 제안을 내놓지 못했다"며 "법원이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말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로펌 애셔스트 LLP의 랜스 장은 SCMP에 "시장은 임시 청산인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주시할 것"이라며 "특히 2021년 중국-홍콩 간 체결한 국경 간 파산 사건 관련 협정에 따라 중국 내 3개 지정 법원 중 어느 한 곳에서라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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