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전 성능 발휘하려면 항공기 체계 통합이 핵심…현재 기술보다 미래 가치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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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부 이강민 기자 |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Block-I) 개발 사업은 단순한 항공기 체계개발을 넘어, 우리 군의 미래 전력 구조를 결정지을 핵심 무기체계 확보 사업이다.
전자전 항공기가 제 역할을 하려면 우선 적 레이더를 무력화하고 통신을 교란할 수 있는 뛰어난 전자전 장비 성능이 확보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우수한 전자전 장비라도 항공기 플랫폼과의 통합이 완벽하지 못하면 100%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
특히 전자전 항공기는 개별 장비 성능보다 기체와 장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엮어내는 체계통합 능력이 중요하다. 이를 확보하지 못하면 비행 안전성과 전자전 성능이 충돌하며, 전력화 일정까지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사업자 선정은 당장의 기술 납품 능력이 아니라, 체계통합을 통해 기술을 축적하고 KF-21 파생형과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로 이어질 수 있는 미래 연결성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Block-I) 체계개발은 2026년부터 2034년까지 102개월 일정과 1조7000억원 규모로 추진된다. 항공기 설계·개조와 체계통합·감항을 맡는 KAI가 전자전 장비 개발을 맡는 한화시스템과 한 팀을 이룬다. 반대편에서는 전자전 장비를 맡는 LIG넥스원이 사업을 주관하고, 항공기 개조를 맡는 대한항공이 협력한다.
전자전 항공기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별 장비의 성능이 아니라 체계통합 능력이다. 전자전 장비들이 완전히 통합되어야 비행 안전과 임무 성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 능력이 부족하면 비행 안전성과 전자전 성능이 상충하며, 전력화 일정마저 지연될 수 있다.
아무리 상용기를 기반으로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무거운 전자전 장비가 탑재되는 만큼 항공기 무게중심이 바뀌게 된다. 또한 강한 전자파가 기체의 레이더·통신·항전 장비에 섞여 들어가지 않도록 간섭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이를 보완하려면 구조를 보강하고, 비행제어 시스템을 새로 맞춰야 한다. 항공기 곳곳의 센서와 전자전 장비가 서로 정확히 작동하도록 연결 방식도 다시 설계해야 한다.
간섭이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 문제가 커진다. 비행제어 컴퓨터나 항법·레이더 고도계·통신에 영향을 주면 비행 한계를 낮출 수밖에 없고, 안전을 위해 재밍 출력이나 주파수, 빔 운용을 줄여야 한다. 그러면 전자전 장비를 100% 쓰지 못해 임무 효과가 떨어진다. 반대로 장비 성능을 무리하게 우선시하면 비행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감항인증과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전자전기 개발에서는 전자전 장비 성능보다 항공기 플랫폼 중심의 체계통합이 더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전자전 장비라도 항공기와 제대로 통합되지 못하면 그 성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자전 장비는 결국 항공기라는 플랫폼 위에서 작동하는 부가 시스템이므로, 항공기의 기본 성능과 안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최적화되어야 한다.
이 같은 판단 기준으로 보면 KAI는 체계통합에서 앞선다. KAI는 KT-1, T-50, 수리온, LAH, KF-21 개발로 설계·개조부터 지상시험, 비행시험, 감항 인증까지를 혼자서 직접 처리해 본 경험이 있다. 따라서 설계 변경이 생기면 곧바로 시험과 보정으로 연결해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다.
민항기 기반을 군용 전자전기로 바꾸는 과정에서도 고치고 시험하고 다시 고치는 흐름을 짧게 가져갈 수 있어 일정 지연을 줄이고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비용을 통제할 가능성이 크다. 대형 장기사업을 운영해 온 조직과 위험 대응 체계가 있다는 점도 변수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 주는 요소다.
KAI·한화시스템은 체계통합, 기체 설계, 감항, 시험평가까지 한 흐름으로 묶어 처리할 수 있는 반면 LIG넥스원·대한항공은 상위 기술의 공백으로 인해 해외 업체의 참여 가능성과 이로 인한 비용 발생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사업의 확장성과 연계성 역시 중요하다. 전자전기의 종류와 플랫폼은 다양하지만, 핵심이 되는 전자전 기술은 기본적으로 상호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적 레이더를 무력화하는 재밍 원리, 위상배열 안테나 기술, 고출력 송신 장치, 신호 처리 알고리즘 등은 플랫폼이 달라도 공통으로 적용되는 기반 기술이다. 다만 플랫폼의 크기와 성능, 운용 거리와 환경에 따라 출력과 주파수 대역, 안테나 구조 등이 최적화되는 차이다.
KAI는 이러한 점을 들어 단순한 전력 보강이 아닌 단계적으로 미래 전투 개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첫 단계는 ‘Bombardier Global 6500’ 기반으로 개발되는 스탠드오프 재머(SOJ)다. 이 항공기는 Block-I 사업의 직접적인 성과물로 적 방공망 바깥에서 원거리 전자 교란을 담당한다.
여기서 축적한 기술과 운용 경험은 에스코트 재머(ESJ)로 연결될 수 있다. ESJ는 전투기 편대와 함께 침투 작전을 지원하는 전자전기로, 단순히 바깥에서 재밍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전투기와 나란히 비행하면서 적의 탐지와 교전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KAI는 KF-21 전투기의 파생형, 즉 KF-21EX를 통해 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 단계는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MUM-T)로의 확장이다. 소형 무인기가 전방에 깊숙이 침투해 스탠드-인 재머(SIJ) 역할을 수행하면서 적 레이더와 통신을 직접적으로 마비시키고, 유인기는 안전한 후방에서 임무를 이어가는 개념이다. KAI는 SOJ–ESJ–SIJ로 이어지는 발전 과정이 차세대 전투체계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기술 연속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이러한 단계적 확장은 단순히 임무 범위를 넓히는 것이 아니라, KF-21 개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미 한화시스템은 KF-21의 AESA 레이더를 개발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재밍 신호 생성기·위상배열 안테나·고출력 송신장치 등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KAI와 한화시스템의 협력은 전자전기 개발에서 KF-21EX, 더 나아가 유·무인 복합체계로 이어지는 기술 축적을 이뤄낼 수 있다.
결국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 사업자 선정은 단순히 현재 기술 수준을 비교하는 문제가 아니다. 이 사업이 우리 군의 미래 전력 구조와 국방 기술 자립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당장의 납품 능력보다는 체계통합을 통해 축적된 기술이 KF-21 파생형 개발과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연속성이 더 중요하다.
1조7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가 일회성 전력 보강에 그치지 않고, 차세대 전투 개념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로 발전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항공기 체계통합 경험과 KF-21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 전력까지 연결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택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더 큰 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 사업은 오늘의 전력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내일의 전투 환경을 준비하는 전략적 투자가 되어야 한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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