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 한·일·대만 13종목 ETF 상장…상위 3종목 절반 넘어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10-20 12:11:11
AI ETF도 GPU 밖으로…MLCC·기판 ‘병목 베팅’ 시작됐다
AI 서버 MLCC 주문지표 코로나 이후 최고…수혜 확산 속 집중도는 변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글로벌MLCC&기판 ETF'를 상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AI 투자상품의 무게중심이 GPU와 HBM에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반도체 기판으로 내려오고 있다. 다만 수혜 기업이 소수에 몰려 있어 산업 성장에 투자하는 동시에 특정 부품의 공급 부족에 베팅하는 성격도 강하다.

20일 미래에셋자산운용(대표 최창훈·이준용)은 ‘TIGER 글로벌MLCC&기판 ETF’를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한국·일본·대만에 상장된 MLCC와 반도체 기판 관련 기업 13곳을 담는다. 기초지수는 ‘Solactive-KEDI Global MLCC and Semiconductor Substrate Index’다. 

이번 상품이 겨냥한 것은 AI 서버의 부품 병목이다.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초기에는 GPU, 이후 HBM과 첨단 패키징으로 부족 현상이 이동했고 최근에는 전력 공급을 안정시키는 MLCC와 반도체를 연결하는 고사양 기판까지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 수급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삼성전기의 MLCC 수주액 대비 출하액 비율(BB Ratio)은 1.31, 일본 무라타와 타이요유덴은 각각 1.30과 1.25를 기록했다. 세 업체 모두 코로나1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BB 비율이 1을 넘으면 출하보다 신규 주문이 많다는 의미다.

6월 이들 한·일 주요 업체의 MLCC 출하량도 5년 만에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사양 제품 생산이 늘면서 범용 제품까지 공급 여건이 빠듯해지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흐름도 나타났다.

삼성전기는 올해 AI 서버용 MLCC 공급계약을 잇달아 확보했다. 지난 9월에는 글로벌 고객사와 1조722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앞선 계약까지 포함하면 AI 관련 장기 공급계약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AI 서버용 고부가 MLCC 수요가 실제 수주로 연결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ETF는 넓게 분산된 AI 상품과는 성격이 다르다. 상장 전 공개된 포트폴리오 기준 일본 비중이 약 49%, 대만이 33%, 한국이 18% 수준이다. 무라타가 약 19%, 대만 유니마이크론과 삼성전기가 각각 17% 안팎으로 상위 세 종목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지수는 종목당 비중을 20%로 제한한다.

엔비디아나 대형 메모리 업체의 주가 흐름과 직접 연동되는 기존 AI 반도체 ETF와 달리 부품 공급사의 가격 결정력과 생산능력 확대가 수익률을 좌우하는 구조다. AI 투자 사이클이 이어지면서 MLCC와 기판의 공급 부족이 심해질 경우 수혜가 커질 수 있지만 공급 증설이나 전방 수요 둔화가 나타나면 반대 효과도 클 수 있다.

환율도 변수다. 주요 편입 기업이 일본과 대만에 몰려 있어 개별 기업 실적뿐 아니라 엔화와 대만달러 등 통화 움직임이 투자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13개 기업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라는 점도 일반적인 글로벌 반도체 ETF보다 종목별 실적 변화에 민감할 수 있는 요인이다.

특히 ‘AI 병목’이 계속 같은 부품에 머물지도 살펴야 한다. AI 인프라 투자 과정에서 공급 부족은 GPU에서 HBM, 패키징 등으로 옮겨왔다. MLCC와 기판 역시 현재 공급 제약이 투자 논리의 핵심인 만큼 생산능력이 빠르게 확대될 경우 희소성에 따른 가격 상승 효과는 약해질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이번 ETF는 AI 투자 범위를 반도체 완제품에서 부품 공급망으로 한 단계 넓혔다. AI 서버 투자가 이어질수록 MLCC와 기판의 탑재량과 사양이 높아지는 흐름은 분명하지만, 13개 공급사에 집중된 상품인 만큼 AI 산업 전체보다 특정 부품의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가 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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