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강대강 리뷰] 디아블로IV, 전세계가 ‘릴리트’를 경배하는 이유

황 기자의 대강대강리뷰 / 최영준 / 2023-06-19 09:20:04
수준 높은 스토리 라인과 그래픽기술로 역대급 흥행 중
플레이 최적화와 사용자 편의성은 기대에 못 미쳐

[편집자주] 트렌드에 따라 빠르게 변하는 콘텐츠와 넘쳐나는 게임을 모두 해 보면서 호기심을 충족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게임을 할지 고르기 전, 대략적인 내용이 알고 싶은 독자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게임 얼리어답터 최영준 기자가 유저로써 단점은 대차게 지적하고, 장점은 강하게 어필하는 ‘대강대강 리뷰’를 시작합니다. 

 

블리자드의 ‘디아블로IV’가 얼리액세스 시작 4일 만에 9300만 시간 플레이를 기록하고, 출시 5일 만에 6억66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등 블리자드의 역대 기록을 갈아 치우며 ‘디아블로’시리즈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게이머 세계에서 디아블로 시리즈가 인기 있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역대 기록들을 갈아 치울 만큼 대단한지 기자가 직접 해봤다.

 

▲ ‘디아블로IV’ 플레이 중 화면 캡쳐


디아블로 시리즈 4번째 타이틀 디아블로IV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 온라인 액션 RPG게임이다. 지난 6일 2019년 ‘블리즈컨’에서 처음 공개한 지 약 4년만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작까지 사용했던 도미노엔진을 벗어던지고 자체제작엔진을 사용해 전작보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을 보여준다.

 

디아블로IV의 스토리는 ‘디아블로III’ 엔딩으로 부터 오랜 세월이 지난 후부터 시작된다. 드높은 천상과 불타는 지옥의 만행으로 인해 수백 만 명의 인간이 학살 당한 후, 추방 당했던 성역의 어머니 ‘릴리트’가 돌아오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 역대급 흥행을 견인하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수준 높은 그래픽


게임업계에서 ‘디아블로 시리즈’가 갖고 있는 IP(지식재산권)의 힘은 강력하다. 새로운 시리즈가 출시했다는 자체 만으로도 팬들은 열광한다. 게다가 특유의 어둡고 고어한 분위기는 다른 어느 게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고 전작에 비해 발전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먼저 그래픽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 게임 진행 중 재생되는 몇몇 시네마틱 영상을 제외한 나머지 영상들은 전부 인게임 렌더링 영상(게임을 제작한 엔진으로 제작한 영상)으로 시점만 변경해서 재생된다.

 

▲ ‘디아블로IV’ 플레이 중 재생되는 수준 높은 인게임 렌더링 영상

 

직접 보면서 이게 인게임 렌더링 영상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완성도가 높고, 배경음악이 주는 웅장함에 넋을 놓고 보게 된다. 게임 플레이 중 스토리 영상이 나오기 전엔 항상 바닥에 릴리트의 꽃잎이 놓여져 있는데 이 꽃잎을 보면 나도 모르게 설렐 정도로 만족감이 높았다.

'디아블로3'부터 스토리에 신경을 쓰는 듯 보이더니 이번 ‘디아4’에서는 작정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영상을 제외한 플레이 부분에선 딱 ‘좋아지긴 했네’에서 그치는 수준이다.

게임 내 시스템은 전작과 다른 차별성을 보여줬다.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오픈월드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는 캐릭터 빌드업을 위한 아이템 획득을 위해 일부 던전을 반복해서 플레이하는 소위 ‘앵벌이’게임이다.

디아블로IV도 후반부엔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초입구간에서는 오픈월드를 제공하기에 느낄 수 있는 모험의 재미가 느껴졌다. ‘릴리트의 재단’ 같은 수집요소와, 서브퀘스트를 통해 전해주는 세계관 세부설명, 일정시간 열리는 필드이벤트 등, 여느 오픈월드 게임들과 크게 다른 특징을 가진 요소들은 아니지만 ‘디아블로’에서 이런 점을 느낀다는 점이 특이하게도 만족감이 높았다.

