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사태 후폭풍… 4대 은행, ELS 퇴출 수순

산업1 / 김자혜 / 2024-01-31 12:16:26
규모 적은 우리은행만 ELS 판매유지
은행권, 日 지수 투자상품도 ‘자진 철회’
업계 “일괄 판매 중단, 소비자 권익침해”
▲ 홍콩H지수 ELS 투자자들이 지난 19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피해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규모 손실을 일으킨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이 은행권의 ELS 상품 판매 중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ELS취급규모가 적은 우리은행만 ELS 판매를 유지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상품판매 전면 중단은 은행 이용자의 선택폭을 줄이는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0일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ELS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원금비보장형 ELS의 판매를 중단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29일 비예금상품위원회의 ELS 판매 중단 권고를 받아들여 ELS를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홍콩H지수가 2021년 고점 대비 50% 이하로 폭락하면서 ELS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올해 5대 은행에서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 ELS 규모는 KB국민이 6조7526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신한 2조3360억원, NH농협은행 1조8018억원, 하나은행 1조4002억원, 우리은행 413억원 순이다.
 

이용우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홍콩H지수 ELS의총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10조원 규모의 만기가 집중돼 있다. 이에 약 50% 내외의 대규모 투자자 손실이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특히 ELS 판매 금액 중 60대 이상 판매 금액 비중이 40~50%에 달하면서 노령층의 노후 자금이 대거 위험에 빠졌다.
 

이와 관련 이용우 의원은 지난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한 이복현 금감원장에 은행이 ELS의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상당 부분 공감한다”며 “종합적으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검토하겠다”고 답하면서 ELS 판매 중단을 시사했다. 이 같은 발언에 압박을 느낀 KB국민, 신한은행이 자진해서 ELS 판매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화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우리은행의 경우 H지수 ELS의 올해 만기 규모가 다른 은행과 비교해 현저히 낮아, 판매를 이어가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ELS) 상품판매 관련 내부통제제도 개선을 통해 H지수 ELS를 선제적으로 판매 제한해 타행대비 판매 및 손실 규모가 미미하다”며 “금융소비자의 투자상품 선택권 보호차원에서 판매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전부터 ELS 판매 창구를 PB 창구로 제한했고 판매 인력도 전문성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은행권은 일본 닛케이225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 연계 신탁(ELT)의 판매도 조정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닛케이225지수가 포함된 주가 연계 신탁(ELT)의 판매를 중단했고 우리은행은 닛케이225지수 연계 ELT 상품의 손실 발생 구간(손실 구간)을 65%에서 60%로 낮췄다. KB국민은행은 쿠폰 수익률을 낮춰, 투자자의 접근성을 떨어뜨렸다.

 

일본증시가 역대급 호황으로 강세를 보이고 관련 ELS 상품 판매도 빠르게 늘었지만 향후 홍콩H지수와 같이 지수하락에 따른 손실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에서 조치하는 ELS, ELT의 판매중단이 적절한 조치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의 요인은 KPI(핵심성과지표)를 포함했다는 점”이라며 “이를 제외하고 상품을 조정할 수 있음에도, 전면 중단하는 것은 은행 고객의 투자 선택권을 막아버리는 행위”이라고 꼬집었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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