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 '갑질' 과징금 300분의 1로 줄어든 19억원… "시장 지배자 아니야"

산업 / 이슬기 / 2023-12-08 10:16:34
▲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정거래위원회 김문식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이 CJ올리브영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 건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납품업체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CJ올리브영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8억9600만원을 부과했다. 최악의 경우 최고 6000억원로 예상됐던 과징금이 300분의 1 줄어들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CJ올리브영이 납품업체들에 대한 ▲행사독점 강요 ▲판촉행사 기간 중 인하된 납품가격을 행사 후 정상 납품가격으로 환원해 주지 않은 행위 ▲정보처리비 부당 수취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8억96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 고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리브영은 지난 2019년부터 현재까지 경쟁사인 랄라블라, 롭스에 동일 품목으로 행사에 참여하지 말라고 납품업체들에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3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할인 행사를 빌미로 정상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납품받은 상품을 행사가 끝난 뒤에도 정상가로 판매하면서 차액을 납품업체에 돌려주지 않았다. CJ올리브영이 빼돌린 차액은 8억원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는 정보처리비 명목으로 납품업체의 의사와 상관없이 정보를 넘겨 순매입금의 1~3%를 받아 온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미용·건강 전문 유통채널(H&B 스토어)에서 대규모유통업자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납품업체에 피해를 주는 행위를 엄중 제재했다”고 밝혔다.

현재 경쟁사인 랄라블라와 롭스는 지난해 사업을 철수했다.

올리브영은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혐의로 지난해 5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이번 사안의 주요 쟁점은 공정위가 CJ올리브영이 속한 시장을 어떻게 규정짓느냐에 달려있었다. 올리브영의 시장 지배적지위를 헬스앤뷰티 오프라인으로 한정할 경우 최대 과징금 6000억원이 나올수 있었지만 10억원대로 그쳤다.

공정위는 해당 사안에 관해 판단 유보(심의절차 종료)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고 다양한 화장품 소매 유통 채널이 역동적으로 성장쇠락하는 상황에 비춰 올리브영이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즉 올리브영의 시장 지위를 오프라인이 아닌 온오프라인 전체로 본 것이다.

CJ올리브영의 점유율은 오프라인 시장에선 80%를 넘겼지만, 온오프라인 전체로 확장하면 10% 점유율로 낮아진다.

다만 공정위는 업계 내 올리브영의 위치가 강화되고 있고 단독납품 브랜드(EB) 정책(단독 납품 조건으로 광고비와 행사 참여 등에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도 확대하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편 수천억원대 과징금 추징 등 올리브영 리스크를 해결한 CJ그룹은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예상보다 앞당겨 이달 중순 단행한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중소기업 브랜드 중심의 K뷰티 유통 플랫폼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미처 살피지 못했던 부분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중소 뷰티 브랜드의 성장과 글로벌 진출의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업계와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ls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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