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값 인상 포문 연 오비맥주…눈치 보는 하이트‧롯데

산업 / 이슬기 / 2023-10-05 18:47:42
▲ 사진=연합뉴스

 

맥주값 인상 포문 연 오비맥주…눈치 보는 하이트‧롯데

 

오비맥주가 오는 11일부터 맥주 제품 공장 출고 가격을 전격 인상한다.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이 주류업계에 도미노 가격 인상을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동종 업계는 여론 살피기에 나서는 등 가격 인상 동참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오는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 가격을 평균 6.9% 인상한다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국제 유가 급등으로 물류비가 상승해 제품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세계적 팬데믹 이후 비용 압박이 계속 증가해왔지만, 전반적인 물가 불안 상황을 고려해 인상률을 최소화했다”며 “다만 소비자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가정용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카스 500㎖ 캔 제품은 현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가 주류 가격 인상의 포문을 열었지만, 주류업계가 가격 인상 행보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업계를 압박하는 정부의 강력한 물가 안정 정책이 유지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은 물가에 성난 소비자의 반응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2월 기획재정부는 4월부터 적용하는 맥주 주세를 ℓ당 885.7원으로 30.5원 인상하기로 결정하며 주류업계의 가격인상을 자제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당시 추경호 부총리는 주세 인상이 주류값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자 “세금이 올랐다고 주류 가격을 그만큼 올려야 되냐”고 경고했다.

 

안정세를 찾던 물가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한 것도 주류업계의 가격 인상 결정에 영향을 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근 고금리 행보에 따른 고물가 현상이 재현되는 가운데, 주류 가격을 동결하는 것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경쟁력이 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하이트진로 측은 “오비맥주의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 발표로 내부적으로 더 논의를 해야한다”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가격 올리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측도 “가격 인상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가격인상 동참을 일축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그동안의 주류 가격은 업계 1위에 따라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흐름이 업계 수순처럼 여겨진 점을 언급했다. 지난해에도 오비맥주가 출고가를 7.7% 올린 직 후, 하이트진로가 7.7%를 인상했고, 롯데칠성음료는 8.2% 가격을 올렸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초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일 당시만 해도 맥주 제조사들은 전부 가격을 동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며 “최근 수입산 맥주의 공격적인 시장 확대와 석유 가격 인상 등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고려하면 가격 동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ls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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