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시간' 주도하는 하이닉스...시총 100조돌파, 2위 탈환

체크Focus / 조봉환 기자 / 2023-12-15 14:55:30
15일 장중 시총 101조, 1년11개월만에 배터리 대장주 LG 제쳐
HBM과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시장 폭발로 주가 연일 강세
실적흐름과 시장지배력 변화 등으로 향후 시총격차 벌어질듯
▲SK하이닉스의 고부가 메모리 시장을 선점하며 실적개선 기대와 함께 주가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제공>

 

'이젠 확실히 반도체의 시간이다.' 반도체의 부활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이하 하이닉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하이닉스 주가가 연일 강세를 보이며 14일 시가총액 100조원벽을 넘어섰다.


하이닉스는 이에 따라 '배터리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을 밀어내고 부동이 1위 삼성전자에 이어 시총 전체 2위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2022년 1월27일 코스피 상장과 동시에 시총 2위를 찬탈한 LG엔솔을 1년11개월여만에 3위로 밀어낸 것이다. 하이닉스로선 삼성과 함께 세계를 호령하는 'K반도체 듀오'의 자존심을 회복한 셈이다.

◇ 하이닉스 연초 50조 차이 극복, 11개월만에 역전 성공

15일 2시35분 현재 코스피에서 하이닉스 주가는 전일대비 1.9% 상승한 13만9300원에 거래중이다. 지난 8일 이후 6거래일 연속 강세다. 이에 따라 14일 종가 준 95조5139억원에 머물렀던 시총이 101조4107억원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덕분에 하이닉스는 2년 가까이 LG엔솔에 내줬던 시총 2위 자리를 되찾아왔다. 배터리주의 버블론으로 인하 LG엔솔의 주가와 시총이 급락한 사이 재도약기에 진입한 반도체 업황 개선이 한국 증시의 시총 2위 자리를 바꿔놓은 것이다.


올초까지만해도 LG엔솔과 하이닉스의 시총 격차는 무려 50조원 가량이 났다. 그러나, 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며 선두에 부상하면서 주가가 연초대비 50% 이상 급등하며, 11개월여만에 역전에 성공했다.


하이닉스는 작년 지난해 LG엔솔이 상장한 이후 2년이 되도록 줄곧 시총 3위에 머물렀다. LG엔솔이 상장 첫날 시총 118조1700억원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때문이다. 당시 하이닉스의 시총은 82조6283억원으로 LG엔솔과 35조5417억원의 격차를 보였다.

 

▲SK하이닉스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시총 2위에 복귀했다. 사진은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제공>

 

이후 전세계적인 전기차 열풍과 배터리 시장이 폭발하며 글로벌 1위 LG엔솔의 주가가 급등하고, 하이닉스는 반도체 혹한기에 진입하며 올초 두 회사의 시총 격차는 50조원까지 벌어졌다.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올 하반기부터다. 반도 업황 개선이 본격화되며 하이닉스 주가가 야금야금 상승하며 LG엔솔과의 시총 격차를 빠르게 좁혔고, 15일 마침내 LG엔솔을 추월했다. 만년 3위의 설움을 떨쳐낸 것이다.


반면 LG엔솔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 둔화, CATL 등 중국 배터리업체의 대약진 등으로 주가가 급락하며 시총 100조원이 무너지며, 시총 2위자리로 내줬다. LG엔솔의 15일 종가는 42만4500원으로 지난 7월26일 기록한 최고점(62만원) 대비 30% 이상 급락했다.

◇ HBM 등 차세대 메모리시장 선점 효과로 주가 강세

LG엔솔 주가의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반면, 하이닉스의 시총은 추가 상승여력이 크다는게 중론이다. 증권가에서는 몇가지 이유를 들어 하이닉스와 LG엔솔의 시총 격차가 갈수록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우선 반도체와 배터리의 업황 분위기 차이가 극명하다. 배터리는 전방산업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이 얼리어댑터들의 초기 구매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그간의 초고속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에 반해 반도체는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 회복 국면이 뚜렷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월27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을 방문, 반도체 생산 현장을 둘러보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제공>

 

반도체는 범용 메모리 수요와 평균판매가격(ASP)이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선데다, AI(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HBM, DDR5 등 고부가 차세대 메모리 시장이 꽃망울을 터트렸다. 특히 일반 메모리에 비해 가격이 크게는 10배가까이 비싼 HBM은 앞으로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와 LG엔솔의 글로벌시장 지배력의 미묘한 변화도 주목할만한 요소다. 오랜기간 배터리 세계1위를 질주했던 LG엔솔은 중국 CATL에 밀려 2위로 전락한 이후 시장점유율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양상이다. 최근엔 3위인 중국 비야디마저 LG엔솔을 맹추격중이다.


하이닉스는 상황이 정반대다. HBM 등 고성능 메모리 시장을 선점한 덕분에 메모리 세계 최강기업 삼성전자마저 위협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메모리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난공불락으로 간주됐던 선두 삼성과의 메모리시장 점유율 격차도 3분기 기준 4~5%포인트차이로 근접했다. AI시장의 성장폭에 따라 역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또 세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과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는 의미이다. 마이크론은 HBM시장이 뜨기전에 일시적으로 하이닉스를 제치고 2위에 오른적도 있다.

◇ 실적 흐름의 미묘한 변화도 주가에 영향 줄듯

양사의 향후 실적 흐름과 전망도 시총 2위 경쟁의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주가는 실현된 실적보다 향후 실적 전망에 더 민감하다. 

 

이런 점에서 적자구조에서 탈피하며 내년 이후 막대한 영업이익 창출이 기대되는 하이닉스의 주가 상승 탄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2021년 개발한 HBM3. 이 제품으로 하이닉스는 세계 시장을 선점하며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했다. <사진=SK하이닉스제공>

 

LG엔솔은 올들어 매분기 우량한 실적과 높은 성장률을 내며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지만, 4분기들어 성장세가 크게 꺾일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삼성증권은 최근 4분기 LG엔솔의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41%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에선 대체로 LG엔솔의 실적이 내년 이후에도 고공비행을 이어갈 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이다. 핵심 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가 특유의 폭발력을 잃은데다, 핵심 원자재 가격하락으로 배터리 공급가격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하이닉스는 고부가 메모리 중심의 믹스개선과 HBM시장의 높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향후 눈에띄는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혹한기에 비유되는 침체기 영향으로 골이 깊었던 만큼 산이 더 높은 이치와 같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하이닉스의 선도적인 HBM 시장지위를 고려할 때 HBM3을 비롯한 생성형 AI메모리 반도체의 급속한 수요 확대에 힘입어 향후 6~18개월 동안 의미있는 수준의 영업실적 개선을 시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테마주 열풍이 차갑게 식었지만, 언제 또 광풍이 몰아닥칠 지 알수 없어 LG엔솔의 시총2위 재탈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제하며 "다만 '배터리의 시간'이 '반도체의 시간'으로 바통이 넘어가며 내년 이후 하이닉스와 LG엔솔이 주가 흐름에 다소 희비가 엇갈릴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한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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