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둥이’ 욱여 넣은 이마트24 앱…“재미없고 불편하다” 원성

산업 / 이슬기 / 2023-10-25 06:00:36
▲ '이마트24 앱' 애플스토어 이용자 평가 및 리뷰 갈무리

 

# 이마트24 편의점을 방문한 이OO(33) 씨는 계산대에서 포인트를 적립하기 위해 ‘E-verse’ 앱을 실행했는데, 140MB 용량의 업데이트 알림창이 뜨고 다운로드가 시작됐다. 남은 데이터가 부족해서 잠시 주춤하는 사이 뒤에서 기다리던 손님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며 짜증 섞인 말을 걸어왔다. 이 씨는 뒤에서 대기하던 손님들에게 계산 순서를 양보해야 했다.

이마트24가 선보인 자체 모바일 앱 E-verse가 출시 1년이 지나도록 낮은 사용 편의성과 불필요하게 과다한 게임 기능, 무거운 용량 등의 문제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가 지난해 11월 MZ세대에게 재미와 혜택을 동시 제공하겠다며 선보인 모바일 앱 ‘E-verse(Emart24+Universe)’을 개선해 달라는 악플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기준 E-verse 앱은 누적다운로드 수 10만회를 넘어선 상태로, 4000여개의 리뷰 중 E-verse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앱 리뷰란에는 “최악. 게임 기능은 누구 욕심인지 모르겠지만 이를 추가함으로써 편의점 어플이라는 기능성을 잃음”, “진짜 너무 짜증납니다. 편의점 앱 원래의 기능 상실...”, “젊은 나도 사용하기 어려운데 중장년층 소비자는 사용하기 힘들 것이다”, “물건 하나 찾으려는데 로딩 시간이... 성질 급하면 숨넘어가겠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애초 ‘E-verse’ 앱은 이마트24가 완전히 차별화된 서비스로 편의점 업계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의도로 기획됐다. 앱 내 게임포털에서 ‘도시락 만들기’, ‘이프레쏘 원두커피 만들기’ 등 이마트24가 연상되는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했고, 매주 게임포털 안에서 1위부터 100위를 선정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이마트24 측이 불필요한 주변 기능을 강조하면서 정작 소비자들이 진짜로 원하는 편의점 앱의 핵심 기능을 구현하는 데는 소홀했다는 점이다. 멤버십 적립, 할인·상품예약, 재고확인 등 기본적인 서비스의 직관성과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형국이 된 것이다.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고릴라 캐릭터 '제이릴라' <사진=인스타그램>

고릴라 별명을 가진 정용진 부회장을 연상케 하기 위해 ‘원둥이’ 캐릭터를 무리하게 활용해 용량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이마트24 앱을 누비는 원숭이 캐릭터 원둥이는 ‘이마트24 화성점’ 점장으로 동네 형 제이릴라의 연락으로 지구에 온 캐릭터란 설정을 가지고 있다.

편의점 앱 안에 모바일게임, 메타버스, 아바타, NFT 등 다양한 기능을 모아놓고 앱에 접속한 이용자는 이마트24의 캐릭터 원둥이가 되어 우주 편의점 메타버스를 돌아다니게 된다. 이 과정에서 원둥이가 게임을 하고 ‘루비’를 획득하면 실제 매장에서 포인트처럼 이용할 수 있는 콘셉트다.

앱에 접속해 게임을 많이 한 이용자에게 편의점 할인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지만, 정작 접속자들은 피로도를 호소하는 형국이다. 한 게임당 획득 할 수 있는 루비는 3개로 제한된다. 따라서 약 334판의 게임을 실행해야 루비 1000개가 모여 1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더 나아가 게임성 자체가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다. 

베OO 아이디의 한 누리꾼은 “너무 복잡해서 피로도가 생긴다. 게임 난이도가 너무 높고 직관성이 떨어진다”고 토로했고, MYOOO 누리꾼은 “적립 어플과 게임을 결합해 포인트를 얻는다는 발상은 참신했지만, 시장 조사나 소비자 조사를 한 번이라도 했으면 이런 기능 필요없다는 걸 알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소비자가 사용하는 편의점 앱 내의 메뉴는 사실 한정적이다”냐 “본질적인 기능 사용에 장애가 온다면 그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ls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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