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조립식가족’ 첫 무대에 선 윤선아, 가족의 의미를 다시 묻다

문화·라이프 / 마리아김 칼럼니스트 / 2025-08-17 12:48:31
‘정미’역, 상처 넘어 희망의 노래 선사하는 새로운 도전
이달 말일까지 대학로 지구인 아트홀 “가족의미 기억하길 바라”

“첫 연극이라 설레면서도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연습에 들어가 동료들과 함께하다 보니 하루하루가 즐겁고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드라마와 광고에서 친근한 얼굴로 활약해온 배우 윤선아가 이번에는 연극 무대 위에 섰다. 그는 지난 6일 개막한 연극 조립식 가족(연출 김태영)에서 이혼도 하지 못한 채 남편의 외도와 시댁의 구박 속에 지쳐 정식의 집에 얹혀사는 ‘정미’ 역을 맡았다.
 

▲ 연극 조립식 가족에서 정미역으로 열연 중인 배우 윤선아 [IHQ]

 

윤선아는 드라마 그동안 ‘굿 닥터, 숨바꼭질, 레벨업, 엄마가 바람났다’에 출연해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여왔다. 또 광고 모델로도 꾸준히 브라운관에 얼굴을 내밀며 대중에게 건강하고 밝은 이미지로 각인돼왔다. 하지만 이번 무대는 다르다. 관객과 지근 거리에서 혼신의 힘을 발휘해야 하니 그야말로 배우로서의 새로운 도전이다. 그가 연극에서 분한 ‘정미’는 술에 의지하며 삶을 지탱하고 있는 인물, 깊은 상처를 품고 삶의 무게를 진 자이다.

“정미라는 캐릭터는 힘들게 살아왔지만, 그 속에 아직 꺼지지 않은 희망이 있어요. 그녀가 지닌 결핍과 아픔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죠. 무대에 서니 관객들의 숨결과 시선이 그대로 느껴져서, 제가 가진 감정을 더 솔직하게 꺼낼 수 있었습니다.”

연극 ‘조립식 가족’은 보육원을 퇴소한 청년들이 설 명절에 한자리에 모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은 네 명이 한 식탁에 둘러앉아 서로의 상처와 결핍을 마주하는 과정에서 ‘가족’의 새로운 정의가 탄생한다. 정식은 내 집 마련까지 했지만,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고, 모세는 네 번째 결혼을 통해 안정된 관계를 꾸리길 갈망한다. 희정은 번번이 연애에 실패하고, 짓눌린 삶의 무게를 등에 진 정미는 배척당한 끝에 정식의 집에 머무르며 고단한 삶을 노래하고 있다.

윤선아가 맡은 정미는 특히 무대의 긴장과 울림을 동시에 책임지고 있다. “저 그냥 갈 데 없어서 여기 있는 거예요.”라는 대사를 내뱉는 순간, 객석에는 깊은 정적이 흐른다. 배우의 목소리를 통해 드러난 고립감과 자조가 관객의 마음을 울린다. “정미를 연기하면서 저 역시 제 안의 외로움과 마주했어요. 하지만 동시에 무대 위에서 발견한 감정들을 관객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게 큰 행복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작품은 희망적인 결말로 이어진다. 갈등을 겪던 인물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정식과 정미가 입양을 결심하며 ‘선택으로 맺어진 가족’이란 메시지를 전한다. 관객들은 “울다 웃다 했다”,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후한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 연극 조립식가족 포스터

 

무대에 선 윤선아의 표정은 드라마에서 보던 밝기만 하던 이미지를 훌쩍 넘어서 관객의 심중을 울리고 있다. 술잔에 기대앉은 무력한 순간, 과거를 떠올리며 눈가가 젖는 장면에서, 그리고 마지막에 아이를 안고 웃음을 되찾는 장면에서, 배우 윤선아는 천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부족한 점도 많아요. 하지만 정미로서, 또 팀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팀 분위기 덕분에 많이 배우고 힘을 얻고 있어요. 공연을 거듭할수록 우리 작품이 웃음과 감동을 전한다는 확신이 커집니다.”

윤선아에게 이번 연극은 사실 배우로서 전환점일 게다. 카메라 앞이 아닌, 무대라는 살아 있는 공간에서 관객과 호흡하는 경험은 그의 연기 스펙트럼은 큰 확장을 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그가 출연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리버스’ 방영도 앞두고 있다. 드라마와 연극을 넘나드는 활약 속에서, 그는 더 입체적인 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무대 위에서 매 순간 새로운 감정을 발견하고 있어요. 관객과 그 감정을 나누는 지금이 너무 설레고 행복합니다. 연극은 저를 다시 배우게 만드는 곳이란 생각이 들어요.”

연극 조립식 가족은 서울 대학로 지구인 아트홀에서 이달 31일까지 이어진다. 첫 연극에 도전한 배우 윤선아의 진심 어린 무대는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물으며 시원한 울림을 남기고 있다.

 

토요경제 / 마리아김 칼럼니스트 kimjjyy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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