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바이든, 날리면’ MBC 정정보도하라”… 외교부 승소

산업 / 김남규 / 2024-01-12 11:28:48
▲ <사진=연합뉴스>

 

2022년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MBC의 ‘자막 논란’에 대해 법원이 정정 보도를 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 12부(재판장 성지호)는 12일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낸 정정 보도 청구 소송에서 이 같이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 사건 판결 확정 후 최초로 방송되는 뉴스데스크 첫머리에 진행자로 하여금 별지 기재 정정보도문을 통상적인 진행 속도로 1회 낭독하고, 낭독하는 동안 위의 정정보도문의 제목과 본문을 통상 프로그램 자막과 같은 글자체, 크기로 계속 표기하라”고 판결했다.

이어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기간 만료 다음날부터 1일 100만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불하고, 소송 비용은 피고(MBC)가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날리면’ 논란은 2022년 9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뉴욕의 회의 장소를 나서던 윤 대통령의 발언에서 촉발됐다. 당시 MBC는 현장에서 촬영한 윤 대통령 발언을 보도하며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았다.

MBC 보도 직후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말한 것이라며 미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말한 것이라고도 해명했다. 

당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저개발 국가 질병 퇴출을 위해 1억달러 공여를 약속했고 예산 심의권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야당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던 것”이라며 윤 대통령 발언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나 미국 의회를 향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바이든, 날리면’ 논란은 정치권으로 비화했고, 야당은 윤석열 정부의 ‘총체적 외교 참사’라는 비난을 퍼 쏟아냈다.

대통령실의 해명에도 MBC는 해당 보도는 왜곡 및 편집이 없었고, 대통령실의 반론도 충실히 전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외교부는 2022년 10월 “관련 사실관계를 바로 잡고 외교부에 대한 동맹국 및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성이 크다”며 언론중재위원회에 MBC의 해당 보도에 대한 ‘정정 보도 청구’ 조정을 신청다. 하지만 양측의 팽팽한 입장차로 언중위가 ‘조정 불성립’을 결정하면서 조정 절차가 종료됐다.

결국 외교부는 2022년 12월 19일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소송을 심리한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 12부(재판장 성지호) 지난해 7월에는 MBC 측에 “음성을 명확히 파악할 수 없다”며 영상 원본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단정적으로 보도한 MBC 보도에 대해 “보통 사람이 듣기에 명확하지 않다”며 “발언 중 비속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취지 자체는 이해가 되나 ‘미국’이라는 말이 없다는 것은 명확하다. 이를 확정적으로 보도한 MBC 측도 너무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했다.

 

한편, 재판부가 보도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윤 대통령의 음성을 감정하는 방안을 원고와 피고 측에 제안했고 양측이 수용함에 따라 전문가 음성 감정이 진행됐지만, ‘판정 불가’로 결론났다. 결국 윤 대통령의 발언 진위는 법정에서도 제대로 가려지지 못했다.

 

토요경제 / 김남규 기자 ngki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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