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만에 최고치 기록한 1분기 경제성장률..."한국경제 순항하나?"

산업 / 김자혜 / 2024-04-26 13:41:27
1분기 국내 GDP 1.3%, 건설투자·반도체 수출 ‘견인’
해외 IB, 1분기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 잇달아 상향
높아진 연간 성장률 전망치…목표 달성 해결과제 산적
▲올해 1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도 상향되고 있지만,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예상대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1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하락하는 등 순탄치 않은 가운데, 국내 실질총생산(GDP) 성장률이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며 선방하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 외에 기획재정부도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일 생각이지만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성장률은 1.3%로 2021년 4분기(1.4%)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성장률 상승은 건설투자 GDP가 주도했다. 1분기 건설투자는 건물·토목 건설의 동반회복으로 전분기 대비 2.7% 뛰었다.
 

스마트폰·반도체 위주의 수출이 늘면서 정보기술 품목이 0.9% 성장했고 재화, 음식·숙박 등 민간 소비도 0.8% 늘었다. 이러한 성장은 미국의 성장률 하락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 25일 미국 상무부는 올해 1분기 GDP증가율(속보치) 1.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4분기(3.4%)의 절반 수준으로 월스트리트저널 등 경제전문지의 예측치(2.4%)도 크게 하회하는 모습이다.

 

미 상무부에서는 GDP증가율 감소 요인으로 소비지출과 수출, 지방정부와 연방정부의 지출 둔화 등을 꼽았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분기 국내 실질GDP 성장률에 대해 “재정주도가 아닌 민간이 전체성장률에 온전히 기여했다는 점에서 민간 주도 성장”이라며 “금년도 전망치는 당초 예상했던 2.2%는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 해외 IB, 1분기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 잇달아 상향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지난 1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잇따라 상향하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2.3%로 올렸다. 씨티는 2%에서 2.2%로 HSBC는 1.9%에서 2%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로이터가 경제전문가 25명에게 중간 예측을 받은 결과, 지난 분기 한국의 GDP가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분기 경제 성장 전망치의 상향 조정은 눈에 띄게 늘어난 반도체 수출실적이주효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반도체 수출 규모는 58억4500만 달러(약 8조573억 원)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43% 늘었다. 

 

씨티는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인공지능에 투자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해, 한국의 설비투자 확대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HSBC는 미국의 강한 성장세, 중국의 경기 회복 등으로 글로벌 무역이 증가하며 한국의 수출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은 올해 한국성장률 전망을 2.3%에서 2.8%로 대폭 올렸다.

◆ 높아진 경제성장률 전망치, 목표 달성 위한 해결 과제는?
 

정부는 이러한 예상에 힘입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전망이다. 윤인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았기 때문에 상향될 가능성이 꽤 높다”며 “(연간으로) 2.3% 이상으로 오르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같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내수시장 회복과 글로벌 정세가 안정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소비지출이 최악을 벗어난 가능성이 있지만 고용시장이 약화되고 부채비용이 높은 점은 소비회복세라고 확신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는 “정부 주도의 성격이 커 일회적으로 양호한 측면이 존재한다”고 했다. BNP는 “2분기부터는 건설투자와 소비약화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환율, 지정학적 요인들도 변수로 작용한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터치하고 1300원 후반대로 높다. 이스라엘-이란의 분쟁 확전으로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GDP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의 성장 모델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의 주요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2일 ‘한국 경제의 기적은 끝났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부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300조 원 규모 투자 정책에 대해 “한국형 모델 개혁 의지가 없거나 무능력함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제조업-대기업이라는 오래된 성장동력을 오히려 두 배로 키우는 결정이라고 본 것이다.

 

FT는 “용인메가클러스의 첫 단지가 2027년 완성되면 그에 적합한 노동력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며 “저렴한 에너지,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는 낡은모델의 기둥이 흔들린다” 밝혔다.
 

FT는 한국이 개선해야 할 경제 과제로 연금, 주택, 의료 부문 개혁을 지목했다. 한국의 서울이 선도적인 아시아 금융 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대기업에 대한 국가 의존도 억제 ▲재생 가능 에너지 확대 ▲기업 가치상승 ▲성별 임금 격차 축소 등을 꼽았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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