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EU 역외보조금 규정이 ‘한국 기업’엔 기회 요인”

기업분석 / 장연정 / 2024-09-18 11:00:55
코트라 보고서…EU 집행위 보조금 조사 6건 중 5건이 中기업 겨냥
"EU 견제로 中 기업 입지 축소…韓 기업, EU 진출 기회 적극 활용해야"
▲ EU 깃발<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유럽연합(EU)의 ‘역외보조금 규정(FSR)’이 중국 기업을 압박하면서 한국 기업에겐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18일 발간한 ‘EU 역외보조금 규정 이행 현황’ 보고서에서 “FSR을 둘러싼 EU와 중국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같이 제언했다.


지난해 7월 본격 시행된 FSR은 EU가 아닌 국가의 기업이 정부·공공기관으로부터 과도한 보조금을 받아 EU 내에서 기업결합이나 공공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한 법이다.


외국 기업은 과거 자국 정부·공공기관에서 받은 보조금을 EU 집행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EU 집행위는 직권 조사를 통해 불공정 보조금을 수령한 것으로 판단된 외국 기업에 대해 기업 인수합병이나 공공입찰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


코트라 보고서에 따르면 FSR 시행 후 최근까지 4건의 심층 조사와 2건의 직권 조사 등 총 6건의 조사가 시작됐다.


이 가운데 절대다수인 5건이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 1건은 아랍에미리트(UAE) 기업이 대상이었다.


구체적으로 지난 2월 EU 집행위는 불가리아 교통부가 발주한 6억1000만유로(약 9000억원) 규모의 전동열차 입찰 사업과 관련해 중국 중처그룹(CRRC)의 자회사 중처쓰팡(中車四方)을 대상으로 FSR 관련 첫 직권 조사에 착수했다.


중처쓰팡이 써낸 입찰액은 3억1000만유로로, 발주 예상 금액이자 경쟁사인 스페인 기업의 입찰액인 6억1000만유로의 절반에 불과했다.


EU 집행위는 중처쓰팡이 중국 정부로부터 입찰액의 5배에 해당하는 17억5000만유로의 보조금을 받았기 때문에 저가 입찰이 가능했다고 추정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가 시작되자 중처쓰팡이 입찰을 전격 철회하면서 집행위 조사는 자동 종료됐다.


지난 4월에는 3억7000500만유로(약 5500억원) 규모의 루마니아 태양광 발전소 건설 사업 입찰에 참여한 중국 업체 연관 컨소시엄 2곳에 대한 EU 집행위의 심층 조사가 개시됐다.


이들 중국 기업 컨소시엄 역시 집행위 조사 개시 직후 모두 입찰을 자진 철회하면서 조사도 종료됐다.


스페인, 그리스, 프랑스,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EU 5개 회원국이 발주한 풍력발전 단지 개발 사업에 입찰한 중국 풍력터빈 기업 2곳을 대상으로는 지난 4월에 첫 번째 직권 조사가 시작됐다.


이 건과 관련해서는 중국 보안장비 기업 뉴크텍(Nuctech·퉁팡웨이스) 상대 직권 조사도 함께 진행 중이다.


특히 직권 조사 과정에서 EU 집행위가 뉴크텍의 네덜란드 및 폴란드 지사를 급습해 보조금 관련 데이터를 요구하고 기업 대표를 심문하는 등 강제 조사를 벌여 EU 주재 중국상공회의소가 이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는 등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 밖에 UAE 국영 통신사의 체코 통신기업 PPF에 대한 지분 인수 시도에 대해서도 지난 6월부터 심층 조사가 진행 중이다.


보고서는 “EU 집행위가 FSR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어 역내 기업 보호를 위해 조사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EU 진출 기업들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보고서는 이어 “낮은 입찰액 등 저렴한 공급가를 앞세워 EU 진출을 확대하던 중국 기업들이 FSR에 따른 EU 견제로 입지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한국 기업에는 EU 시장 진출 기회로 이어질 수 있어, 이런 기회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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