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붕괴, 설계부터 시공까지 ‘총체적 부실’…포스코이앤씨 “거듭 사과”

건설·플랜트 / 양지욱 기자 / 2026-04-02 15:20:04
국토부 사조위 발표…중앙 기둥 설계 오류, 지층 조사 부실, 관리 허술 등 전 단계‘구멍’
정부, 포스코이앤씨 등 시공·설계·감리사 영업정지 등 고강도 행정처분 예고
송치영 사장, 박승원 광명 시장 만나 “근본적 보강 조치 및 신속 투명한 보상 이행 약속”

지난해 4월 발생한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사고가 설계 오류와 시공·감리 부실이 복합된 ‘총체적 인재(人災)’로 밝혀졌다. 정부는 이 사업에 참여한 시공사와 설계사, 감리사에 대해 영업정지 등의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

 

▲ 광명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사고 드론 촬영/사진=국토교통부 사조위

◆ 설계 계산 오류, 위험 지반 무시, 무자격자 동원, 설계 변경 때도 오류 못 찾아
 

2일 국토교통부와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번 사고 조사 결과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사조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의 근본 원인은 ‘2아치터널’의 구조를 지탱하는 ‘중앙기둥(0.4x1.2m단면)’의 치명적 설계 오류다. 

 

먼저 설계사인 ‘제일엔지니어링건축사무소’ ‘단우기술단’은 기둥에 가해지는 하중을 실제보다 약 2.5배나 적게 계산했다. 특히 실제 4.72m인 기둥 길이를 설계도면에는 0.335m로 입력하는 황당한 실수를 저질렀고 기둥 간격은 3m로 설치되는데 간격 없이 이어지는 벽체로 가정해 버티는 힘을 과대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질 조사 단계 부실도 심각했다. 사고 구간은 풍화가 심하고 단층대가 존재하는 위험 지형이었으나 시공 과정에서 이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 지반 강도가 현저히 낮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굴착이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광명 신안산선 2아치터널 구조/자료=국토교통부

현장 관리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다. 

 

시공사는 중앙 기둥에 대한 균열 검사를 한번도 실시하지 않았다. 규정상 터널 굴착 시 1m마다 직접 확인해야 하는 ‘막장(터널 굴착 끝부분) 관찰’은 현장에서 사진으로 대체되거나 자격이 없는 기술자가 수행했다. 심지어 중앙기둥을 부직포로 감싸 놓아 붕괴 전조 증상인 콘크리트 균열이나 변형을 육안으로 확인할 기회조차 포기했다.

그리고 이를 감독해야 할 감리단(동명기술공단 등)은 설계 도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중대 오류를 전혀 잡아내지 못했다.

특히 2024년 9월 중앙터널 폭을 확대하는 설계 변경이 단행될 당시에도 하중 계산 오류를 확인하지 못한 채 기존 철근량을 그대로 유지했다. 시공 순서를 무단으로 변경하거나, 좌·우측 터널의 굴착 깊이 차이를 규정(20m 이내)보다 훨씬 깊은 36m까지 벌려 시공하는 등 현장 관리 부실이 도처에서 발견됐다.

◆ 국토부, 사업 참여 시공사·설계​·감리사, 영업정지 및 형사고발 예고

 

국토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엄중 처벌을 예고했다. 사조위는 관계부처 및 지방정부 등에 통보해 현장 시공사 및 설계·감리사에 대해 영업정지, 벌점 부과, 과태료 처분 등을 추진한다. 경찰, 노동부 등 수사기관에는 조사 결과를 공유해 형사 처벌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시공사 포스코이앤씨 측은 “안전 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라며 입장문을 통해 재차 사과했다. 

 

이번 사고는 2025년 4월 11일 오후 3시 13분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5-2공구 (양지사거리 인근 환기구 공사장에서 지하 터널이 붕괴되며 지상 도로까지 함몰되는 사고로 이어졌다.이 과정에서 1명 사망, 1명 부상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해당 사업은 포스코이앤씨(65.6%), 서희건설(34.4%)이 시공사로 참여했으며 설계감리는 대한콘설탄트(51%),동일기술공사(49%), 시공감리는 동명기술공단종합건축사사무소(40%), 삼보기술단(30%), 서현(30%)이 주관했다.

 

한편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전날 박승원 광명시장을 만나 사고 수습 및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포스코이앤씨 측은 사고 현장 인근의 주요 시설물에 대해 근본적인 보강 조치와 함께 사고로 입은 피해에 대해 신속하고 투명한 보상을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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