캐릭터 빌드업을 위한 시스템도 달라졌다. 전작이 아이템 효과와 스킬 빌드로 캐릭터 빌드업을 했다면, 신작은 정복자 보드를 추가해 캐릭터 빌드업에 많은 변수를 제공해 하나의 직업으로 여러 캐릭터를 키우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다만 정복자 보드 같은 경우 ‘패스 오브 엑자일’의 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패스오브액자일’의 패시브 스킬보드랑 비슷한 느낌을 주는 ‘디아블로IV’ 정복자 보드. (좌측 디아블로, 우측 패스오브액자일)

파밍요소도 한 발 더 나아갔다. 디아블로IV가 앵벌이 게임인 만큼 파밍을 어떻게 하는지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스토리 진행이후 50레벨 구간부터 본격적인 파밍구간이 오는데 와우(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맛보았던 쐐기던전 처럼 유저에게 패널티를 부여해 난이도를 높이는 ‘악몽던전 시스템’과 필드 타임 이벤트인 ‘지옥 물결’, 오픈월드를 돌며 특정 주화를 획득해 보상 받는 ‘속삭임의 나무’ 등 루트를 여러 개 만들어 파밍 자체의 재미를 높이려는 의도가 보였다.


반면 앵벌이에 익숙한 디아블로 유저들은 ‘용사런’, ‘에리두런’ 등 특정 악몽던전을 반복하며 레벨링과 파밍을 해결했다. 지난 14일 핫픽스(긴급점검)로 너프(성능 하향) 당해 안하나 싶다가도 ‘선조런’,‘자비런’등 또 효율 좋은 던전을 찾아내 반복하고 있다.


▲ ‘디아블로’시리즈는 누가 뭐래도 파밍 하는 재미가 일품이다.

■ 엉망인 최적화와 편의성의 부재 등 호평만 있지는 않다.

많은 무기를 가지고 있는 ‘디아4’지만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먼저 최적화는 처참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기자가 ‘디아4’를 플레이한 컴퓨터 스펙은 5800x3d, 3080ti, 32gb메모리로 블리자드 측에서 제공하는 권장사양을 한참 웃도는 스펙이다. 그럼에도 마을에만 가면 프레임이 70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농담으로 라도 최적화 잘됐다는 말을 할 수 없다.

오픈월드를 지원해서 생긴 이점도 많지만 단점 역시 있다. 기자의 경우 지인과 함께 파티플레이로 게임을 진행했는데, 퀘스트 진행 도중 다음 지역으로 이동 시 오류로 진입이 안되거나 프레임이 급하게 떨어지고, 캐릭터가 순간이동 하고, 문을 열지 않았는데 통과되는 등 자잘한 버그를 자주 볼 수 있다.


▲ ‘디아블로IV’ 플레이 중 열리지 않은 문을 통과하는 모습

 

‘릴리트의 재단’ 등 모험을 통한 수집요소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콘텐츠 보상으로 스킬포인트 등 성장에 필수적인 보상을 주다 보니, 모험을 원치 않는 유저들 에게도 모험을 강요한다.

미니맵 오버레이가 안되는 것도 불편하다. 맵은 넓고 인벤토리는 좁아 던전 한군데 돌고, 마을에 방문 하고를 반복하는데 미니맵을 켠 상태로는 이동이 불가능해 맵을 보는 중 몬스터한테 두들겨 맞는 등 겪지 않아도 될 불편함을 겪는다.

