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피해지원금은 포퓰리즘 아니다”…추경·개헌·통합 동시 압박

정치·사회 / 이덕형 / 2026-04-07 14:09:15
'현찰 살포’ 비판엔 선 긋고 국민의힘엔 개헌 협조 요청…중동 전쟁발 위기 속 여야정 협치 필요성 강조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에 담긴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두고 “포퓰리즘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야권의 협조를 요청했다. 추경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이 대통령은 개헌 논의와 중동 전쟁발 경제위기 대응까지 한꺼번에 꺼내 들며 여야정 협치와 정치적 통합을 거듭 촉구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이 대통령,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모두발언에서 정부 추경안에 포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둘러싼 야권의 비판에 정면으로 대응했다. 

 

그는 유류세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국민 부담이 커진 상황을 거론하며 정부가 준비한 지원책은 “전쟁 피해 지원금”의 성격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를 두고 ‘현찰 나눠주기’로 표현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해당 예산이 빚을 내거나 증세를 통해 조달된 것이 아니라 예상보다 늘어난 세수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금은 국민을 위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원 대상의 범위와 관련해서는 재정 한계를 언급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약간의 차등을 두더라도 모든 국민에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일부 국민만 대상에 포함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세금을 더 많이 내고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상위 30% 국민에 대해서는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표현으로 유감을 나타냈다. 이는 보편 지원 원칙과 재정 제약 사이의 간극을 인정하면서도, 정책 필요성 자체는 굽히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야당을 향한 메시지도 분명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향해 추경의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세부 내용에 이견을 제기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예산안은 어디까지나 정부안일 뿐이고 최종 조정은 국회의 심의·의결 과정에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안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도 국회의 수정 권한을 열어두는 방식으로 야당의 참여 명분을 제시한 셈이다.

이날 회담에서는 개헌 문제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현행 헌법을 두고 “좀처럼 안 맞는 옷”이라고 표현하며 시대 변화에 맞는 개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협조 없이는 개헌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긍정적 논의를 요청했다. 

 

그는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부마항쟁 반영, 계엄 남용 방지, 지방자치 강화 등은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사안으로 보고 순차적·점진적 개헌을 수용해 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개헌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보다는 최소 공통분모부터 합의해 나가자는 제안에 가까웠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도 이날 발언의 주요 배경이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변수로 상당한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하며, 여야 모두 이런 시기일수록 배려와 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적 단합이 중요하고, 바로 이런 때 통합이 힘을 발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야당을 향해서는 입지가 좁아질 수 있는 상황이더라도 지적할 부분은 지적하고 부족한 점은 채워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 역시 야당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여야와 정부가 더 자주 만나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형식적인 회동이나 사진 촬영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실제로 의견을 주고받고 정책 조정으로 이어지는 협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장 대표의 모두발언에 대해서도 대정부 질문을 받는 느낌이었다면서도 중요한 지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국무총리와 장관들이 직접 설명하면 좋겠다고 한 대목은, 정쟁의 언어를 줄이고 정책 설명의 책임을 행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겠다는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은 추경의 정당성을 방어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고유가 대응, 개헌, 중동 전쟁발 경제위기, 여야 협치까지 한 자리에서 함께 언급하며 정치권 전반에 보다 큰 틀의 협력을 요구한 것이다. 

 

다만 피해지원금을 둘러싼 포퓰리즘 공방과 개헌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이견이 여전한 만큼, 대통령의 제안이 실제 협상과 입법 과정으로 이어질지는 여야의 후속 대응에 달려 있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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