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 500조 기업시장 공략…인사·재무 담당자 접점 확대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10-12 10:29:13
DB형 229조 중 원리금보장형 91.9%
사외적립·기금형 논의에 운용 컨설팅 수요 확대
퇴직연금 적립금 20조 돌파…기업고객으로 경쟁축 넓혀
▲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 아카데미가 개최됐다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기업 인사·재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퇴직연금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사외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제도 활성화 논의가 이어지면서 증권사의 경쟁도 상품 판매에서 기업의 적립금 운용과 제도 대응을 지원하는 컨설팅 영역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12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기업 인사·재무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기금형 퇴직연금과 사외적립 의무화 등 제도 변화뿐 아니라 경영성과급,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등 기업의 인사·재무 현안도 함께 다뤘다.

기업 퇴직연금 시장의 중요성은 적립금 규모에서 나타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4000억원으로 처음 500조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기업이 운용 책임을 지는 확정급여형(DB)은 228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45.7%를 차지했다.

DB형 적립금의 91.9%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증권사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DB형 수익률은 3.5%로 확정기여형(DC) 8.5%, 개인형퇴직연금(IRP) 9.4%보다 낮았다.

DB형은 약속된 퇴직급여 지급 책임을 기업이 부담한다. 적립금 운용수익률이 높아지면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자금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자산배분과 운용 전략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퇴직연금 제도 개편도 사업자 경쟁을 자극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퇴직연금 사외적립 강화와 기금형 제도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기금형 제도가 확대되면 퇴직연금 사업자의 역할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예·적금과 보험 등 상품을 공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산배분과 투자상품 선정, 위험관리까지 기업에 제공하는 운용 역량이 중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인사·재무 담당자를 직접 대상으로 아카데미를 연 것도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전담 RM을 통한 퇴직연금 관리와 기업금융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 기업과의 접점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퇴직연금 사업 자체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20조9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7% 증가했다. DC형과 IRP 적립금은 각각 37%, 59% 늘었다.

그동안 개인 가입자의 DC·IRP 자산 확대에 힘을 실었다면 앞으로는 제도를 직접 운영하는 기업으로 경쟁 범위를 넓히는 셈이다.

퇴직연금 시장이 5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제도 변화까지 진행되면서 사업자 경쟁의 기준도 적립금 유치에서 운용과 기업 컨설팅 역량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퇴직연금을 매개로 인사·재무 부서와의 접점을 넓혀 기업금융 고객 기반까지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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