탈 것의 재사용 대기시간도 문제다. 오픈월드라는 특성상 이동거리가 굉장히 긴 편인데 절벽이나 사다리를 오르고 내리거나, 징검다리를 뛰어 넘어가는 경우 말에서 내려서 버튼을 눌러야 넘어가는데, 넘어간 뒤 말을 다시 타려고 하면 재사용 대기 시간에 걸려 지친 두 다리를 끌어 뛰어야 하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전작에서 ‘수면제’라는 별명을 얻은 만큼 난이도 부분에 신경을 썼는지 일부 보스전에 기믹이 추가됐다. 노력은 가상하다만 난이도 자체가 높지 않아 처음만 신기하고 후에는 그냥 귀찮다. 오히려 악몽과 고행단계 정예병들의 한 방이 더 무섭다.

개인적으로 스토리 부분은 만족도가 높았지만 마무리가 허술해 확장팩 출시를 대놓고 암시한다는 점도 아쉽다.


▲ 기믹이 적용된 ‘디아블로IV’ 보스전 모습. 일부 패턴 진행시 보호막 안에서만 생존 가능하다.

 

■ 개선 여지 충분…기대감이 더 크다.

이래저래 불편하다고, 별로라고 해도 사실 금세 해결 가능한 문제다. 불편한 것들 보다 강점이 더 돋보이는 완성도 높은 게임이다. 일상생활 중에도 빨간 꽃잎만 보면 ‘릴리트’를 찾을 정도로 심취해서 즐겼다.

기자가 디아블로IV 구입을 결정했던 지난 6일 기준 얼티밋 에디션의 가격은 13만6400원으로 평범하지 않은 금액이었다.

리뷰를 위해 약 2주간의 플레이 해본 결과,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찜찜했던 엔딩에 대한 불만족을 해결해 줄 확장팩을 기다릴 뿐이다.

리뷰를 보고 디아블로IV를 플레이 한다면 한국인의 ‘게임 정복 본능’을 죽인 채 ‘슬로우 플레이’를 하시라고 추천한다. 어렵겠지만.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영준
최영준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최영준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SK에코플랜트의 사업 중심은 이미 건설에서 AI·반도체로 옮겨갔다. 12월 SK에코엔지니어링 합병을 앞두고 다음 과제는 커진 외형을 본체의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8일 SK에코플랜트의 재무자료와 회사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504억원, 영업이익은 1조4650억원이다. 2분기에만 매출 5조1507억원, 영업이익 5336억원

    2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 동안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사업구조도 달라졌다. 완성차 생산과 판매를 지원하던 계열사들이 외부 고객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하면서 그룹의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주목할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정몽구 명예회

    3
    iM뱅크·SBI저축은행도 공격…금감원 8월부터 금융권에 경고

    iM뱅크·SBI저축은행도 공격…금감원 8월부터 금융권에 경고

    최근 금융권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금융감독원이 국가배후 해킹조직의 공격 징후를 포착해 금융회사에 보안 강화를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iM뱅크와 SBI저축은행 등에도 실제 공격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의 사전 경고가 개별 금융회사의 보안체계에서 얼마나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후속 점검 대상으로 떠올랐다.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손명수 의원실

    4
    아워홈·오뚜기·SPC·동서식품, 하반기 신입 채용…식품업계 인재 확보

    아워홈·오뚜기·SPC·동서식품, 하반기 신입 채용…식품업계 인재 확보

    아워홈과 오뚜기를 비롯한 식품·외식업체들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다. 영업과 마케팅부터 연구개발(R&D), 생산, 영양사·조리사까지 모집 분야도 다양하다.8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오는 15일까지 2026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과 외국인 유학생 지원서를 접수한다.모집 분야는 B2C영업과 B2B영업·마케팅, 홍보영양, 마케팅, 영업지원, 글로벌

    5
    CJ ENM 티빙, 3954만 계정 유출에 '2만원 보상' 논란…“적자 법인으로 최선”

    CJ ENM 티빙, 3954만 계정 유출에 '2만원 보상' 논란…“적자 법인으로 최선”

    CJ ENM 계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국정감사에서 다시 도마에 올랐다. 예방 가능한 취약점을 사전에 확인하고도 조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약 2만원 상당으로 평가된 피해 보상책까지 적절성 논란에 휩싸였다.8일 국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최주희 티빙 대표는 전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SNS