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클레무브, 자율주행 진입 승부수…에이투지와 ‘실증 데이터 동맹’ 나서

산업 / 최성호 / 2026-04-08 11:41:33
부품·제어 플랫폼 기업과 실운행 자율주행 사업자 결합…로보택시 시장 선점 위한 ‘경량 연합’ 전략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HL클레무브가 오토노머스에이투지와 손잡고 레벨4(L4) 자율주행 시스템 공동 개발에 나서면서 국내 자율주행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완성차 중심의 현대차그룹 진영과 달리, ‘센서·제어기 기술’과 ‘도심 실증 데이터’를 결합한 연합 구조로 상용화 속도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 HL클레무브 이윤행 사장(오른쪽)과 에이투지 한지형 사장(왼쪽)이 자율주행 셔틀 ‘로이(ROii)’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HL그룹

 

8일 업계에 따르면 HL클레무브와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이번 협력의 핵심은 상호 보완적 구조다. HL클레무브는 인지센서, 고성능제어기(HPC),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차량 내부 핵심 제어 기술을 보유한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이다. 

 

반면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실제 도심 자율주행 운영 경험을 갖춘 실증 기업이다. 누적 자율주행 거리 97만3531km, 전국 14개 시범운행지구에서 셔틀 81대를 운영 중이라는 점은 기술 검증 데이터 측면에서 경쟁력이 된다.

 

결국 HL클레무브는 ‘기술’, 에이투지는 ‘운영 데이터’를 제공하는 구조다. 이 같은 역할 분담은 단순 기술 제휴가 아니라 상용화 중심 협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AI 기반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공동 목표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L2+·L3 중심 사업에서 로보택시용 L4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전략이 분명하다.
 

경쟁 구도에서 보면 차별성은 더욱 뚜렷하다. 국내 자율주행 시장은 크게 현대차그룹 중심 진영과 독립 솔루션 진영으로 나뉜다. 

 

현대차그룹은 모셔널·포티투닷 등을 통해 완성차 플랫폼 기반 자율주행을 추진 중이다. 차량 설계부터 서비스까지 수직 통합 구조가 강점이다.

반면 HL클레무브-에이투지 연합은 ‘경량형 연합 모델’이다. 특정 완성차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OEM 및 로보택시 사업자와 협력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부품 기반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이 실제 운행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은 향후 글로벌 공급 사업 확대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기술 단계 측면에서도 전략적 의미가 있다. HL클레무브는 기존 L2+/L3 중심 ADAS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해 왔다. 이번 협력으로 L4 로보택시 시장 진입 발판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단순 기술 고도화가 아니라 사업 모델 전환으로 해석된다. ADAS 부품 공급에서 자율주행 서비스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에이투지 입장에서도 이점이 있다. 실증 경험은 많지만 차량 제어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대량 공급하기 어려웠다. HL클레무브의 센서·제어기 통합 솔루션을 확보하면서 기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즉 양사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구조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협력은 로보택시 상용화 경쟁을 앞당기는 신호로 읽힌다.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은 웨이모·GM 크루즈·모셔널 등 대형 플레이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기술은 확보했지만 실제 상용화 경험이 제한적이었다. HL클레무브-에이투지 연합은 도심 실증 기반 상용화 모델을 구축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로 완성차 플랫폼이 없는 구조인 만큼 대량 차량 확보가 필요하다. 또한 L4 상용화는 기술보다 규제와 수익 모델이 더 중요한 단계다. 실제 로보택시 서비스로 이어지기까지는 추가 파트너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이번 협력은 HL클레무브가 ADAS 공급업체에서 자율주행 사업자로 변신하려는 첫 신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완성차 중심 자율주행 경쟁에 ‘솔루션+데이터 연합’이라는 새로운 축이 등장하면서 국내 L4 시장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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