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다 암초 만난 비트코인…美 '긴축', 中 '위기'에 폭락

기업분석 / 김태관 / 2023-08-20 13:17:53
이틀연속 급락, 2만6천 달러대…'ETF효과' 상승분 다 반납
잇단 악재에 전망도 '가시밭길'…'잭슨홀 미팅' 결과 주목

잘나가던 비트코인이 연이은 대형 암초에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부동산위기에서 비롯된 중국 경제의 불안과 미국의 긴축강화 가능성이 맞물리며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나타나며 비트코인 시세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가상자산은 가장 대표적인 위험자산(risk asset)으로 분류된다. 주식보다도 더 리스크가 큰 자산으로 평가받기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


비트코인은 가상자산계의 '기축통화'로 불리는 대표적인 암호화폐(Cryptocurrency)이다. 최초의 암호화폐이며 시가총액 기준으로 이더리움을 비롯한 다른 가상자산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비트코인 시세가 최근 위험자산 기피 현상에 의해 추락하고 있는 근본 이유다. 가상자산시장의 대장주 비트코인이 잇단 악재의 출현으로 연이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중국발 경제위기와 미국의 긴축계속 가능성이 맞물리며 대표적 위험자산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틀 새 10% 이상 추락...작년 FTX파산 사태 후 최대

미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7.11% 급락한 2만5951달러(약 3483만원)에 거래됐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2만6천 달러 벽이 허물어졌다.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3만 달러에 육박하던 비트코인 시세가 이틀 만에 10% 이상 폭락한 것이다. 이는 작년 11월 세계적인 가상자산거래소 FTX 파산 사태 이후 최대 낙폭이다.


지난 6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을 신청한 이후 3만 달러대를 뚫고 치고 올라왔던 상승세가 크게 꺾인 모양새다. 'ETF효과'로 올랐던 상승분도 순식간에 대부분 반납했다.


비트코인의 급락은 이더리움을 비롯한 대부분의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의 시세를 유발한다. 비트코인의 급락은 알트코인 대부분의 폭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비트코인 가격 추락은 중국과 미국발 악재에서 비롯된 결과로 풀이된다. 우선 미국이 지난 16일 공개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7월 의사록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의사록에 추가 통화 긴축 가능성이 커진 때문이다. 


연준이 만약 기준금리를 더 올리면 강달러 현상에 의해 위험자산 투자 심리는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더이상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이 빗나가자 그 여파가 비트코인에 직접 영향을 줄 것이란 얘기다. 


인플레이션의 지표로 여겨지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지난 16일 1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가장 안전하다는 미 국채금리의 상승은 자본의 위험자산인 가상자산 시장의 불안 심리를 높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가상자산 시장을 들었다놨다하는 '빅마우스' 일론 머스크가 기름을 부었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비트코인을 대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을 3억7300만 달러(약 4993억 원)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이에 즉각 반응하며 일부 투매 현상까지 나타났다.

■ 추가 하락 가능성 커...25일 잭슨홀미팅에 관심 증폭

탈중앙화 거래소(DeX) 버텍스 프로토콜의 다리우스 타바타바이 공동 설립자는 "비트코인계 '큰손' 스페이스X의 매각을 알리는 헤드라인이 시장에 불안감을 던졌다"며 "여름철 유동성이 적은 상황에서 연쇄적인 매도로 낙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부동산 위기에서 비롯한 경제 리스크가 중국은 물론 세계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각되면서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이 동시에 위축, 비트코인의 추락을 재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부동산 위기가 대형 개발사 비구위안의 디폴트 위기에서 부동산신탁사 등 금융시장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수 년간 부도 파산설에 시달리던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이 미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가상자산 시장에 불안감을 키웠다.


가상자산계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이 중국인들이어서 중국발 경제위기는 비트코인 매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면서 "실제 2년 전 헝다가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렸을 당시에도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출렁인 바 있다"고 입을 모은다. 

 

▲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25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발언에  가상자산계가 주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별한 호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잇단 악재에 노출되면서 비트코인의 앞날도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시장에선 조만간 2만5천 달러벽마저 무너지면 하락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2만5천 달러 수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만약 그 아래로 떨어지면 또 다른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가상자산거래사이트 이토로(eToro)의 시장분석가 조시 길버트도 "단기적으로 비트코인가격을 밀어 올리기 위한 촉매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2만5천 달러선이 깨지고 글로벌 위험자산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면 비트코인은 추가 하락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시세 흐름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잭슨홀 미팅이 새로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주최한 이날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긴축에 대한 견해와 의지를 내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작년 잭슨홀미팅에서도 파월은 매파성향을 여실히 드러내며 금융시장과 가상자산시장에 강한 충격을 준 바 있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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