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의 반격'...3개월만에 中 제치고 수주량 세계 1위 복귀

체크Focus / 박미숙 / 2023-11-07 13:30:52
韓10월 선박수주 점유율 62%...中 크게 따돌리고 정상 복귀
세계 시장 44% 위축 속 LNG선 등 대형선박 위주 수주 증가
올 누적 수주량 기준으론 여전히 중국에 30% 차이로 밀려

중국의 급성장세에 밀리던 K조선이 다시 반격을 시작했다. 대한민국 조선업계가 10월 수주량면에서 라이벌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탈환했다.


중소형 선박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에 지난 7월 1위자리를 내준 이후 3개월만의 다시 정상에 복귀한 것이다.


경기침체, 고금리 기조, 환경규제 등으로 글로벌 선주사들이 신규 발주를 머뭇거리면서 세계 선박 수요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거둬들인 선방이다.


LNG운반선,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대형 선박시장에서 압도적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K조선이 양적인 면에서도 1위를 탈환하며, '불황 속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K조선이 고부가 대형선박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며 10월 선박수주량면에서 중국을 따돌리고 세계1위에 복귀했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2년 인도한 200K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한국조선해양제공>

 

◇ K조선, 대형 선종 중심의 수주 전략이 주효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중국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이 10월 수주량 기준 세계 1위를 차지했다.


7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선박 발주량은 총 60척, 249만CGT(표준선환산톤수)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CGT는 선종 및 선형의 난이도에 따라 선박 건조시의 공사량을 동일 지표로 환산한 것으로, 조선시장의 표준 지표로 활용된다.


한국은 이 중 총 154만CGT를 수주해 점유율 62%를 차지하며 중국을 누르고 올랐다. 하반기들어 중국의 파상공세에 밀려 정상에서 내려온지 3개월 만의 1위 탈환이다. 중국은 82만CGT를 수주하며 점유율 33%로 2위에 내려앉았다.


수주 척수 기준으로는 한국이 18척, 중국이 34척으로 중국이 16척이 더 많았다. 수주 척수는 크게 밀리는데도 수자량에서 중국에 크게 앞선 것은 그만큼 대형 선박 수주 전략이 주효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계는 상대적으로 대형 선박 위주로 수주에 집중한 반면, 중국은 중소형 선박 수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수주 잔고량이 3년치 이상 쌓일 정도로 캐파오바(생산능력초과) 상태에 놓이면서 선가가 높 은 고부가 대형 선종 중심으로 영업 활동에 주력해왔다.


현재 국내 조선업계가 주력 생산중인 선종별 1척 가격은 17만4천m³이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2억6500만달러,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1억2800만달러,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2억3300만달러 등 1억달러 안팎의 고가다.

 

▲삼성중공업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제공>

 

◇ 10월 선전에도 누적으론 30%p 격차로 중국에 뒤져

업계에 따르면 조선3사는 현재 가장 고가의 선박인 LNG선 수주 잔량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HD현대중공업이 지난 9월 말 기준 전체 상선 수주 잔량 139척 중 54척(39%)이 LNG선이며, 삼성중공업은 153척 중 85척으로 절반(56%)을 넘는다. 한화오션의 경우 99척 중 무려 3분의 2가량인 65척(66%)이 LNG선이다.


10월 실적만 놓고보면 한국이 중국을 압도적으로 제쳤지만, 올해 누적 수주실적면에서 여전히 중국이 세계 1위다. 올들어 중국은 수주량 면에서 큰 폭의 차이로 한국을 따돌리고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1∼10월 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이 3369만CGT(1324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4405만CGT(1670척) 대비 24% 감소한 가운데, 한국과 중국이 2826만CGT를 수주하며 전체의 85% 가량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한국이 고부가 대형 특수선에 수주를 집중하는 사이에 중소형 선박 시장을 거의 싹쓸이하며 10월까지 누계 1933만CGT(832척)를 수주하며, 57%의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다.


한국은 같은 기간 893만CGT(184척)를 수주하며 27%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의 대반격에도 불구, 여전히 올해 누적 수주 점유율 면에선 중국과 30%포인트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올들어 누적 수주량 면에서 중국에 크게 밀리고 있는 것은 한국의 선박 수주량은 전년대비 41% 급감한 반면, 중국은 전년 동기 대비 수주 감소율은 9%에 불과한 탓이다.
 

▲대우조선 시절 건조한 한화오션의 LNG선. <사진=한화오션제공>

 

◇ 수주 잔량 중국에 크게 밀려...물량경쟁 시대 끝나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업체들은 현재 오더가 꽉차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도크(dock)의 여유가 없어 고부가 대형 특수선 중심으로 수주에 주력, 중소형 조선사가 난립한 중국에 양적으론 밀릴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10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중국의 1척당 수주규모는 2만3233CGT인 반면, 한국은 4만8532CGT로 중국보다 두배 가량 크다. 중국은 중소형, 한국이 대형 선박 위주로 수주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10월 말 기준 세계 선박 수주 잔량(남은 건조량)은 전월 말 대비 41만CGT 감소한 1억2258만CGT이며 국가별로는 중국 5906만CGT(48%), 한국이 3868만CGT(32%)이다. 양국의 격차는 2238만CGT다.


전년 동기에 비해 한국 4%, 중국 14%가 각각 증가했다. 야드별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1080만CGT로 가장 많고,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870만CGT),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옥포조선소·810만CGT) 순이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176.03포인트를 기록하며 작년 동월 대비 14.06포인트 상승, 조선 단가가 8%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10월에 1위를 탈환했다고 하지만, 이제 K조선이 중국과 수주 물량으로 경쟁하는 시기는 지났으며 현실적으로 중국을 양으로 이기기는 쉽지않다"고 전제하며 "국내업체들이 LNG운반선, VLCC, 컨테이너선 등 고수익 선종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주량이 꾸준히 늘어 질적인면에선 중국을 압도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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