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체계 개발 역량과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로 경쟁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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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호크 헬기 <사진=연합뉴스> |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방위사업청이 UH/HH-60(블랙호크) 헬기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키기 위한 대규모 성능개량 사업을 추진한다. 총 9613억원 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노후화된 헬기의 운용 수명을 연장하고, 공중 침투와 탐색·구조 등 고난이도 임무 수행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계약 체결 후 84개월 동안 진행될 이 사업은 우리 군의 특수작전 역량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업을 놓고 국내 대표 항공·방산 기업인 대한항공 과 KAI(한국항공우주산업) 가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두 기업은 이미 해외 및 국내 파트너와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 항공전자·해양환경·기체 보강
UH/HH-60은 미국 시코르스키사가 개발한 다목적 헬기로, 병력 수송, 물자 운송, 정찰, 지휘 통제 등 다양한 군사 작전에 활용된다. 특히, UH-60 은 다목적 임무를, HH-60 은 전투 탐색 및 구조(CSAR)와 의료 후송에 특화되어 있다. 블랙호크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이 헬기는 강력한 엔진과 내구성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폭넓게 운용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UH/HH-60 헬기의 항공전자 시스템을 디지털화하고, 해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염해·습도 등 환경 요소에 강인하도록 보강하며, 노후화된 기체와 엔진·로터 등 구조를 개량하는 전반적 업그레이드를 추진한다. 이로써 2030년대 중반까지는 블랙호크 계열을 안정적으로 운용한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UH/HH-60이 육군 특수전과 공군 탐색구조 임무에 쓰이는 기체인 만큼, 임무 중 발생하는 고도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항공전자·생존장비 측면에서 현대적인 기술이 대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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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테크센터에서 열린 ‘군용기 창정비 4000대 출고 기념식’ <사진=대한항공> |
◆ 대한항공, UH/HH-60 성능개량 경쟁에서 독보적인 기술적 강점 부각
대한항공은 과거 UH-60 블랙호크 헬기를 국내에서 면허 생산해 온 이력을 바탕으로, UH/HH-60 성능개량 사업에서 독보적인 기술적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오랜 기간 미군과 한국군의 항공기 정비 사업을 수행하며 축적된 노하우는 UH/HH-60 구조와 운용 특성을 깊이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23년 10월 미국 방산 대기업 레이시온(RTX) 계열사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와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글로벌 기술 접목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국내에서는 방산업체 LIG넥스원과의 협력을 통해 항공전자 및 생존체계 분야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외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성능개량의 품질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 대한항공의 다섯 가지 강점
첫째, 제작·정비·개조를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UH-60 헬기를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며 약 130여 대를 납품한 대한항공은 정비와 창정비까지 모두 수행해왔다. 특히, 우리 군과 미군을 대상으로 다수의 창정비(부품 완전 분해·검사·수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성능개량에 필요한 기술적 역량을 이미 축적했다.
둘째, 고난도 군용기 MRO(창정비) 사업 수행 능력을 입증했다. UH-60뿐 아니라 F-4, F-15, F-16, C-130, A-10, CH-53 등 다양한 군용기의 창정비와 성능개량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미 국방부로부터 대규모 창정비 사업을 꾸준히 수주하며 아·태지역의 군용기 정비창으로 신뢰를 쌓아왔다.
셋째, 대규모 전문 인력과 최신 설비를 보유한 부산 테크센터가 강점으로 꼽힌다. 약 70만 7000여 ㎡의 부지에 1만9000 종 이상의 치공구와 6900여 종의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다.
넷째, 특수작전용 헬기 현대화 및 개선 경험도 돋보인다. 대한항공은 미군 특수작전용 헬기(MH-60 등)의 창정비 및 성능개량을 통해 관련 노하우를 축적했으며, 군용기의 항전(航電) 장비 업그레이드 경험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다섯째, 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기술적 시너지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 레이시온(RTX) 계열사인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와 국내 방산업체 LIG넥스원 등과의 협력을 통해 항공전자와 생존체계 등 최첨단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러한 강점을 기반으로 이번 성능개량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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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리온 계열기 <사진=KAI> |
◆ KAI, 체계 개발 역량과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로 경쟁력 확보
KAI(한국항공우주산업)는 국산 헬기 수리온(KUH) 과 소형무장헬기(LAH) 의 설계, 개발, 시험, 양산까지 성공적으로 추진하며, UH/HH-60 성능개량 사업에서 체계 개발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KAI는 단순 부품 교체를 넘어 항법, 통신, 생존 시스템 등 헬기 전반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이번 사업에서 설계와 시험 역량을 앞세워 신뢰를 얻고 있다.
특히, 2024년 7월 한화시스템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항공전자 및 통신 시스템 분야의 디지털화를 위한 협력을 본격화했다. 이어 10월에는 이스라엘 엘빗 시스템즈와 추가로 MOU를 맺어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한화시스템은 첨단 항전 시스템의 설계와 통합 작업을 지원하며, 엘빗 시스템즈는 생존 시스템과 항전 장비 분야에서 고도화된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 KAI의 다섯 가지 강점
첫째, 체계 개발 역량에서 독보적인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KAI는 단순 조립이나 일부 장비 교체가 아닌, 항법, 통신, 생존 시스템 등 헬기의 전반적인 업그레이드를 설계부터 통합까지 직접 수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국산 헬기 수리온과 그 파생형(해상형 마린온 등)의 설계, 시험, 양산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며 체계 개발에 대한 독자적인 노하우를 축적했다.
둘째, 설계와 시험 인력 및 첨단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KAI는 전체 임직원 중 40% 이상이 연구개발 인력으로 구성돼 있으며, 다양한 실험·시험 장비를 통해 성능개량 후 실제 비행시험과 인증 작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다. KAI는 여러 차례 헬기를 직접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한 시나리오와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시험과 인증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셋째, 지속적인 생산 능력이 강점이다. KAI는 현재도 수리온 계열 헬기를 생산 중이다. 군수산업의 생산라인이 멈추고 나면 다시 가동하는 일이 쉽지 않은 점을 생각하면 확실한 강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넷째, MRO 역량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자회사 KAMS(KAI Maintenance Service)를 통해 군용기의 정비, 유지, 보수를 직접 수행하며, 제작사로서 신속한 문제 해결과 부품 수급, 가동률 유지가 가능하다.
다섯째, 미래 헬기 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KAI는 차세대 군용 기동 헬기 개발을 포함해 6대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와 연구를 강화하며, 단기적인 성능개량 사업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헬기 시장을 확장하고 새로운 기체 개발을 주도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KAI 관계자는 “이번 성능개량 사업은 단순 부품 교체가 아닌 고도의 체계 개발 프로젝트로, 수리온과 LAH 개발을 통해 쌓은 설계 및 시험 역량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조립·정비 vs 체계개발
대한항공은 UH-60을 직접 생산·정비해온 노하우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국내 대형 항공기 MRO를 다년간 수행한 부산 테크센터 등 풍부한 인프라와, 해외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콕핏·전자전 장비 등을 안정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KAI는 국산 헬기 개발 과정을 모두 경험한 유일한 업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항공전자·임무장비 통합부터 시제기 시험까지 전 과정을 ‘체계개발’ 방식으로 접근해, 노후 블랙호크를 완전히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것이 KAI 측의 입장이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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