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쫓는 MZ 향해 ‘헝그리 정신’ 외친 김남구 회장

산업 / 김자혜 / 2023-09-19 10:49:47
▲ 18일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날 김 회장은 금융권에서 MZ세대와의 소통에 방점을 두는 것과 달리 힘든 만큼 성장하는 전통적인 인재상을 강조했다. <사진=김자혜 기자>

 

최근 취업준비생 사이에 높은 급여보다 워라밸을 중요시 하는 문화가 확산하는 가운데,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헝그리 정신’의 인재상을 거듭 강조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발언을 두고 MZ세대와 소통할 준비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회장은 1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진행한 채용설명회에서 “꿈에 도전하고자 하는 헝그리한 사람을 선호한다”며 “회사는 친목이나 취미 단체가 아닌 목적이 있는 단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큰 업권으로 좋은 인재를 얻기 위해 납치도 해봤다”며 “위로 올라갈수록 더 힘들고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 조직의 논리다. 보상은 충분히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이날 발언은 그 본질을 떠나 최근 MZ세대의 가치관을 이해하지 못하는 발언으로 보인다.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금융권 내 MZ세대 직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 조기 퇴사도 불사하는 현상과도 크게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금융권 내 CEO들은 젊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을 늘려가는 추세다. 직원들의 고충을 직접 경청하고 문제점을 파악해 세대 간 갈등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다.

지난 1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기존 창립기념 행사의 형식을 깨고 ‘참신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지주 및 계열사 전체 임직원이 참석해 정도경영에 대해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직원과 마주앉아 소통하는 형태였다. 기념일 행사를 열지 않는 대신 절약한 비용으로는 요양시설에 차량을 기부했다.

올해 1월에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0여명의 젊은 직원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3’를 참관한 바 있다. 통신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CEO에 금융지주 회장이 참여한 것은 이례적으로, 변화하는 금융트렌드를 젊은 세대의 직원들과 함께 경험하기 위함에서다.

이처럼 금융권 지주 회장들이 MZ세대와의 소통을 강조하고 관련 활동에 나서는 것은 MZ세대 직원들이 중요시 여기는 직업 가치관이 변하고 있는 것도 한 몫 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30대 82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인)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6.6%는 ‘워라밸이 보장되는 기업’에 취업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월급 성과보상체계(29.6%), 정년보장 및 근속기간(16.3%), 기업과 개인의 발전가능성(10.4%) 순이었다.

금융권의 30대 미만 직원의 자발적 이직률이 높다는 조사도 눈여겨볼 만하다. 4대 금융지주에서 30세 미만 직원이 자발적으로 이직한 비율은 지난해 기준 KB금융 5.5%, 하나금융 5.19%, 우리금융 4.3%, 신한금융 1.6% 수준이다.

금융권에서 MZ세대의 조기 퇴사는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김 회장은 채용설명회를 마친 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에서 이러한 조기 퇴사 문제에 대해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채찍형 기업인재상은 유지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번 채용설명회에서 요구된 인재상이 다소 강한 경향이 있다는 본지의 질문에 김 회장은 “입사하면 신입직원에 멘토가 배치돼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퇴사율도 실제로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오면 힘든 것은 맞지만 그만큼 꿈을 성취할 수 있고 확실히 성장할 인재를 키워주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다음 달 4일까지 신입사원(5급 정규직) 일반공채의 서류전형을 진행한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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