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지속적 실적부진에 ‘선택과 집중’ 고강도 경영 쇄신

산업 / 최영준 / 2024-10-22 13:45:16
올 초 대규모 인력 감축에 이어 추가 구조조정 단행
개발 조직과 AI 담당 리서치본부 등 4개 비상장 회사로 분할
인력 재배치 프로세스와 희망퇴직 프로그램 실시
▲ 엔씨소프트 <사진=최영준 기자>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엔씨소프트가 국내 실적 악화와 신작 부진 등으로 적자 기업이 될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고강도 경영 쇄신에 돌입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전날 임시이사회를 열고 주식회사 엔씨에이아이(AI)‧스튜디오X‧스튜디오Y‧스튜디오Z(이상 가칭) 등 4개 자회사를 물적 분할을 통해 신설하고 권고사직과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다시 시작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박병무 대표를 영입하면서 창사 이래 첫 공동대표 체제를 선보였다. 이후 박 공동대표는 강도 높은 경영 쇄신 작업을 진행해 왔다.

앞서 지난 8월 엔씨소프트는 임시 주총을 통해 엔씨큐에이와 엔씨아이디에스 등 분할을 통해 2개의 신설회사를 설립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당시 송가람 엔씨소프트 노동조합 지회장은 “비용 절감이나 빠른 의사결정 면에서는 오히려 개발 조직 분사가 적합한데 QA와 IDS가 먼저 나가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구현범 엔씨소프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엔씨소프트는 동종 타사에 비해 중앙 집중도가 높은데, 다른 기업들의 경우 QA나 소프트웨어 부문은 분사가 돼 있다”며 “그 외의 분사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두 달 만에 개발 조직을 포함한 분사에 돌입했다.

신설되는 엔씨 AI의 대표는 이연수 엔씨소프트 리서치본부장이 내정됐다. 엔씨 AI는 사내에서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바르코(VARCO)를 비롯한 AI R&D(연구개발)을 담당해 온 리서치본부를 중심으로 출범하는 회사다.

이 외에도 지난해 12월 출시해 국내 흥행에 실패한 ‘쓰론 앤 리버티(TL)’ 개발 팀이 스튜디오X로, 개발 중인 루트슈터 장르 신작 ‘LLL’ 개발팀은 스튜디오Y, 전략 게임 ‘택탄’을 담당하던 팀은 스튜디오Z로 새로 출범한다.

엔씨소프트는 “TL은 지난 1일 글로벌 론칭 후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신속하고 전문적인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통해 글로벌 지식재산(IP)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LLL과 택탄도 개발력과 전문성 강화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다음달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과 신설 회사 설립을 확정한다. 각 신설회사 분할 기일은 2025년 2월 1일이다.

엔씨소프트는 이에 따라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일부 개발 프로젝트와 지원 기능을 종료‧축소한다.

지난 8월 출시한 신작 ‘호연’ 개발 조직은 임원기 CBMO(최고사업경영책임자) 산하로 이동해 본사에 남는다.

지난 6월 출시한 ‘배틀크러쉬’를 담당했던 팀과 퍼즐개발실, 소셜번커전스실, 럭배틀개발실 등은 폐쇄하고 인력 재배치에 들어간다.

엔씨소프트는 조직 폐쇄가 결정된 해당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재배치 프로세스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21일부터 오는 12월 20일까지 개인별 희망부서와 포트폴리오를 취합해 인력을 재배치한다. 이번 희망퇴직은 지난 2012년 이후 12년 만에 진행되며, 구체적인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 좌측부터 김택진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엔씨소프트가 이처럼 강도 높은 인력 감축을 단행하는 이유로는 최근 선보인 신작들의 국내 흥행 실패와 이로 인한 실적 악화로 꼽힌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바로 직전 해인 2022년보다 각각 30.8%, 75.4% 급강했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75% 감소한 88억원을 기록해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다. 그나마 최근 글로벌 진출을 마친 TL이 괜찮은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BM구조 개편을 통해 이용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흥행에 성공해 큰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게다가 이 외의 흥행작은 전무한 수준이라 회사는 여전히 위기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TL은 22일 기준 일일 최다 동시 접속자 수 20만명 수준을 유지하며 순항하는 듯 보인다. 또 출시를 앞둔 리니지 IP 기반의 방치형 신작 게임 ‘저니 오브 모나코’ 역시 사전예약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기업 경영 전반에서 과감한 변화를 추진해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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