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 칼럼] 리더의 결단… 삼성 이재용, 반도체 사업에 50조 투자

기자수첩 / 김병윤 기자 / 2023-02-20 12:41:37
▲ 토요경제 김병윤 대기자
“이봐 해봤어?” 、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바꿔라.”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말이다. 한국경제의 거목(巨木)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어록이다.

정 회장은 선이 굵은 기업가였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신화적 인물이다. 자동차 조선 건설 중공업 등에서 신화를 창조했다.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현대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냈다.

초등학교 졸업의 학력으로 재계의 거목이 됐다. 세계적인 경제인으로 칭송 받았다. 정 회장의 생애는 끝없는 도전이었다. 실패는 있어도 좌절은 없었다. 정 회장의 삶을 한 마디로 나타낸 것이 “이봐 해봤어”이었다.

이건희 회장은 외유내강(外柔內剛)형 기업가였다. 조용한 성품의 선비 스타일이었다. 부드러움 속에 날카로운 통찰력을 갖고 있었다. 탁월한 선견지명(先見之明)이 빛났다. 남다른 결단력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강한 승부사 기질의 경영인이었다. 학창시절 아마레슬링 선수로 활약했던 경력도 있다. 매트 위에 올라서면 죽는 것보다 싫어한 것이 패배였다.

한국경제의 쌀이 된 반도체는 이건희 회장의 집념으로 성장했다. 반도체 산업은 선대 회장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예리한 판단으로 시작됐다. 이건희 회장은 부친의 뜻을 이어받아 반도체 산업을 세계 1위에 올려놓았다.

이건희 회장은 1993년 6월13일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촌철살인(寸鐵殺人)의 한마디를 날린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바꿔라.” 이건희 회장의 짧은 한마디는 삼성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이 발언은 한국의 기업문화를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한국기업을 대표하는 삼성과 현대는 공통점이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 놓았다. 이런 신화는 선대회장이 이뤄낸 것이다. 이제 양대 그룹은 3세 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젊은 경영자가 전면에 나섰다.

지금부터 3세 경영자들의 책임이 크다. 기업의 운명을 두 어깨에 메고 가야 한다. 결단의 순간에 고민을 해야 한다. 수없이 많은 외로움을 홀로 견뎌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선친을 능가하는 경영인이 된다.

다행히도 3세 경영인은 선친에게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현재까지 무리 없이 기업을 이끌고 있다.

삼성그룹의 3세 경영인인 이재용 회장이 지난 1월말 울림이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선친인 고 이건희 회장 못지않은 결단력을 보여줬다. 재계 원로들도 이재용 회장의 결단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1월말 반도체 사업 담당 사장단과 워크숍을 가졌다. 2023년 투자규모에 대한 논의였다. 

 

이 자리에서 사장단은 투자규모 축소와 반도체 감산계획을 보고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하락과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불황 때문이었다.

보고를 받은 이재용 회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선친 이건희 회장의 말이 떠올랐다.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 산업을 “타이밍 산업”이라고 정의 했다. 반도체 신화를 이룩한 선친의 주옥같은 경험을 되살렸다.

이재용 회장은 사장단에게 딱 한마디만 했다.

“자신 없으세요? ”

6글자의 짧은 말에 사장단은 몸 둘 바를 몰랐다. 이재용 회장의 결단에 삼성은 50조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대규모 투자이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의 결단에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이재용 회장이 선친의 승부사 기질을 빼닮았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똑같은 바람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장의 50조 원 투자 결정이 한국경제에 활력소가 되길 바라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힘든 결정을 했다.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때까지 며칠 밤을 지새웠을 게다. 리더의 외로움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전쟁터에 나가는 장수의 심정이었을 거다.

부디 이재용 회장의 힘든 결정이 침체에 빠진 한국경제에 희망가가 돼 주길 바란다.

 

토요경제 / 김병윤 기자 bykim71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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